(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류현진이 여전히 레이더망에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유력했던 행선지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류현진은 어떤 유니폼을 입게 될까.
미국 '뉴욕 포스트'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가 좌완 투수 션 마네아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계약기간 2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8억 4800만 원)의 조건이다.
마네아는 2년 계약 보장은 물론 2024시즌 종료 후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선수가 FA(자유계약) 자격을 행사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권리를 계약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포스트'는 "메츠가 머나이아를 영입하면서 맥스 슈어져와 저스틴 벌랜더가 팀을 떠나며 극도로 얇아진 선발 로테이션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며 "마네아는 좌완으로 우완 코다이 센가 고다이, 루이스 세베리노, 애드리안 하우저가 포함된 선발 로테이션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뉴욕 메츠는 '갑부 구단주' 스티브 코헨의 영향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정규리그 75승 87패, 승률 0.463으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타선은 빈공에 허덕였고 투수들도 버텨주는 힘이 부족했다.
메츠는 이 때문에 다음달 중순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두고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특히 좌완 선발투수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빅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류현진의 이름이 자주 언급됐다.
메츠의 소식을 다루는 매체 '라이징애플'은 "선발투수는 여전히 메츠의 주요 관심사다. 세베리노와 하우저의 합류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센가와 호세 퀸타나와 함께 다른 선발을 활용한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다"며 류현진의 메츠행 가능성을 점쳤다.
이 매체는 "류현진은 내구성에 대한 신뢰를 주지는 않지만 약간의 장점이 있다. 지금 메츠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자주 부상을 당하는 세베리노와 류현진을 같은 로테이션에 두는 것에 우려가 있겠지만, 메츠는 지금 다른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류현진 영입을 적극 추천했다.
미국 매체 'SNY'도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다.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뿐이다"며 "류현진은 메츠에 남은 최고의 중급 투수 중 한 명이다. 자유계약(FA) 우완투수 루이스 세베리노와 비슷하게 1~2년 계약을 맺는 것이 훨씬 합리적일 수 있다"고 추천했다.
하지만 메츠의 선택은 류현진이 아닌 마네아였다. 마네아는 류현진보다 5살이 젊은 1992년생 좌완 투수다. 신장 195cm, 체중 111kg의 건장한 체격 조건을 갖췄다. 2013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4순위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입단했던 특급 유망주였다.
마네아의 빅리그 데뷔는 2016년이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는 데 성공했다. 2017시즌 25경기 158⅔이닝 12승10패 평균자책점 4.37, 2018시즌 27경기 160⅔이닝 12승9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하며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마네아는 최근에도 꾸준히 빅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2021시즌 32경기 179⅓이닝 평균자책점 3.91, 2022 시즌 30경기 158이닝 8승 9패 평균자책점 4.96, 지난해 117⅔이닝 7승 6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뛰어난 투수로 보기는 어렵지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어느 팀이라도 마운드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준의 퍼포먼스는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마네아는 2023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서 부진했지만 불펜투수로 보직을 옮긴 뒤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특히 지난 시즌 막판 선발투수로 복귀해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로 안정감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만 32세로 젊은 데다 큰 부상 이력이 없는 마네아를 영입한 메츠가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 류현진과 계속해서 접촉할 가능성을 사실상 그리 크지 않다.
'뉴욕 포스트'는 "뉴욕 메츠는 자유계약선수(FA) 류현진과 이마나가 쇼타, 좌완 투수 두 명과도 접촉하고 있으며, 메츠가 로테이션에 (선수를) 계속 추가할 가능성은 확실하지만 이 두 투수가 여전히 레이더망에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류현진의 메츠행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현지 매체들은 그의 꾸준한 기록을 이유로 들며 여전히 류현진을 가성비 좋은 베테랑 FA 투수로 언급하고 있다. 메츠행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나 볼티모어 오리올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선발투수가 필요한 팀들과 연결되는 모습이다.
친정팀인 한화 이글스 복귀 또한 류현진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지만,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2024년에도 류현진이 미국에서 뛸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베테랑 선발투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 분위기의 FA 시장에서, 여전히 류현진에게도 좋은 기회가 남아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많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AP/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