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내년엔 확실한 필승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새 얼굴들은 물론 기존 자원들도 분발해야 한다.
올해 삼성의 약점은 투수진이었다. 10개 구단 중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4.60)에 그쳤다. 선발진은 7위(4.26)를 기록한 반면 구원진은 꼴찌(5.16)였다. 유일한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민낯을 드러냈다.
단적인 예로 리그 홀드 순위 10위권 내에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승현(우완)이 14홀드(4승4패 평균자책점 3.60)로 공동 15위에 오른 것이 최고 순위였다. 다음은 13홀드(3승1패 평균자책점 4.81)로 공동 17위에 자리한 우규민이었다. 20위권 내에도 두 명뿐이었다.
비시즌 삼성의 최우선 목표는 당연히 투수진 보강이었다. 우선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우완 마무리투수 김재윤(전 KT 위즈)을 영입했다. 4년 최대 총액 58억원(계약금 20억원·연봉 합계 28억원·인센티브 합계 10억원)의 조건에 합의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는 좌완투수 최성훈(전 LG 트윈스)과 우완 사이드암투수 양현(전 키움 히어로즈)을 품었다.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우완투수 이민호도 데려왔다. 입단 테스트를 통해 몸 상태를 점검한 뒤 연봉 45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문용익이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KT의 지명을 받고 떠났다. 우규민은 2차 드래프트에서 KT의 선택을 받았다. 삼성은 노건우, 박세웅, 장지훈, 김용하, 김준우, 맹성주, 박용민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며 방출시켰다. 노건우는 은퇴를 결정했다.
아직 중간계투진 조각 모음을 모두 마친 것은 아니다. '끝판왕'으로 통하는 마무리 오승환과 협상 중이다. 내부 FA인 오승환은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일찍이 잔류를 결정했다. 다만 금액 등 조건 면에서 구단과 의견 차가 있어 거리를 좁히는 과정에 있다.
오승환이 무사히 계약을 마친다는 가정 하에, 삼성은 내년 스프링캠프를 통해 김재윤과 오승환의 보직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재윤, 오승환 모두 보직에 대한 고집은 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명이 뒷문을 맡으면 다른 한 명은 셋업맨 등으로 필승조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외부 FA 영입으로 기대하는 효과다.
올 시즌 선전한 이승현(우완)이 내년에도 한 축을 맡아준다면 필승조 운영이 한결 수월해진다. 이승현은 지난해 54경기 50이닝서 2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68을 빚은 뒤 올해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더불어 이재익 등을 비롯해 여러 투수가 힘을 합쳐야 한다. 이재익은 2020년 1군 데뷔 후 올해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제일 좋은 기록을 남겼다. 51경기 41이닝서 1승3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만들었다. 1군에서 계속해서 경험을 쌓는다면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키움 소속이었던 김태훈은 올해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12년 지명 후 2014년 데뷔해 불펜에서 다양한 보직을 두루 경험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김태훈은 71경기 63⅓이닝서 6승7패 1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7.11로 고전했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이어갔으나 2021, 2022년 각각 3.22, 3.14였던 평균자책점이 수직 상승했다. 경기력을 다듬어 다시 궤도에 올라야 한다.
새 가족이 된 이민호는 2019년 이후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꼼꼼히 준비를 마친 뒤 다음 시즌 중후반쯤 힘을 보탤 수 있을 전망이다. 최성훈은 원포인트, 양현은 롱릴리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오승환을 대신해 잠시 마무리를 맡기도 했던 이승현(좌완)은 선발투수로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삼성이 투수 자원을 추가로 영입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선수단 구성이 완료되면 필승조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중간계투진의 활약도에 따라 2024시즌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