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 제노아의 이적료 줄다리기가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토트넘이 이적을 서두르며 라두 드라구신(21)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가 8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이 드라구신 영입을 위해 제노아에 새로 긍정적인 접촉이 있었다고 전했다.
기자는 "토트넘이 드라구신 거래를 위해 제노아와 긍정적인 연락을 취했다. 이제 협상의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라며 "토트넘은 대화를 이어가 다음주에 거래가 완료되길 바라고 있다. 마지막 최종 공식 제안을 기다리며 구두 제안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CBS스포츠에서 활동 중인 벤 제이콥스도 SNS를 통해 "토트넘이 제노아와 드라구신 계약을 위한 긍정적인 대화를 진행했다. 토트넘은 여전히 약 2000만파운드(약 334억원) 규모의 이적료를 고수하고 있다"라며 "드라구신이 나폴리가 아니라 토트넘 이적을 원하고 있고 이미 개인 조건에 합의했다. 거래가 빨리 마무리 되길 바라고 있다"라며 토트넘 행이 임박했음을 전했다.
다만 제노아는 더 높은 이적료를 원하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지난 7일 "토트넘이 보너스 포함 2660만유로(약 382억원)의 이적료 제안을 했다. 제노아가 이를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는데 스카이 이탈리아 기자 잔루카 디 마르지오는 "제노아가 3000만유로(약 431억원)의 이적료를 원하고 있다"라며 여전히 양측의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다른 주장도 제기됐다. 벨기에 기자 사챠 타볼리에리는 SNS를 통해 "제노아가 토트넘의 2500만유로(약 359억원)에 보너스를 포함한 두 번째 이적료 제안을 거절했다. 제노아는 급하게 팔 생각이 없다. 제노아는 돈을 같은 이적시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의 이적시장에 걸쳐 제한적으로 이적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노아는 돈을 겨울보다 여름에 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1월에는 특정 포지션의 백업 선수가 필요하다. 1월엔 항상 가치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기 더 복잡하다"라며 제노아의 자금 상황과 겨울 이적시장의 특수성에 대해 거론하며 제노아가 당장 움직이지 않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기자는 "드라구신이 자신의 초상권을 외부에 판매했다. 나폴리는 아니며 그들은 모든 선수들에게 초상권을 클럽에 넘겨달라고 요청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수비수 보강을 원하는 토트넘은 루마니아 출신 191cm '미남 센터백' 드라구신 영입을 목전에 뒀다. 2002년생 드라구신은 21세 어린 수비수이지만 올시즌 세리에A 17차례 전 경기를 선발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등 제노아 핵심 센터백으로 활약 중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 유스 출신인 드라구신은 지난 2022년 여름 당시 2부리그인 세리에B에 있던 제노아로 임대된 후 지난해 1월 이적료 550만 유로(약 79억원)에 영구 이적했다. 지난 시즌 수비수임에도 4골을 터트린 드라구신 활약에 힘입어 제노아는 리그 2위를 차지해 1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팀의 승격을 이끈 드라구신 활약상은 세리에A에서도 이어졌다. 올시즌 모든 대회에서 총 20경기에 출전해 1754분을 소화하는 동안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강인한 체격을 살려 세리에A 공격수들을 압도하면서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축구통계매체 '스쿼카'는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 세리에A 수비수들 중 공중볼 경합에서 가장 많은 승리(53회)를 거뒀다"라며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 드리블 돌파를 단 1번만 허용했다"라고 전하면서 그의 활약상을 주목했다.
이탈리아에선 체격이나 일대일 마크, 세트피스 공격력 등에서 드라구신을 지난 시즌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뒤를 잇는 대형 센터백으로 주목하고 있다.
또 '상투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드라구신은 유벤투스 유소년팀에서 뛸 땐 치렁치렁한 머리를 풀어헤치고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잘생긴 외모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드라구신이 좋은 활약을 펼치자 수비 보강을 원하는 토트넘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지난 6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토트넘이 라두 드라구신 영입을 위해 제노아와 새로운 접촉을 한 것으로 이해된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드라구신과 이미 개인 합의를 마친 첫으로 알려졌지만 이적료를 두고 제노아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토트넘은 최대한 이적료를 낮추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제노아는 드라구신 몸값으로 3000만 유로(약 429억원)를 고수 중이다.
이에 대해 로마노 기자는 "토트넘이 드라구신을 위해 제노아와 새로운 접촉을 한 것으로 이해된다"라며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주말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인 조건 토트넘과 합의된 상태로 유지된다"라며 "제노아는 보장된 이적료로 3000만 유로를 주장하고 있으며, 곧 토트넘이 공식적인 입찰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토트넘이 끝내 제노아의 요구 조건을 수락한다면 1년 전 드라구신을 550만 유로(약 79억원)에 영입했던 제노아는 상당한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적료 차이가 크지 않아 곧 이적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노프리가 드라구신 재능에 대해 극찬을 쏟아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오노프리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선수와 감독을 모두 경험한 해설자로, 현역 시절 제노아에서 활약했다. 현재는 이탈리아 스카이스포츠 해설자로 활동 중이다.
클럽 후배가 토트넘과 연결되자 오노프리는 "현재까지 토트넘은 나폴리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있는 거 같다"라며 "왜냐하면 그들은 이적료로 상당한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대한민국 수비수 김민재가 지난 시즌까지 몸담았던 나폴리도 드라구신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는 지난 5일 "나폴리가 2000만유로(약 287억원)에 레오 외스티고르와 알레산드로 자니올리를 내주는 거래를 제안했지만 제노아는 오직 현금 거래만 원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오노프리는 "선수가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제노아는 수익 창출을 위해 드라구신을 토트넘으로 보내는 걸 선호할 수 있지만 어쨌든 드라구신은 훌륭한 유망주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에 드루구신은 나폴리 수준이 아닌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그는 키가 정말 크고 공중볼에 매우 강하다. 수비와 세트피스 상황에서 엄청난 이점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라구신은 먼저 공의 궤적을 읽고 항상 상대를 예측해 드리블을 막기에 드라구신의 키는 그의 보폭 빈도를 봐도 부정적인 요소가 아니다"라며 "그는 아직 어리고 더 발전해야 하지만 나이를 뛰어넘는 개성을 보여주면서 난 그가 최고 수준의 축구선수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드라구신은 결점이 없다. 그에겐 장점만 있을 뿐"이라며 "제노아 출신으로서 그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클럽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편, 오노프리의 드라구신에 대한 평가는 지난 시즌 김민재한테 내린 엄격한 평가와 대조적이다. 그는 지난 3월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맹활약했던 김민재가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주장에 정면을 반박했다.
당시 나폴리를 이끌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김민재는 적어도 20개의 놀라운 일들을 한 경기에서 해낸다. 나는 그가 진정한 세계 최고의 중앙 수비수라고 생각한다"라며 극찬했는데, 오노프리의 생각은 달랐다.
오노프리는 "김민재가 현재 세계 최고의 센터백인가. 과장을 하지는 말자"라며 김민재가 아직 세계 최고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많은 사람이 김민재가 이렇게 활약할 것에 베팅했을까? 그는 뛰어나며, 키도 크고 빠르다. 태클도 깔끔하다. 확실히 좋은 수비수다"라며 김민재의 뛰어난 기량은 인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제노아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