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 영화 '독전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독전2'가 새로운 형식, 새로운 캐릭터와 배우를 들고 야심차게 돌아왔지만 관객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17일 '독전2'(백감독)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독전2'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사라진 락(오승훈),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5년만의 후속편으로 등장한 '독전2'는 미드퀄이라는 한국 영화 최초의 형식을 들고 나서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지만 20일 오후 기준 네이버 평점은 2.09점, 다음은 3점, 왓챠피디아는 1.8점으로 처참하다. IMDb는 5.9점으로 비교적 나은 편이지만 표본 자체가 적은 수로 유의미하지 않다.
'독전2'에서 새롭게 출연한 오승훈, 한효주, 변요한은 결코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가 아니다. 다만 그들 앞에 놓인 설정 미스가 계속 캐릭터에 대해 위화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먼저 한효주가 맡은 큰칼 역은 본래 남성 캐릭터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성화돼 있다. 과연, 남자가 큰 칼 역을 맡았더라도 이선생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애교 섞인 콧소리를 내고 몸을 비틀어 애정을 갈구했을까.
큰칼이 아무리 사람의 머리를 칼로 쳐 날려버리고, 뭇 남성 못지않은 액션을 소화한들 해당 장면을 통해 매력이 급강하해 버린다.
변요한은 진하림 역으로 특별출연 한다. 故 김주혁이 맡았던 '독전' 1편의 진하림과 '독전2'의 진하림은 설정이 충돌한다. 진하림은 1편에서 이선생과 거래를 하려고 나선 길림성 파의 보스다. 그런데 2편에서는 아무런 설명없이 이선생의 부하로, 큰칼의 의붓오빠로 등장한다.
오승훈이 연기한 락은 '독전2'가 1편의 열린 결말을 결국 닫힌 결말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또 이질적인 그림을 만든다. 용산역 혈투와 노르웨이 이주 사이의 미드퀄을 그리겠다고 한 '독전2'는 기어코 노르웨이에서 들린 총성이 어디로 향했는지까지 보여준다.
그 결과 오승훈은 류준열이 연기했던 장면을 그대로 표현해야 했다. 오승훈은 '독전2' 내내 락이 이선생이 아니라는 점과, 락이 가진 목표를 달성하고, 그 이후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시퀀스에서 '독전1'을 봤던 관객은 다시 류준열을 떠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작품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알겠지만, 캐릭터 플레이에 가까웠던 '독전'이란 IP는 또 다른 후속편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독전'의 프리퀄인데, '이선생'의 이름을 가지고 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하더라도 캐릭터의 힘을 잃지 않고 가져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극의 중심이 되는 조진웅과 만코, 로나 역의 김동영, 이주영의 열연은 반갑다. 또한, '뷰티인사이드'의 백감독 작품인 만큼 감각적인 연출은 눈길을 모은다. 넓은 로케이션 스케일은 시원시원한 액션과 어울려 몰입감을 더한다. 캐릭터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듯한 마지막 크레딧이 인상적이다.
'독전' 1,2편은 현재 넷플릭스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넷플릭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