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네덜란드 미드필더 도니 반 더 비크가 부활을 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독일 분데스리가로 떠났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는 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도니 반 더 비크는 영입 옵션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시즌이 끝날 때까지 프랑크푸르트로 임대 이적했다"라고 발표했다.
1월 1일이 되면서 겨울 이적시장이 문을 열었다. 유럽 클럽들은 한국시간으로 2월 2일 오전 8시까지 문을 여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2023-24시즌 후반기를 앞두고 전력 보강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겨울 동안 어떤 깜짝 영입이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올시즌 분데스리가 6위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가 새해가 되자 맨유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던 네덜란드 미드필더 반 더 비크를 임대 영입했다.
프랑크푸르트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반 더 비크 영입을 두고 맨유와 협상을 진행했다. 유럽 축구 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지난달 16일 자신의 SNS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 더 비크가 프랑크푸르트로 간다(Here we go)!. 구두 합의를 마쳤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적을 확신한 로마노 기자는 자신의 이적 확인 '트레이드 마크'인 'Here we go!'를 사용하면서 반 더 비크가 프랑크푸르트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합성사진도 게시했다.
그는 "반 더 비크가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 구두 합의를 마쳤다. 내년 6월까지 임대 이적이며 1500만 유로(약 213억원)의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돼 있고 추가 옵션도 있다. 이는 의무는 아니다"라며 "프랑크푸르트는 맨유에 임대료를 지불한다"라고 전했다.
로마노 기자는 앞서 12일에도 이 소식을 전하며 임대 계약 관련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그는 "지로나(스페인)도 반 더 비크 임대를 제안했고 다양한 조건들이 현재 놓여 있다"라며 "반 더 비크는 곧 맨유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스카이스포츠 독일판 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도 자신의 SNS를 통해 추가로 이 소식을 전하며 "마르쿠스 크로셰 스포츠 CEO와 디노 토프묄러 감독이 반 더 비크를 설득했다"라며 "메디컬 테스트는 아직 예약하지 않았지만, 프랑크푸르트는 올해 안에 계약을 마무리 짓길 원한다. 이상적으로 본다면, 그는 1월 2일 훈련부터 합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크푸르트가 반 더 비크 연봉의 일부인 200만 유로(약 28억원)를 6개월에 걸쳐 지불한다. 대부분의 연봉은 맨유가 보전해 프랑크푸르트의 주급 체계를 망치지 않을 것"이라며 "프랑크푸르트는 그를 6번, 8번, 10번 역할에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라고 설명했다.
반 더 비크의 프랑크푸르트 이적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프랑크푸르트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는 2024년 1월 1일이 되자마자 영입을 발표했다.
프랑크푸르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반 더 비크는 '독수리 군단(프랑크푸르트 별명)'의 운반자가 됐다. 네덜란드 중앙 미드필더이자 키 184cm 오른발잡이인 그는 2020년부터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반 더 비크는 맨유에서 통산 62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했다"라며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에서도 A매치 19경기를 뛴 그는 2023년 맨유와 함께 리그컵에서 우승했다. 또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에버턴으로 임대돼 7경기를 뛰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네이커르크에서 태어난 반 더 비크는 아약스에서 프로로 성장했다. 2008년 11살 나이에 아약스 유소년 팀에 입단한 그는 연령별 팀을 모두 거치며 한 단계씩 발천해 마침내 2015년 18살 나이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반 더 비크는 아약스에서 통산 175경기에 출전해 41골 34도움을 기록하면서 네덜란드 리그, 컵 대회, 슈퍼컵 챔피언이 됐다"라며 반 더 비크 프로필 설명을 마쳤다.
반 더 비크 임대 영입을 마친 후 마르쿠스 크로셰 프랑크푸르트 CEO는 홈페이지를 통해 "도니 반 더 비크는 우리 게임 아이디어에 완벽하게 들어맞으며 우리 팀 퍼즐에 중요한 조각"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반 더 비크는 우리 젊은 선수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풍부한 국제 경험을 제공한다"라며 "또 그는 득점 상황에서 위협적인 존재이며, 무엇보다도 우리 공격수들을 유리한 위치에 배치시키는 걸 목표로 삼는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 더 비크는 아약스 유소년 시스템이 배출한 세계적인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아약스는 반 더 비크 외에도 마테이스 더리흐트(바이에른 뮌헨), 프렝키 더용(바르셀로나) 등을 배출하면서 유럽 전역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18-19시즌 아약스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해 큰 화제를 일으켰다.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를 침몰시켰고, 8강에서 만난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도 꺾으면서 22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강팀들을 연달아 꺾으면서 결승전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준결승에서 토트넘 홋스퍼한테 탈락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당시 아약스는 2차전 전반전까지 합산 스코어 3-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후반전에 루카스 모우라한테 해트트릭을 허용하면서 원정 다득점에 밀려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비록 준결승에서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당시 아약스가 보여준 엄청난 성적은 큰 관심을 이끌었고, 유럽 빅클럽들은 반 더 비크를 포함해 아약스 돌풍의 주역들을 눈독 들이기 시작했다.
동료들이 하나둘 클럽을 떠난 후 반 더 비크도 2020년 여름 이적료 4000만 유로(약 572억원)에 맨유로 이적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맨유는 반 더 비크와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5년 계약을 체결했다.
맨유 팬들과 구단은 반 더 비크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았지만 반 더 비크의 맨유 적응기는 쉽지 않았다. 데뷔 시즌인 2020-21시즌 때 모든 대회에서 36경기에 나왔지만 주로 교체로 뛰면서 출전 시간 총합이 1,456분에 그쳤다.
2년 차에도 반 더 비크는 좀처럼 맨유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적응하지 못해 2021-22시즌 후반기를 앞두고 에버턴으로 단기 임대를 떠났다. 그러나 임대 기간 중 종아리 부상을 입으면서 7경기를 출전하는데 그쳤다.
2022-23시즌엔 아약스 시절 자신을 지도했던 에릭 턴 하흐 감독이 새로운 맨유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에도 부상이 반 더 비크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월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것이다.
부상과 부진으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반 더 비크는 결국 맨유에서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 새 시즌이 시작된 후 전반기 동안 단 2경기 출전했으며, 모두 교체로 나왔기에 출전 시간 총합이 21분에 그쳤다.
건강하게 돌아왔음에도 기회를 받지 못하자 반 더 비크는 이적을 추진했다. 그는 이적하기 전 영국 '미러'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 곧 경기를 뛰어야 한다. 맨유가 아니라면 다른 클럽에서라도 뛰어야 한다. 난 내가 야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난 항상 게임을 사랑했다. 축구에 미쳐 있다. 난 맨유에서의 좋은 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돈이 내 동기부여는 아니다. 난 매일 내 일을 즐기고 싶다"라며 공개적으로 이적 의사를 비췄다.
또 오는 6월 독일에서 2024 유럽축구선수권 대회(유로 2024)가 열리는 점이 반 더 비크의 이적 열망을 불태웠다. 맨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반 더 비크는 지난 2021년 6월 이후로 단 한 번도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턴 하흐 감독도 "난 반 더 비크가 자신의 커리어와 모든 것을 걸고 뛰고 싶어 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라며 경기 출전을 원하는 제자를 막지 않기로 결정했다.
반 더 비크가 반등을 위해 프랑크푸르트 유니폼을 입은 가운데 과거 네덜란드와 아약스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시절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프랑크푸르트, 로마노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