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정성이, 진심이 통했다.
삼성은 5일 자유계약(FA) 신분이던 베테랑 우완투수 임창민(전 키움 히어로즈)과 계약 기간 2년, 총액 8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4억원·인센티브 1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은 "베테랑 임창민 영입을 통해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 구축이 가능해졌다. 팀 내 어린 선수들과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임창민은 복수의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삼성도 초반부터 임창민 측과 접촉했다. 임창민과의 계약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임창민은 5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생각보다 여러 팀에서 나를 찾아주셨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감사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이종열 삼성 단장님께서 정말 적극적으로 표현해 주셨다. 왜 나를 그렇게까지 좋게 봐주시는 건지 궁금할 정도였다"며 "다른 어느 팀보다도 가장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끼게끔 해주셨다. 결국 마지막에 삼성으로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이어 "단장님과 직접적으로 연락을 하진 않았다. 대신 단장님께서 내 지인을 통해 꾸준히 마음을 전하셨다"며 "여러 일들을 처리하느라 바쁘신 듯했는데 계속 '나는 너를 첫 번째로 생각한다', '제발 기다려 달라'고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임창민은 "사실 마지막에 단장님께 '저는 다른 팀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럼에도 변함없이 '기다려 달라'고 하셨다"며 "이 정도로 나를 원하시는 거라면, 정말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직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시즌 시작하면 알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 불안정한 중간계투진으로 인해 속앓이를 했다. 올해 임창민이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아줄 것이라 기대 중이다. 임창민은 "프로라면 항상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담은 덜되 정말 열심히 할 것이다"며 "하던 대로만 하면 조금이나마 칭찬이나 예쁨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 지었다.
삼성 투수진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임창민은 최고참급에 속한다. 그는 "요즘 선수들은 무척 똑똑한 것 같다. 표현도 잘하고 자기 생각도 잘 정리한다"며 "여러 팀에 다녀보니 젊은 선수들이 질문을 많이 하더라. 그런 자세가 좋다. 스스로 궁금증을 갖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한 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에서도 내가 가진 것들을 정리해 선수들과 공유하다 보면 서로서로 발전할 수 있을 듯하다. 나 또한 이전 소속팀들을 거치며 많이 배웠다. 새로운 환경에선 배울 게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에서 구위가 괜찮은, 다듬으면 더 잘 될 것 같은 투수들을 봤다. 그 선수들과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각오는 간단하다. 임창민은 "베테랑은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최우선이다. 개인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며 "팀이 제일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게 내 가장 큰 목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창민은 "과거 삼성 왕조는 넘지 못할 벽이었다. 말 그대로 완벽했다. 한국 야구를 선도하는 팀이었다"며 "지금도 삼성은 모든 직종을 막론하고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이지 않나. 그런 팀에 왔으니 '삼성'이라는 이름에 맞게 성적을 내야 한다.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팀과 팬분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광주동성고, 연세대를 졸업한 임창민은 2008년 2차 2라운드 11순위로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이듬해 1군에 데뷔했고 2013년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됐다. 2021년까지 몸담은 뒤 방출 통보를 받았다. 두산 베어스가 내민 손을 잡았다. 2022시즌 종료 후 두산에서 다시 방출을 겪었다.
지난해 친정팀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총 51경기 46⅔이닝서 2승2패 1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1로 맹활약했다. 리그 세이브 6위에 올랐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O리그 통산 13시즌 동안 487경기서 27승29패 57홀드 122세이브 평균자책점 3.73을 만들었다.
삼성은 임창민에 앞서 외부 FA 자원이던 우완투수 김재윤(전 KT 위즈)과 4년 총액 58억원(계약금 20억원·연봉 28억원·인센티브 10억원)에 계약했다. FA 시장의 문이 열리자마자, 새벽에 즉각 김재윤 측에 연락을 취하는 등 바삐 움직였다.
당시 이종열 단장은 "FA 투수 중 가장 좋은 자원이라고 생각했다. 2023시즌 팀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던 불펜을 보강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김재윤 영입으로 뒷문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게 됐다. 궁극적으로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윤은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에서 "삼성에서 나를 믿고 선택해 주셨다. 그만큼 바라는 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중간투수, 마무리투수 등 어떤 보직을 맡게 될지 모르지만, 어느 위치에서든 내가 가진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기대해 주신 만큼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비시즌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겠다. 과거 왕조를 세웠던 삼성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그 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게 내 목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삼성은 KBO 2차 드래프트에서 좌완투수 최성훈(전 LG 트윈스)과 우완 사이드암투수 양현(전 키움)을 품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NC에서 방출된 우완투수 이민호와도 연봉 45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임창민까지 가세하며 천군만마를 얻었다.
◆구단별 2024 FA 승인 선수 명단(총 19명)
-LG: 임찬규 함덕주 김민성 오지환(이상 B등급)
-KT: 김재윤(B등급) 주권(A등급)
-SSG: 김민식(C등급)
-두산: 홍건희 양석환(이상 A등급)
-KIA: 김선빈(B등급) 고종욱(C등급)
-롯데: 안치홍 전준우(이상 B등급)
-삼성: 김대우 오승환 강한울(이상 C등급)
-한화: 장민재(C등급)
-키움: 임창민(C등급) 이지영(B등급)
◆2024 FA 계약 일지 및 세부 내용
-1호(2023년 11월 20일·이하 계약 발표일 기준): 전준우(롯데, 재계약) / 4년 총액 47억원
*보장 40억원, 인센티브 7억원
-2호(2023년 11월 20일): 안치홍(롯데→한화, 이적 계약) / 4+2년 총액 72억원
*4년 보장 47억원, 인센티브 8억원
*2년 뮤추얼 옵션: 계약 연장 시 보장 13억원, 인센티브 4억원
-3호(2023년 11월 21일): 고종욱(KIA, 재계약) / 2년 총액 5억원
*계약금 1억원, 연봉 1억5000만원, 인센티브 1억원
-4호(2023년 11월 22일): 김재윤(KT→삼성, 이적 계약) / 4년 총액 58억원
*계약금 20억원, 연봉 28억원, 인센티브 10억원
-5호(2023년 11월 30일): 양석환(두산, 재계약) / 4+2년 총액 78억원
*4년 계약금 20억원, 연봉 39억원, 인센티브 6억원
*2년 뮤추얼 옵션: 계약 연장 시 13억원
-6호(2023년 12월 21일): 임찬규(LG, 재계약) / 4년 총액 50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7호(2023년 12월 21일): 장민재(한화, 재계약) / 2+1년 총액 8억원
*2년 보장 4억원, 인센티브 1억원
*1년 연봉 2억원, 인센티브 1억원
-8호(2023년 12월 21일): 오지환(LG, 재계약) / 6년 총액 124억원
*계약금 50억원, 연봉 5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9호(2023년 12월 24일): 함덕주(LG, 재계약) / 4년 총액 38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
-10호(2024년 1월 4일): 김선빈(KIA, 재계약) / 3년 총액 30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18억원, 인센티브 6억원
-11호(2024년 1월 5일): 임창민(키움→삼성, 이적 계약) / 2년 총액 8억원
*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인센티브 1억원
사진=삼성 라이온즈,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