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박세리는 나의 영웅이다. 다른 이들에게도 그녀는 영웅이겠지만 나에게는 특별하다."
지난 1998년 한국 여자 골퍼로는 최초로 박세리(35)가 최고 권위의 US오픈 정상에 등극했다. 웅덩이에 빠진 볼을 쳐내기 위해 양말을 벗고 스윙을 했던 모습은 세계에 알려졌다.
박세리의 성공 이후, '세리 키즈'들은 급속도로 늘어났다. 한국 여자 골프의 전성기는 박세리부터 시작됐고 현재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세리 키즈'들은 국내는 물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휩쓸고 있다.
'지존' 신지애(22, 미래에셋)는 올 시즌 초까지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또한, 최나연(23, SK텔레콤)은 지난해 LPGA 상금왕과 최저타수 상을 수상했다. 유소연도 박세리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 대표적인 골퍼다.
유소연은 16세의 나이에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유소연은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8년부터 KLPGA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유소연은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꼽혔다. 생애 프로 첫 승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최혜용(22, LIG)과의 신인왕 경쟁에서 패하고 만다.
생애 단 한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을 놓쳤지만 유소연의 진가는 2009년부터 시작된다. 유소연은 상반기에 열린 4개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KLPGA 정상 골퍼로 거듭났다. 특히, 최혜용과 장장 7시간동안 45홀을 돌며 펼친 '2009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아직까지 이 대회 최고의 명승부로 남아있다.
유소연의 최대 장점은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이다. 경쟁자이자 친구인 강다나(21)와 최혜용은 "마인드적인 면에서 (유)소연이를 따라갈 골퍼는 보기 힘들다"고 의견을 모았다.
KLPGA 데뷔 2년 만에 시즌 4승을 올리며 정상급 골퍼로 군림한 유소연은 지난해 슬럼프를 겪었다. 2010년에 열린 대회 중,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며 정상에서 추락했다. LPGA 진출을 시도한 라이벌 서희경(25, 하이트)도 KLPGA 정상권에서 멀어져갔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유소연은 지난달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부활의 신호탄을 쏜 유소연은 KLPGA 상금순위 상위권 자격으로 출전한 이번 US여자오픈에서 '기적'을 연출해냈다.
신지애와 최나연이 활약하고 있는 LPGA 무대에서 또 하나의 '세리 키즈'인 유소연이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진 = 유소연 (C) KLPGA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