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4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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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죽음까지 숭고했다 ['노량' 10년의 피날레①]

기사입력 2023.12.21 11:5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명량'부터 시작된 이순신 프로젝트, '노량'으로 피날레를 완성했다.

"절대 이렇게 전쟁을 끝내서는 안 된다."

20일 개봉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는 '명량'(2014), '한산: 용의 출현'(2022)에 이은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대미다.

김한민 감독은 1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함께한 이순신 장군과의 이별이 아쉬웠던 걸까. 그 어느 때보다 긴 152분이라는 러닝타임, 100여분에 달하는 웅장한 해전 신을 통해 이순신 생애 최대의 전투였던 '노량해전' 속 비장했던 마음을 그렸다.

영화는 임진왜란 7년 후, 모든 왜군은 조선에서 퇴각하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박용우 분)의 유언으로 문을 연다. 그렇게 이야기는 이미 모두가 조선의 승리를 인정한 상황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순신(김윤석)은 순순히 적들을 보낼 수 없다. 그는 하나 둘 조선을 벗어나는 왜군을 모두 잡아 완벽한 항복을 받는 것만이 올바른 마무리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왜군은 그런 이순신을 두려워했고, 조명연합함대를 이루던 명나라 수군의 도독 진린(정재영)은 이미 모두가 인정한 승리임에도 계속해서 싸우려는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어쩌면 조선군 또한 무리한 전쟁에 대해 의문을 가졌을 지도.

연합군도, 조선의 임금도 지지하지 않는 싸움을 이어 나가는 이순신 장군의 비장함은 그가 고독했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영화에는 긴 전쟁에서 잃은 셋째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절망과 부하들을 잃은 슬픔을 오롯이 견디는 중에도 한 국가의 장군으로서 버티던 이순신의 인간적인 모습 또한 담겨 더욱 아리기도 하다.

이순신은 더욱 현명해진 전술, 빈틈없는 확신으로 왜군의 섬멸 작전을 준비했다.

해전 장면은 길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프로젝트들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쏟아부었고, 역대급 스케일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는 최초로 안개가 낀 검푸른 바다에서 펼쳐지는 야간 해전 신으로 구성 돼 더욱 살벌해진 긴장감을 선사한다. 물 없이 강풍기와 흔들리는 배 세트장으로만 구현해 낸 것이 믿기지 않는 조선군-명나라군-왜군의 치열하고 사실적인 원테이크 전투 신 연출도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이순신 장군은 모든 걸 노량해전에 바쳤다. 전장 한복판에서도 잃은 부하들을 생각하고, 먼저 떠난 셋째 아들을 그리워하던 그는 또 같은 슬픔을 겪지 않기 위해 조선군과 명나라군을 북소리로 직접 격려하며 관객의 가슴에 불을 지른다.



바다 위 모든 배들을 휘감는 그의 북소리는 그 어떤 음악보다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알 이순신의 마지막이지만, 이는 몰입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이순신은 끝까지 현명했고, 죽음 앞에서도 담담했다.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는 그의 최후는 담백했기에 더욱 큰 울림을 만든다.

영화는 시마즈(백윤식), 등자룡(허준호), 준사(김성규), 이회(안보현), 고니시(이무생) 등 다양한 배우들이 각자의 색을 역할로 원없이 풀어내 더욱 풍부하게 완성됐다. 



김한민 감독의 경험과 배우들의 표현, 과거 조선을 빛냈던 이순신의 기개가 합쳐진 '노량: 죽음의 바다'는 이순신 장군에게 부끄럽지 않은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러닝타임 152분. 12세이상관람가.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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