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삼성동, 김지수 기자) NC 다이노스 베테랑 타자 손아섭이 생애 첫 타격왕에 이어 지명타자 부문 황금장갑까지 품는 기쁨을 맛봤다.
손아섭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손아섭은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자 발표 전 투수 부문을 수상한 팀 동료 에릭 페디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뒤 약 1시간 후 자신이 주인공으로 황금장갑을 품었다.
손아섭은 수상 직후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시작과 끝을 내가 담당해서 기쁘다. 앞에서 (3루 수상자) 노시환의 소감이 길어져서 내가 말할 시간이 짧아졌다"며 "올 시즌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 결과가 너무 좋아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 주신 김택진 구단주님과 사장님, 단장님, 구단 프런트, 트레이닝 파트에 너무 감사하다. 내년은 꼭 최고의 자리에서 이 시상식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아섭은 올 시즌 정규리그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9(551타수 187안타) 5홈런 65타점 14도루 OPS 0.836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프로 데뷔 후 첫 타격왕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2007-2021)이던 2012, 2013, 2017 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4번째 최다 안타 타이틀도 따냈다. NC 이적 첫해였던 2022 시즌 138경기 타율 0.277(548타수 152안타) 4홈런 48타점 OPS 0.714에 그쳤던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올해 KBO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은 손아섭을 포함해 LG 트윈스 김현수, SSG 랜더스 추신수, KIA 타이거즈 최형우,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 등 총 5명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객관적인 성적에서 손아섭은 최형우(타율 0.302 130안타 17홈런 81타점 OPS 0.887), 전준우(타율 0.312 17홈런 77타점 OPS 0.852)와 지명타자 부문 수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손아섭은 롯데 시절 2011~2014, 2017 시즌 총 5차례 외야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던 가운데 6년 만에 황금장갑을 품었다. 올 시즌은 NC 야수진 구성상 붙박이 지명타자로 뛰며 타격에만 집중했고 최고의 지명타자로 선정됐다.
손아섭은 255표를 획득하면서 22표의 최형우, 8표의 전준우, 6표의 김현수 등 경쟁자들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따돌리고 2023년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손아섭은 시상식 시작 전 "아직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를 받을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본의 아니게 우리 팀(NC)에서 내가 나이가 제일 많다 보니 올 시즌 지명타자로 많이 뛰었다"며 "아직 외야수로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수비에서 더 많이 준비를 해서 외야수 부문 후보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상을 기대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은 뒤 "오늘 입고 온 옷을 보면 아시다시피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기대하고 있다. 기대감이 없었다면 옷을 대충 입고 왔을 것"이라며 "오늘 의상 콘셉트는 이태리 남자, 상남자 느낌으로 준비했다. 넥타이도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 걸맞게 황금빛 느낌으로 매고 왔다"고 입담을 뽐냈던 가운데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고 기분 좋게 귀갓길에 오르게 됐다.
정규리그 막판까지 타격왕 타이틀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에게는 식사 대접을 약속했다. 구자욱은 올해 타율 0.336(119경기 152안타) 11홈런 71타점 OPS 0.901로 맹타를 휘둘렀다. 다만 손아섭에게 밀려 타격왕 타이틀은 이루지 못했다.
손아섭은 "아직 시즌이 끝나고 구자욱과 만나지 못했다. 평소 자주 만나서 식사를 하는 후배이기 때문에 시간이 된다면 소고기를 마음껏 대접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삼성동, 고아라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