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7.21 08:07 / 기사수정 2011.07.21 08:07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결국 LG와 롯데의 불펜 싸움이 돼버리는 건가.
KIA와 삼성의 선두 다툼에 이어 4위 다툼도 불이 붙을 태세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며 LG가 꾸준히 4위를 유지했지만 20일 목동 넥센전서 최근 최상급의 구위를 과시하던 리즈의 구원 실패로 최근 9경기 3승 6패의 부진 속에 4위 자리가 위태롭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21일 현재 4위 LG(41승40패)와 5위 롯데(38승40패3무)는 불과 1.5경기 차. 더욱이 최근 급상승세의 5위 롯데가 6위 두산을 연이틀 제압, 3경기 차로 밀어내면서 사실상 4위 다툼을 LG-롯데 양자 구도로 몰고 있다.
▲ 어게인 2010?
그런데 상황이 기묘하다. 마치 작년의 재판인 듯하기 때문. 실제로 작년, 이 시기 때 4위 다툼도 두 팀이 주도하고 있었다. 당시 KIA가 전반기 지옥 같은 16연패 속에 중위권으로 내려앉았으나 후반기 대약진으로 4위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LG는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당시 4위 롯데와의 7월 30일~8월 1일 사직 맞대결서 3연패 스윕을 당한 뒤 KIA에도 1승 2패로 뒤지며 사실상 4위 경쟁서 이탈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역시 롯데와의 3연패가 결정적이었다.
일단 롯데는 현재 5위이긴 하지만, 지난 15~17일 사직 3연전서 2승 1패 우위를 점하며 4위 LG를 압박하는 데 성공했다. 순위는 정반대이지만, 전반기 종료 전후 맞대결 결과가 두 팀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작년과 흡사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 시즌 단 한 번도 5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던 LG의 위기관리능력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고, 롯데는 역전 가능성을 타진 받게 됐다. 역시 후반기 맞대결이 결정적인 변수다.
▲ 키워드는 불펜
사실 롯데는 잘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새 외국인 투수 부첵이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15일 사직 LG전서 선발승을 따냈으나 19일 잠실 두산전 3-1로 앞선 9회말 고영민에게 동점 투런포를 내주며 블론세이브를 떠안았다. 다행히 그날 롯데가 연장접전 끝 승리를 따냈고 20일마저 승리하며 묻히긴 했다.
그러나 롯데가 원하는 건 '선발' 부책이 아닌 '불펜' 부책이다. 롯데는 7월 들어 송승준 사도스키 고원준이 호투하며 기력 회복 중인 타선과 핵반응을 일으키고 있지만 여전히 불펜이 부진하다. 그런데 미국에서 불펜이 선발보다 더 잘 맞았던 부첵이 한국에서는 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고 한국 무대 적응이라는 과제가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LG는 한 술 더 뜬다. 알고 보면 시즌 초반 한때 선두를 노리던 LG가 현재 이 지경에 이르기까진 불펜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 6월말 급속도로 하락세를 타던 LG는 박종훈 감독이 6~7일 대전 한화전서 주키치-박현준을 깜짝 불펜 카드로 쓰며 잠깐의 위기를 모면했으나 결과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이후 타선 부진이 겹쳐 3승 6패로 부진했던 것. 급기야 20일 목동 넥센전서 최근 들어 선발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던 리즈가 불펜으로 나와 충격적인 구원 실패를 맛보며 팀 분위기는 더욱 악화 일로로 접어들었다. 꾸준히 밀고 있는 임찬규 카드도 사실 100%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팀은 과거부터 전통적으로 뒷문이 문제였다. 그런데 롯데를 LG가 쫓던 작년에도, LG를 롯데가 쫓고 있는 올 시즌에도 그러한 점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다 할 카드조차 없어 고심인 두 팀. 단지 하향세를 타고 있는 LG가 좀 더 두드러지고 있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가 좀 더 가려진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뿐이다. 불과 1.5경기 차 속 2년 연속 4위 경쟁을 하게 된 LG와 롯데의 키워드는 단연 불펜이다.
[사진=리즈 부첵 ⓒ 엑스포츠뉴스 DB, MLB.COM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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