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4.01.07 22:06 / 기사수정 2024.01.07 22:06
V리그는 남녀부 모두 정규리그 1~3위팀들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을 놓고 다툰다. 다만 3위팀과 4위팀의 승점 차가 3점 이하일 경우에는 3위팀의 홈 구장에서 단판 승부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개막 직후 5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출발이 좋지 못했다. 지난 시즌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어냈던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1일 결단을 내렸다. 2015-2016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최태웅 감독을 경질하는 초강수를 뒀다. 최태웅 감독은 재임 기간 챔피언 결정전 우승 2회(2016-2017, 2018-2019)를 달성했지만 2019-2020 시즌부터 거듭된 부진 속에 결국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 경질 이후 진순기 감독 대행 체제에서 안정을 찾았다. 치른 지난 12월 24일 한국전력전을 세트 스코어 3-0(25-22 25-15 25-22) 셧아웃 승리로 장식했다. 12월 28일 다시 만난 한국전력을 또 한 번 세트 스코어 3-0(25-17 25-23 25-20)으로 꺾으면서 연승을 내달렸다.
현대캐피탈은 2023년의 마지막 날(12월 31일) 선두 우리카드까지 세트 스코어 3-1(21-25 25-23 25-18 25-22)로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지난 4일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0(25-21 26-24 27-25)으로 이기면서 새해 첫 경기까지 삼켜냈다.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를 상대로도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이날 주포 아흐메드가 양 팀 최다 30득점을 폭발시키면서 팀 공격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줬다.
아흐메드는 공격 점유율 43.48%, 공격 성공률 67.5%, 공격 효율 55%의 괴력을 뽐내면서 삼성화재의 수비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범실 8개는 옥에 티였지만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도 남는 활약을 펼쳤다.
현대캐피탈은 국내 선수들도 제 몫을 해줬다. 토종 에이스 허수봉이 14득점, 공격 점유율 20.65%, 공격 성공률 68.42%, 공격 효율 47.37%로 펄펄 날았다.
현대캐피탈 전광인도 허수봉과 나란히 14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점유율도 20.65%로 같았다. 공격 성공률 63.16%, 공격 효율 42.11%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현대캐피탈 베테랑 미들 블로커 최민호는 블로킹 4개 포함 10득점, 최민호와 팀의 중원을 지킨 차영석은 블로키 3개 포함 7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현대캐피탈은 21-21로 맞선 2세트 후반 삼성화재의 범실과 차영석의 블로킹, 전광인의 퀵오픈 성공으로 24-21로 세트 포인트를 선점한 뒤 경기력이 살아났다. 24-23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삼성화재 요스바니의 서브 범실로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3세트도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현대캐피탈은 21-21 접전에서 허수봉이 퀵오픈 성공에 이은 블로킹으로 23-21리드를 안겼다. 허수봉은 23-22에서 공격 성공으로 현대캐피탈에 세트 포인트 상황을 안겼다. 현대캐피탈은 최민호의 속공 성공으로 세트 스코어 2-1로 역전했다. 현대캐피탈은 이후 4세트를 여유 있게 풀어간 끝에 삼성화재의 마지막 저항을 쉽게 잠재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대캐피탈의 다음 상대는 대한항공이다. 오는 12일 안방 천안유관순체육관으로 대한항공을 불러들이는 가운데 연승을 이어간다면 남자부 순위 다툼은 한층 더 흥미로워 진다.
반면 삼성화재는 승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2위 수성과 1위 추격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선두 우리카드와 승점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아쉽게 한주를 마감했다. 삼성화재는 2023년을 4연승으로 마치면서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기분 좋게 맞이했지만 1월부터 연패에 빠졌다.
삼성화재는 1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2, 3세트 승부처에서 승기를 현대캐피탈에 뺏긴 게 뼈아팠다. 에이스 요스바니가 팀 내 최다 22득점, 공격 점유율 41.76%, 공격 성공률 50%, 공격 효율 39.47% 등으로 분전했지만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김정호도 15득점, 공격 점유율 20.88%, 공격 성공률 57.89%, 공격 효율 47.37%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팀 패배 속에 빛이 바랬다.
삼성화재는 일단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게 급선무다. 오는 11일 한국전력과의 수원 원정 경기에서 승전고를 올려야먄 선두 우리카드를 향한 추격을 이어갈 수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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