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가 처음이라는 배우 김윤우는 “내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없어서 열심히 답하고 싶다. 재밌는 것 같다”라며 조곤조곤 말했다.
“‘연인’은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만감이 교차해요. 괜히 속상하고요. 남궁민 선배님도, 안은진 선배님도 계시고 여러 선배님이 제 옆에 계시잖아요. 많이 배우고 느꼈는데 그런 순간이 끝나서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처음이어서 아직 미흡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으나 모든 분들이 제가 편하게 임할 수 있게 조성해 주셨어요. 열심히 해서 또 다른 작품에서 뵙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이날 그는 량음은 뒤로 하고, 파마를 한 채 새로운 매력을 풍기며 인터뷰 장소에 등장했다. 김윤우는 “종영이 안 믿겨서 파마를 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상투를 안 쓰면 어색하더라고요. '연인'을 11개월 정도 촬영해서 그런지 평상시의 제 본모습이 어색할 정도로 종영이 실감이 나지 않아요.”
MBC 드라마 ‘연인’에서 김윤우는 조선 최고의 소리꾼이자 이장현(남궁민 분)의 절친한 벗인 량음 역으로 열연했다.
“오디션을 통해 마지막에 합류했어요. 감독님이 두 번째 만남에서 량음 대본을 주셔서 그때 이후로 바로 량음 역할을 하게 됐어요. 보자마자 너무 하고 싶었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도전이어서 마다하지 않았어요.”
량음은 2회에서 ‘다만 마음으로만’을 부르며 등장, 첫 신부터 인상을 남긴다. 장현은 남장을 한 길채(안은진)에게 한양에 가서 량음의 음악을 들려준다. 길채는 량음의 소리에 감동해 눈시울이 붉어진 채 박수를 보낸다.
“극 I라서 많이 내향적인 면이 있거든요. 이 신이 걱정됐어요. 량음이 만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하는 명창이잖아요. 노래도 불러본 적 없고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감 있게 비쳐야 하고 잘해야 하고 연기도 해야 해서 많이 부담됐어요.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무엇보다 주변 스태프분들과 배우 선배님들이 서포트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잘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다만 마음으로만'은 퓨전국악밴드 이야기(IYAGI) 박상훈이 불렀다. 하지만 김윤우 역시 소리를 직접 배우고 부르며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위해 신경 썼다.
“극성을 살리기 위해 직접 불러야겠다고 생각하고 소리를 배웠어요. 한두 달 만에 연습해서 배운다고 나올 수 있는 소리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저의 목소리와 닮은 가창 선생님의 목소리와 섞였어요. 기술력이 좋아서. (웃음) 이번에 노래를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MBTI가 극 ‘I’라는 김윤우는 량음처럼, 아니 량음보다 더 차분했다. 들뜨지 않고 조용하게 말하면서도 캐릭터에 대한 깊은 연구와 고민을 해나갔다.
“첫 사극이어서 어렵기도 하고 새롭기도 했어요. 그 시대를 살아본 게 아니잖아요. 량음은 실존 인물이라기보다는 만들어진 캐릭터인데 시청자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납득하도록 연기하는 게 고민됐어요. 그런데 말도 타고 집중해서 계속 촬영하다 보니 그 시대에 살고 있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오히려 상투를 안 쓴 모습이 이상하다고 느껴질 만큼 이질감이 안 들었어요.”
김윤우는 자연스러운 사극 연기를 위해 소리뿐만 아니라 승마, 액션도 배웠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했다.
“말 타는 것도 배우고 액션 스쿨도 다니고 만주어도 배웠어요. 만주어는 처음 배웠는데 4, 5개월 배우고 이게 뭐지 싶으면서 너무 재밌더라고요. 교수님을 따로 만나 뵙고 주기적으로 레슨을 받으면서 딕션과 발음에 신경 썼어요. 량음은 만주어 대사가 그렇게 많지 않고 중요한 포인트만 있어서 감정이 잘 전달되는 것에 집중했어요.”
'연인' 첫 회에서 이장현의 일대기와 장현과 길채의 로맨스 서사의 포문을 연 혜민서 지하 광인'의 정체는 다름아닌 량음이었다. 이장현의 생사조차 모르고 10년 가까이 혜민서 지하 감옥에 갇힌 량음의 얼굴에는 슬픔과 회한이 가득했다.
“첫 회 때 뒷부분이 어떻게 수정될지 몰라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리게 촬영했어요. 장현 대신 죽으려고 하다 잡힌 거잖아요. 장현은 안 잡혔고요. ‘저자를 햇빛이 안 드는 곳에 가둬라’라는 한마디에 수년 동안 햇빛도 안보고 갇히게 돼요. 세월이 지나고 스트레스를 받아 백발이 된 거죠.”
량음이 두 사람의 아름다운 재회 엔딩을 위한 발판이 됐다. 비록 량음의 결말은 쓸쓸했지만 장현과 길채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전체적으로 장현과 길채의 만남이 잘 이뤄져서 기분 좋게 끝난 것 같아요. 제 엔딩에 있어서는 량음이가 사실 짠내나잖아요. 방송에 나오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나중에 미방분으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고아라 기자,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