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선수 시절 월드클래스 수준의 킬러 능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가 배출한 역대 최고의 선수 명성까지 얻었던 카메룬 영웅 사무엘 에투가 은퇴 후 갖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8일(한국시간) "에투가 카메룬 대표팀 간판 골키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인 안드레 오나나의 대표팀 이탈을 주도한 인물"이라며 혐의가 제기된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해 주목했다. 오나나는 오는 1월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주관 국가대항전인 네이션스컵에 카메룬 대표팀 골키퍼로 출전할 예정이다.
오나나는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카메룬 대표팀 수문장으로 스위스와 치른 조별리그 첫경기서 패배를 맛봤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대표팀 감독 리고베르 송은 오나나의 위험한 플레이스타일을 패인으로 지목했다. '데일리 메일'은 "송과 오나나는 스위스전 이후 심각한 언쟁을 벌였고 이는 2차전 세르비아전부터 오나나의 출전 정지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에투가 등장해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당시 에투는 송과 오나나의 갈등을 봉합하고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인물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카메룬축구협회장인 에투는 오나나에 대해 대표팀과의 동행을 금지하고 호텔에만 근신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어 카메룬축구협회는 성명문을 통해 '오나나가 규율 위반 문제로 출전이 정지돼 월드컵 도중 대표팀을 떠날 것'이라고 공표했다.
다소 정도가 과한 처벌에 카메룬 정부까지 나서 수습하려 했으나 오나나는 즉시 대표팀을 떠나더니 그 다음달인 12월 대표팀 은퇴까지 선언해버렸다.
에투의 무능에 과거 카메룬축구협회 고문직을 수행한 헨리 니알라 콴은 지난 7월 "에투가 오나나의 커리어를 망가뜨리려 한다"며 에투가 지금껏 저지른 불법 행위에 대해 폭로하기까지 이르렀다.
당시 니알라는 "에투가 내 가족에게 협박을 했다. 죽기 전까지 발가벗고 다닐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폭로했으며 에투가 축구 관계자에게 1300 유로(약 180만원) 상당의 뇌물도 전했다고 알렸다. 게다가 에투의 친구가 뛰고 있는 카메룬 2부리그 팀의 1부 승격을 위해 권력을 남용, 경기 일정을 조정하고 승부를 조작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도 전했다. 현재 에투는이 모든 폭로에 부정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카메룬축구협회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빗발치며 불안정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가운데 오나나는 결국 송 감독과의 갈등을 성공적으로 봉합하고 은퇴 선언 9개월 뒤인 지난 9월 대표팀에 다시 승선했다.
다만 에투와 오나나는 지난 월드컵 이후 1년 넘게 대화를 하지 않고 있으며 불가피하게 만났을 때는 서로를 무시하는 등 '냉전'을 벌이는 중이다. 에투와의 불화가 카메룬 대표팀을 다시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데일리 메일'은 "에투는 오나나가 자신의 권한에 도전했다고 생각해 분개하고 있다. 과거 에투와 대표팀 동료로 함께 뛰었던 송은 두 인물 사이에 낀 불편한 입장이 됐다"고 했다. 아울러 "송은 카메룬축구협회장이자 동료였던 에투의 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오나나가 다시 한 번 송과의 불화를 일으킬 경우 또다시 쫒겨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오나나의 대표팀 입지가 불안정한 가운데 그의 소속팀 맨유 또한 주전 수문장이 자리를 비워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팀의 백업 골키퍼 알타이 바인드르가 오나나의 대체자로 경기를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