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시티를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클럽이 징계를 받아 3부리그로 강등돼도 구단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25일(한국시간)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가 리그1(3부)로 강등되더라도 클럽에 남을 거라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11월 A매치 휴식기를 마친 맨시티는 25일 오후 9시30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홈경기를 앞뒀다. 현재 맨시티는 승점 28(9승1무1패)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고, 승점 27(8승3무1패)인 리버풀이 2위에 올라 바로 뒤에서 맹추격 중이다.
리그 선두 주인이 바뀔 수도 있는 경기를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프리미어리그로부터 승점을 삭감당할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강등될 수도 있다는 소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17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에버턴한테 승점 10점 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사유는 PSR 규정(Profitability and Sustainability Rules) 위반으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최근 3년간 발생한 손실이 1억 500만 파운드(약 1687억원)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에버턴은 지난 3년간의 손실과 이익을 조사받는 과정에서 1억 2450만 파운드(약 2001억원)의 손실이 발견됐고, 프리미어리그는 에버턴의 손실이 지나치게 크가도 판단해 승점 10점 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그들은 "우리는 에버턴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했으며, 올해 초 이 사건을 독립위원회에 회부했다"라며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에버턴은 2021/22시즌이 끝나는 기간에 PSG 규정을 위반했다는 걸 인정했지만 위반 정도에 관해선 여전히 논쟁이 여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73년 동안 프리미어리그에 자리하며 잉글랜드 1부리그 최장기간 잔류 기록을 갖고 있는 에버턴은 승점이 10점이나 삭감되면서 강등권인 19위로 추락해 강등 공포에 휩싸였다.
에버턴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프리미어리그 위원회의 결정에 충격과 실망을 느꼈다. 우리는 부당한 스포츠 제재를 당했다고 믿는다. 프리미어리그에 결정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라며 "절차가 시작될 것이며, 항소 위원회가 구단의 사건을 다시 심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리그에 항상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했으며, 과정의 무결성을 존중했다고 주장한다"라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에버턴의 이번 승점 삭감 징계로 인해 비슷한 규정 위반 혐의들로 조사를 받고 있는 맨시티와 첼시도 더욱 불안에 떨게 됐다.
영국 '타임스'는 "맨시티와 첼시에게 잠재적으로 매우 나쁜 소식이다. 에버턴은 프리미어리그 규정을 단 한 건 위반한 것에 대해 제재를 받았지만, 맨시티는 무려 115건의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첼시도 아직 조사 중이지만, 새 구단주가 이전 구단주 시절 리그 규정을 위반하며 거액을 지급한 사실을 직접 신고한 만큼 혐의 적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두 구단도 강력한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에버턴에 대한 제재를 고려한다면 두 구단 모두 혐의 입증 시 승점 30점 삭감 혹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자동 강등이라는 징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잉글랜드 구단 중 가장 많은 승점이 감점된 사례는 루턴 타운의 30점 삭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맨시티는 지난 2월 프리미어리그로부터 100건 이상의 재정관련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당시 "맨시티가 9년간 무려 100건 이상의 재정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며 "확인된 경우 가능한 제재는 승점 삭감, 혹은 프리미어리그 퇴출이다. 맨시티가 수익과 운영 비용과 관련한 정확한 재무 정보를 사무국에 제공하지 않았고, 4년 동안 경영진 보수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3개 대회(프리미어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한 유럽 최고의 클럽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3년 연속 챔피언 자리에 오른 맨시티가 강등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과르디올라 감독이 2부가 아니라 3부리그로 강등돼도 맨시티와 함께하겠다는 뜻은 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당신들은 우리가 처벌을 받은 것처럼 질문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로선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 우리는 무죄이다"라며 벌써부터 유죄를 확정 짓는 듯한 사람들의 반응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사람들이 원하는 걸 알고 느끼고 있지만 난 기다릴 거다. 선고가 끝나면 여기로 와서 설명하겠다"라면서 "난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 있든 리그1에 있든 간에 내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거다. 우리가 리그1에 있으면 챔피언스리그에 있을 때보다 잔류할 기회가 더 많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맨시티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강호 첼시도 재정 관련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첼시 전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 재임 기간 중 재정적페어플레이(FFP)를 위반한 내역이 밝혀지면서 첼시도 조사 대상 중 하나로 떠올랐다.
사진=EPA, PA Wire,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