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언론이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정후를 "다재다능한 선수"라고 표현하면서 미국 FA(자유계약)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24일 메이저리그 선수 이적 정보를 다루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 보도를 인용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정후가 오는 12월 초 포스팅 신청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구단들과의 계약) 협상 가능 선수가 된다"고 전했다.
KBO는 이날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요청에 따라 이정후 선수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하여 줄 것을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지난 15일 KBO 측에 이정후, 고우석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이 이뤄졌던 가운데 9일 만에 이정후의 포스팅 신청이 이뤄졌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을 공지한 다음날 오전 8시부터(미국 동부시간대 기준)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이정후와 계약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이정후와 계약을 체결한 구단은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키움 히어로즈에 지급해야 한다. 이정후가 만약 협상 만료일까지 빅리그 구단과 계약에 이르지 못한다면 포스팅은 종료된다. 이 경우 이정후는 다음 연도 11월 1일까지 포스팅될 수 없어 2024 시즌에도 키움 소속으로 KBO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다만 이정후가 내년 활약할 무대는 메이저리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현지 언론은 물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까지 이정후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MLB닷컴은 최근 "이정후가 자신의 재능을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발휘할지는 모르겠지만 잠재력만큼은 오타니 쇼헤이를 제외한 다른 타자들보다 높을 수도 있다"며 이정후를 높게 평가했다.
또 다른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이정후를 "추신수 이후 최고의 재능을 가진 한국 야수"로 치켜세웠다. '뉴욕 포스트'도 24일 "뉴욕 양키스는 만 25세에 불과한 한국의 중견수 이정후에 대해서도 문의했는데, 그의 뒤를 쫓는 팀이 20개나 된다"며 이정후 영입전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이정후는 정확한 타격은 물론 외야 수비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는 다재다능한 선수"라며 "올해 3월에는 한국 대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다. 잘생긴 외모로 여성 팬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이와 함께 "이정후가 올 시즌 후반기 발목 부상으로 8월 이후 1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타격왕에 올랐다"며 "이정후는 한때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뛰었던 이종범의 아들로도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 데뷔 첫해부터 팀의 주전 외야수로 정규리그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 OSP 0.812로 맹타를 휘두르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정후는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2021 시즌에는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10도루 OPS 0.959로 홈런과 도루를 제외한 주요 세부 스탯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타격왕에 오르며 아버지 이종범(1994 해태, 타율 0.393)과 함께 한미일 프로야구 최초로 부자(父子) 타격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정후는 2022 시즌 KBO리그 최고의 별이 됐다.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OPS 0.996로 리그를 평정, 2년 연속 타격왕과 생애 첫 정규리그 MVP에 등극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정규리그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조기에 2024년을 마감했다. 2022 시즌 종료 후 키움 구단으로부터 일찌감치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정후의 거취는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사다.
키움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3명의 선수를 미국에 보낸 전례가 있다. 2014 시즌 종료 후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리츠, 2015 시즌 종료 후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 2020 시즌 종료 후에는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했다.
일본도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19 WBSC 프리미어12,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 2023 WBC까지 4번의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마주쳤던 이정후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정후는 도쿄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2루타, 올해 3월 WBC에서는 다르빗슈 유에게 적시타를 쳐내는 등 일본 야구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MLB트레이드 루머스'에 따르면 이정후 영입에 관심을 가진 구단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최대 20개"라며 "5년 총액 5000만 달러(약 653억 원)의 계약이 예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 관람을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절친한 선배 김하성과 게임을 지켜봤다. 다만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포스팅 개시 전 계약과 관련된 말을 아끼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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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