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떠나는 이정후에게, 키움 히어로즈가 진심 어린 작별 인사를 남겼다.
키움은 15일 구단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인 인스타그램에 "히어로즈는 이정후 선수의 앞날을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사진 두 장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이정후를 향한 인사가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담겨 있었다. 키움은 "히어로즈의 영웅 이정후 선수!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의 이적을 축하합니다. 지난 7년 동안 히어로즈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이정후 선수"라며 "한 시대를 풍미한 이정후라는 선수와 함께한 시간은 구단과 팬 모두에게 영광이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더 큰 무대와 새로운 팀에서의 도전을 축하하며,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이정후 선수를 히어로즈는 항상 기억하고 응원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해당 게시글에 주황색 하트 이모티콘을 달았다. 또한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 스토리에 해당 게시글을 올리며 손 하트 이모티콘으로 애정을 표현했다.
휘문고 출신인 이정후는 2017년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그해 데뷔해 올해까지 7시즌 간 KBO 리그의 대표 타자로 맹활약했다. 통산 884경기서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장타율 0.491, 출루율 0.407 등을 선보였다. 리그 통산 타율 1위다.
2017년 신인상을 비롯해 지난해 타율(0.349), 안타(193개), 타점(113개), 장타율(0.575), 출루율(0.421) 등 타격 부문 5관왕에 오르며 영예의 KBO MVP를 수상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손에 넣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키움에 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키움은 내부 논의를 통해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구단 차원에서 돕고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키움은 지난달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정후의 의료기록을 포함한 포스팅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KBO는 이틀 뒤인 24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이정후의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다.
지난 4일 키움은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고지가 미국 동부시간 기준 12월 4일 이뤄진다. 포스팅 고지 다음 날부터 이정후 영입을 희망하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30일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당시 고형욱 키움 단장은 "포스팅 자격을 갖추고 더 큰 무대를 향해 도전에 나서는 이정후의 앞날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협상 기간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지난 5일 오전 8시(한국시간 5일 오후 10시)부터 내년 1월 3일 오후 5시(한국시간 1월 4일 오전 7시)까지로 결정됐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지난 13일 이정후의 행선지가 알려졌다. 미국 현지 매체와 기자들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다. 계약 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90억 원) 규모이며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14일 "이정후는 현지시간으로 목요일에 신체검사를 받는다"고 전했다. 한국시간으로 15일을 의미했다. 매체는 "이정후는 올해 전반기에 발목을 다쳐 수술을 받았고 시즌 종료 직전 단 한 타석만 소화했다. '카를로스 코레아 계약 취소 사태'를 겪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몸 상태를 꼼꼼히 살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정후는 지난 7월 말 왼쪽 발목 신전지대 손상으로 일찍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수술 후 순조롭게 재활을 진행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12월 최정상급 유격수 코레아와 13년 총액 3억5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신체검사 후 계약이 불발됐다. 코레아는 이후 뉴욕 메츠와 협상하다 신체검사 문제로 멀어졌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6년 2억 달러에 계약했다.
이정후에게 이변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5일 이정후와의 입단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이정후와 계약 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며 "2027시즌이 끝난 뒤 옵트 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정후는 내년에 700만 달러를 받은 뒤 2025년 160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 각 2200만 달러, 2028년과 2029년 각 2050만 달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계약금 500만 달러는 별도로 받는다.
이정후와 구단은 자선 기부 계획도 세웠다. 내년에 6만 달러, 2025년 8만 달러, 2026년과 2027년 각각 11만 달러, 2028년부터 2029년까지 매년 10만2500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키움은 강정호(은퇴), 박병호(현 KT 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네 번째 선수를 배출했다.
이정후의 대형 계약으로 엄청난 이적료도 챙기게 됐다.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르면 KBO 리그에서 7시즌을 보낸 선수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영입 구단은 원소속구단에 일정 비율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총액 2500만 달러 이하의 계약이면 보장 금액의 20%, 총액 2500만 달러 초과~5000만 달러 사이라면 최소 기준선 2500만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를 초과한 보장 금액의 17.5%를 원소속구단에 건네야 한다. 총액 5000만 달러를 초과하면 5000만 달러까지의 보상액 437만5000달러에 5000만 달러를 넘긴 액수의 15%를 추가로 내야 한다.
키움은 샌프란시스코로부터 보상액 총 1882만5000달러(약 247억원)를 받을 전망이다.
이정후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인스타그램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