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언론이 오타니 쇼헤이가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40억 원)에 계약을 맺자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오타니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소식을 알렸다. 지난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해 빅리거의 꿈을 이룬 지 5년 만에 유니폼을 갈아입고 LA 다저스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계약 조건도 파격적이다. 오타니가 올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권리를 행사했을 때부터 미국 현지 스포츠 전문 매체들은 오타니의 몸값이 최소 5억 5000만 달러(약 7145억 원)부터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메이저리그 빅 마켓(Big Market) 구단들은 기량과 스타성, 화제성에서 최고 스타인 오타니를 사로잡기 위해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냈다. LA 다저스는 7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오타니에게 베팅했고 푸른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온라인'은 오타니의 다저스행 발표 직후 "오타니는 일본인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홈런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올해는 2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됐다"며 "오타니는 지난 6년 동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에인절스를 떠나 최근 10년 동안 9번이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명문구단으로 이적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 "마이크 트라웃이 LA 에인절스와 맺은 계약기간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630억 원), 축구의 리오넬 메시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FC 바르셀로나와 맺었던 6억 7400만 달러(약 8897억 원)의 계약을 뛰어넘어 스포츠 역사상 가장 비싼 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이번 계약으로 미국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의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 몸값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940억 원)를 쉽게 제쳤다.
오타니는 LA 다저스와의 계약 기간 동안 받는 연평균 보수도 7000만 달러(924억원)로 맥스 셔저, 저스틴 벌랜더가 뉴욕 메츠에서 받았던 4333만 달러(약 572억 원)를 넘어섰다.
오타니가 LA 다저스로부터 1년 동안 받는 금액만 놓고 봐도 큰 금액을 투자하지 못하는 메이저리그 스몰 마켓(Small Market) 몇몇 구단의 운영비와 맞먹는다. AP통신은 "오타니의 연봉은 볼티모어 오리올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선수단 1년 급여를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2024시즌은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지명타자에 전념해야 하지만 다저스는 오타니의 미래 가치가 더 높다고 평가했다. 오타니는 2021 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투수로 20경기 이상 선발등판했다.
오타니는 자신의 SNS에 "제가 결정을 내리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모든 팬들과 관계자분들께 사과드린다. 다음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했다"며 "우선 지난 6년간 에인절스 구단 관계자 여러분과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 협상 과정에 함께한 각 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에인절스와 함께했던 6년의 시간을 영원히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이와 함께 "모든 다저스 팬들께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고, 나 자신이 최고의 모습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날까지 다저스뿐만 아니라 야구계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싶다. 글로 다 전달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향후 기자회견에서 얘기하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2013년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즈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년차였던 2014 시즌 24경기 155⅓이닝 11승 4패 평균자책점 2.61로 유망주 껍질을 깨뜨렸고 이듬해 22경기 160⅔이닝 15승 5패 평균자책점 2.24로 일본 최고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2015 WBSC 프리미어12에서는 일본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한국 타선을 봉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개막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준결승에서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의 괴력투를 선보였다.
오타니는 이후 2018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투타를 겸업하는 '이도류 신드롬'을 일으키며 빅리그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투타 겸업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컸지만 오타니는 역사를 바꿔놨다.
2021 시즌 타자로 158경기 537타수 138안타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 0.964, 투수로 23경기에 선발등판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2022 시즌에도 오타니 신화는 이어졌다. 오타니는 타자로 157경기 586타수 160안타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 투수로 28경기 선발등판 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이라는 야구 만화나 컴퓨터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스탯을 찍었다.
오타니는 FA 자격을 취득하는 올해 더욱 빛났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해 일본의 통산 3번째 우승을 자신의 힘으로 이끌었다. 헹가래 투수의 기쁨을 맛본 것은 물론 대회 MVP까지 차지했다.
오타니는 2023 시즌 소속팀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체력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컸지만 실력으로 불식시켰다. 베이브 루스도 해내지 못했던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두 시즌 연속 10승-10홈런, 단일시즌 10승-40홈런을 기록하는 선수가 됐다.
오타니는 2021 시즌 MVP 수상에 이어 2년 만에 2번째 만장일치 MVP의 영예를 누렸다. 두 차례나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 선수는 오타니가 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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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