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유럽 진출 이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데뷔골과 함께 처음으로 '이 주의 팀'에 뽑혔다.
글로벌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스코어'가 14일(한국시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라운드 '이 주의 팀'을 선정해 발표했다. 포지션별로 높은 평점을 받은 선수로 구성된 가운데, 황인범이 중원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황인범 소속팀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는 같은 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디오 라이코 미티치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대회 조별리그 G조 최종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이 경기 패배로 즈베즈다는 1무 5패(승점 1), G조 최하위로 조별리그를 마감하게 됐다.
맨시티는 조별리그 6경기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즈베즈다는 패했지만, 홈에서 지난 시즌 유러피언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 3개 대회 우승)을 달성한 맨시티를 상대로 추격하는 모습을 보이며 홈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특히 그 중심에 황인범이 있었다. 그는 중앙 미드필더 3명 중 한 명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면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0-2로 뒤지던 후반 31분 황인범은 오스만 부카리의 도움을 받아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만회 골을 터뜨렸다. 그는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챔피언스리그 데뷔 골을 신고했다. 직전 주말 리그 경기 득점에 이어 공식전 2경기 연속골이기도 했다.
1-3으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46분엔 황인범이 왼쪽에서 코너킥을 처리했고 이것을 교체 투입된 알렉산다르 카타이가 헤더로 연결해 두 번째 골로 터뜨렸다. 그렇게 황인범은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데뷔 시즌을 마무리했다.
황인범은 경기 후 세르비아 방송 아레나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난 우리 팀이 정말 자랑스럽다. 우리는 끝까지 밀어붙였다. 불행히도 우리는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나 스스로도 자랑스럽다. 세계 최고의 팀을 상대로 득점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황인범은 이날 소파스코어 기준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8.4점을 받았다. 그는 풀타임 활약하며 1골(기대 득점 0.21), 1도움(기대 도움 0.10), 키패스 5회, 롱패스 5회 중 2회 성공, 빅찬스 창출 1회 등 공격 지표에서 많은 기록을 남겼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세르비아 즈베즈나에 둥지를 튼 황인범은 점점 팀 내 입지를 늘려가고 있다. 황인범은 지난 9월부터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즈베즈다는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인 550만 유로(약 78억원)를 올림피아코스에 3년간 나눠 지불하는 조건으로 황인범을 품었다. 그만큼 황인범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황인범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레드 스타 베오그라드(즈베즈나)에 와서 환상적인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어 신난다"라며 "나를 영입해 이렇게 큰 클럽에서 경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즈베즈다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라며 "베오그라드(세르비아 수도)에 도착했는데 정말 기뻤다. 내 아내도 이 도시를 좋아할 거 같다. 이 자리에 있게 돼 정말 기쁘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즈베즈다 팀 역사에 대한 질문에 황인범은 "즈베즈다는 세르비아에서 가장 큰 클럽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빅클럽 중 하나로 알고 있다"라며 "1991년에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클럽인데, 유럽에서 이를 자랑할 수 있는 클럽을 많지 않다"라며 클럽 역사에 존경심을 보였다.
또한 "난 즈베즈다 팬들이 올림피아코스만큼이나 열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는 그라운드에서 많은 동기를 부여한다"라며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고 믿고, 그 점에서 내가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챔피언스리그는 내가 여기에 있는 큰 이유다. 우리 모두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뛰고 싶어 한다"라며 "난 팬들에게 날 소개하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즈베즈다에서 뛸 준비가 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팀들에 대해선 "챔피언스리그에서 쉬운 그룹은 없다. 우리는 좋은 팀이고, 맨시티 같은 유럽의 빅클럽들과 경기하게 돼 기쁘다"라며 "난 그 경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우리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 생각엔 우리는 G조에서 누구든 이길 수 있을 거 같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인범은 맨시티에 대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한테 물어봤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맨시티에 대해 물어보니 모두 9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쉴 새 없이 달려야 하는데 우리가 90분 동안 수비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상대가 맨시티이든 라이프치히든 간에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다"라며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겨야 하고, 수비를 통해 무승부를 위해 경기를 해야 한다. 난 팀을 도울 준비가 돼 있으며, 개처럼 뛸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개처럼 뛰겠다"라는 말처럼 황인범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6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하며 주전으로 활약했다. 지난 10일에는 리그 경기를 통해 데뷔골을 터뜨렸다. 믈라도스트 루카니와의 2023/24시즌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앞서던 후반 43분 박스 안 돌파에 이은 오른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인범은 우니온 베를린을 상대로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3-2 역전승을 안긴 다니 세바요스(8.3점)와 함께 이주의 팀 중원을 구성했다.
사진=Reuters,AP,EPA,AFP/연합뉴스, 소파스코어,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