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를 맞아 프로배구 V리그의 수많은 용띠 스타들이 멋진 도약을 꿈꾼다.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을 비롯한 용띠 선수들이 푸른 용의 기운을 등에 업고 힘차게 코트를 누빈다.
1988년생 용띠 선수로는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대표적이다. 김연경은 05~06시즌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하자마자 한국 여자 배구의 살아 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김연경은 일본에 진출한 09~10시즌까지 총 4시즌 동안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우승 3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를 달성하는 데 앞장섰다. 또한 데뷔 시즌에는 신인선수상,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싹쓸이하며 또 다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오직 김연경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김연경은 개인 통산 7번의 라운드 MVP, 3번의 월간 MVP를 수상하는 등 김연경을 빼놓고는 V리그의 역사를 돌아볼 수가 없다. 특히 김연경은 여자부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한 모든 시즌에 빠짐없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특별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연경이 지금까지 흥국생명 소속으로 출전한 6시즌 동안 단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한 시즌은 없었다. 이 역시 4시즌 이상 출전한 선수를 기준으로 여자부 역대 최초 기록이다.
김연경은 흥행과 실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2023-2024 시즌에도 여자부 2라운드 MVP 수상을 비롯해 올스타전 최다 득표로 별 중의 별의 위치를 또 한 번 확고히 다졌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패하며 우승이 좌절된 뒤 고심 끝에 흥국생명과 1년 재계약을 맺었다. 팀을 V리그 정상에 올려놓고 유니폼을 벗는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꿈꾸고 있다.
김연경은 올 시즌 여자부 득점 전체 8위, 국내 선수 중 1위로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 중이다. 공격 성공률 44.55%로 팀은 물론 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흥국생명은 4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재 15승 5패, 승점 42점으로 1위 현대건설(15승 5패, 승점 4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GS칼텍스(12승 7패, 승점 34)에 승점 8점 차로 앞서 있어 잔여 시즌 선두 탈환과 챔피언 결정전 직행이 목표다.
페퍼저축은행의 리베로 오지영도 1988년생 용띠다. 06~07시즌 1라운드 4순위로 V리그에 입성한 뒤 18년 넘게 코트를 누비고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데뷔했지만 리베로로 전향한 뒤 현재까지 놀라운 수비력을 보이며 페퍼저축은행의 후방을 책임지고 있다.
오지영은 17~18, 18~19시즌 연속으로 베스트 7 리베로의 자리에 올랐다. 수비력은 여전히 V리그 정상급이다. 이번 시즌 세트당 평균 디그 4.88개로 디그 4위, 43.63%의 리시브효율로 리시브 4위, 세트당 7.88개로 수비 2위 자리를 지키며 비교적 저연차의 선수로 구성된 페퍼저축은행에서 든든한 고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오지영은 "작년에 아쉬운 경기들도 있었지만 절치부심하고, 돌아오는 청룡해에는 페퍼저축은행이 용처럼 훨훨 날아오를 수 있도록 든든히 뒤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남자부에도 1988년생 스타들이 있다. 대한항공의 공수 만능 육각형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 현대캐피탈 미들블로커 최민호가 대표적이다.
곽승석은 10~11시즌 1라운드 4순위로 데뷔한 베테랑으로 데뷔 시즌부터 현재까지 대한항공에서만 활약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팀이 필요할 때는 리베로로 변신하여 팀에 공헌하는 ‘살림꾼’으로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의 필수 덕목인 공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곽승석은 공격과 함께 안정적인 리시브와 수비가 강점이다. 11~12, 13~14시즌의 수비상 수상과 더불어 이번 시즌에 곽승석은 세트당 평균 2.02개의 디그 성공으로 TOP5 중 유일한 아웃사이드 히터로 이름을 올렸다.
곽승석은 "청룡의 해를 맞은 만큼 팀 내 고참으로서 그 힘으로 통합 4연패를 이룰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미들블로커 최민호 역시 11~12시즌 1라운드 4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입단하여 원클럽맨으로서 현재까지 활약하고 있다. 이번 시즌 세트당 0.65개의 블로킹으로 블로킹 부문 2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캐피탈의 견고한 벽으로 리그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2000년생 용띠 라이징 스타들의 성장도 주목할 포인트다. 지난 시즌 신인왕 삼성화재의 미들블로커 김준우는 이번 시즌 미들블로커 중 3위에 해당하는 126점을 기록했다. 세트당 평균 0.57개로 블로킹 4위, 성공률 60.34%로 속공 4위에 오르는 등 삼성화재의 상위권 도약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준우는 "지난 시즌 신인상으로 기대를 받은 만큼 이번 시즌 삼성화재가 우승할 수 있도록 용의 기운을 듬뿍 불어넣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KB손해보험 세터 신승훈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1~22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뒤 순조롭게 프로에 안착했다.
신승훈은 데뷔 첫 시즌 12경기, 프로 2년 차였던 22~23시즌에는 21경기, 3라운드 반환점을 돈 현재까지 17경기에 출전하며 매 시즌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195cm의 장신 세터라는 점도 신승훈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여자부 정관장의 아웃사이드 히터 박혜민도 어느덧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관장으로 이적한 21~22시즌부터 28.47%, 22~23시즌 36.92%, 23~24시즌 37.32%로 발전하는 리시브 효율을 보이며 팀에 든든한 리시브 라인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박혜민은 :2024 갑진년 새해는 더욱 하나가 되어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전했다.
흥국생명 이주아는 올 시즌 팀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18~19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뒤 6시즌 동안 흥국생명의 중앙을 책임졌다.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하는 등 대한민국 차세대 미들블로커로 성장하고 있다.
이주아는 이번 시즌 세트당 평균 0.64개의 블로킹으로 블로킹 4위, 성공률 50.49%로 속공 4위, 성공률 35.48%로 이동공격 5위를 기록 중이다. 미들블로커의 역량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 자리에 오르며 ‘이동주아’, ‘거미손’, ‘통곡의 벽’ 등 화려한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이주아는 "올해가 용의 해라고 하는데 흥국생명이 꼭 우승해서 용띠인 제게 더욱 특별한 한 해가 될 수 있게 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한편 8명의 선수 외에도 한국전력 구교혁, OK금융그룹 이진성, 우리카드 김영준, 한국도로공사 고의정, GS칼텍스 문지윤 등 많은 용띠 선수들이 소속팀의 치열한 순위 경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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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