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정현 기자) K리그1 베스트 11에 선정된 엄원상과 설영우(이상 울산 현대)가 인터뷰에서도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며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엄원상과 설영우는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나란히 K리그1 베스트 11에 뽑혔다. 엄원상은 미드필더, 설영우는 수비수 부문에 각각 선정됐다.
엄원상은 올 시즌 개막 경기였던 전북전과 2라운드 강원전에서 연속 골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총 28경기에 나와 4골 4도움을 기록했다. 울산은 엄원상이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7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설영우는 32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을 기록하며 탄탄한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 포인트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히 설영우는 시즌 최종전인 38라운드 전북전에서 그림같은 결승 골을 터뜨리며 울산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에서 프로 4년 차를 맞이한 설영우는 지난 2021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에 이어 올 시즌엔 개인 통산 첫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엄원상은 "저는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보셨다시피 수상소감을 준비를 못했다. 내가 받을 수 있었던 건 영우나 많은 동료, 형들이 도와줘서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반면 설영우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 원래는 광주 두현석 형이 너무 잘하셨다. 포인트도 너무 좋았다. 마지막 경기에 기대를 하게 됐다. 좋은 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라고 밝혔다.
설영우는 이날 베스트11 수상 후 "저의 목표는 MVP를 받는 것이다. MVP를 받는 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겠다. 항상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게 얼마나 걸릴지 묻자, 설영우는 "감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은퇴하기 전까지는 꼭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받고 싶다"라고 웃었다.
옆에 있던 엄원상은 MVP 욕심이 없다며 오히려 "설영우를 도와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전 몇 차례 인터뷰에서 두 선수가 세레머니 관련해서 많이 이야기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특히 지난 3일 전북 현대와의 리그 최종전에 설영우는 결승 골을 넣고 동료들과 공을 트로피처럼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이 세리머니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엄원상은 "세리머니 욕심은 설영우가 많다. 저희가 정해 놓은 세리머니를 했는데 벤치 선수들이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했어야 했는데 영우가 빨리 공을 들어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빠른 선수인지 몰랐다. 이미 관중을 조용히 시키고 있었 세리머니 욕심이 더 많은 것 같다. 골 욕심보다 세리머니 욕심이 더 많은 것 같다. 세리머니 욕심을 줄이면 MVP를 받을 것이라고 설영우에게 묵직한 한 방을 날렸다.
설영우도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사건에 대해 말하자면 선수들끼리 세리머니를 마지막 경기라 준비했다. 나는 솔직히 잘 안 들었다. 근데 내가 넣을 줄 몰랐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솔직히 다같이 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혼자 했는데 알고보니 다같이 준비한 거였다. 항상 팬들 앞에서 재밌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렇다 보니 그런 퍼포먼스에 욕심을 많이 낸다"라고 전했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