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가 도합 8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맨시티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첼시와의 맞대결에서 4-4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승점 1점을 챙기는데 그친 맨시티(승점 28)는 리그 1위 자리를 지켰지만, 2위 리버풀(승점 27), 3위 아스널(승점 27)과의 격차를 한 점밖에 벌리지 못했다. 반면 첼시(승점 16)는 리그 우승 후보 맨시티를 상대로 승점 1점을 가져오며, 리그 10위에 자리하게 됐다.
홈팀 첼시는 4-2-3-1로 나섰다. 로베르트 산체스 골키퍼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마르크 쿠쿠렐라, 티아구 실바, 악셀 디사시, 리스 제임스가 백4를 구성했다. 엔소 페르난데스,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3선에 배치됐고, 라힘 스털링, 코너 갤러거, 콜 팔머가 2선에 자리했다. 최전방은 니콜라 잭슨이 맡아 맨시티 골문을 노렸다.
원정팀 맨시티는 3-2-4-1로 맞섰다. 에데르송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요슈코 그바르디올, 후벵 디아스, 카일 워커가 백3로 나섰다. 3선에 마누엘 아칸지, 로드리가 자리했고, 2선에서 제레미 도쿠, 베르나르두 실바, 훌리안 알바레스, 필 포든이 출전해 최전방 공격수 엘링 홀란을 받쳤다.
첼시는 전반부터 리그 1위 맨시티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으며 압박을 가했지만,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전반 22분 맨시티 공격 장면에서 홀란이 문전 앞에서 크로스를 마무리하려고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쿠쿠렐라가 옷을 잡고 끌었고,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 이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직접 키커로 나선 홀란은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팀에 선제 득점을 안겼다.
하지만 맨시티의 득점에도 첼시는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8분 엔소가 얻어낸 프리킥을 제임스가 날카로운 슛으로 마무리하며 맨시티 골문을 노렸다. 전반 29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공을 티아코 실바가 정확하게 머리로 건드려 동점골을 기록했다.
첼시는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 37분 팔머가 페널티박스 우측으로 침투하는 제임스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고, 제임스는 중앙에 위치한 스털링에게 낮고 빠른 크로스를 시도했다. 에데르송과 수비들이 공을 놓친 사이 문전 앞에 위치한 스털링이 이를 가볍게 밀어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맨시티도 물러나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박스 안이 아닌 페널티박스 좌측 모서리에 위치한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공을 전달했고, 실바는 정확한 킥으로 문전 앞에 있는 선수들의 머리를 노렸다.
중앙에 위치했던 아칸지가 높게 뛰어 오르며 첼시 수비수들을 제치고 헤더를 시도했고, 이는 산체스가 손쓸 수 없는 구석으로 향하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전반을 2-2로 마무리한 두 팀은 후반에도 난타전을 펼치며 득점 경쟁을 이어갔다. 먼저 불을 뿜은 팀은 다시 맨시티였다. 맨시티는 후반 2분 역습 상황에서 포든이 수비 사이로 돌아 들어가는 베르나르두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고, 베르나르두의 크로스가 문전 앞에서 쓰러지듯 침투한 홀란의 다리에 걸리며 그대로 첼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VAR로 홀란의 핸드볼 반칙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지만, 그대로 득점이 인정됐다.
끌려가는 첼시도 다시 경기를 우너점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후반 5분 갤러거의 롱패스로 시작된 역습 상황에서 스털링이 페널티박스 좌측 돌파를 통해 골문 앞에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디아스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이후 튕겨 나온 공을 갤러거가 다시 한번 밀어 넣고자 했지만, 디아스가 곧바로 일어나 공을 박스 밖으로 걷어냈다.
디아스는 후반 10분에도 제임스의 패스를 기점으로 수비 뒷공간을 노린 첼시의 역습을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로 차단하며 맨시티 후방을 지켰다.
다만 첼시는 계속해서 공세를 유지했다. 후반 15분 팔머가 무려 수비 4명을 돌파하는 드리블 끝에 맨시티 박스 중앙까지 들어왔고, 슈팅까지 시도했다. 슈팅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못하며 아쉽게도 에데르송에게 쉽게 막히고 말았다.
후반 22분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갤러거가 시도한 중거리 슛으로 에데르송이 선방했는데, 공이 박스 안에 위치한 잭슨 앞으로 흘렀다. 잭슨은 이를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구석에 꽂아넣었고, 두 팀이 이날 경기 3번째 동점을 이루게 됐다.
첼시는 역전까지 노렸다. 후반 30분 스털링이 상대 공을 뺏어내어 잡은 기회를 구스토에게 연결해주며 1대1 찬스가 왔지만, 구스토의 슈팅이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맨시티도 경기를 내줄 생각이 없었다. 후반 41분 마테오 코바치치의 슈팅이 수비벽을 맞고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으로 떨어지자 로드리가 이를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는데, 이 슈팅이 그대로 첼시 골문 오른쪽 구석에 박히며 맨시티가 다시 리드를 잡았다.
패색이 짙어지던 첼시는 디아스의 수비 실수로 동점 기회를 얻었다. 후반 추가시간 스털링의 크로스가 아르만도 브로야에게 연결됐고, 브로야의 슈팅을 저지하려던 디아스의 태클이 그대로 박스 안에서 다리를 걸고넘어지며 주심이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팔머가 정확하게 왼쪽 상단을 찌르며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두 팀은 8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4-4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두 팀은 맨시티가 15회, 첼시가 17회의 슈팅을 시도하며 비슷한 기회를 잡았고, 기대 득점에서도 맨시티가 2.90, 첼시가 2.96으로 거의 유사한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 결과까지 무승부로 마무리되며 열띤 난타전 끝에 두 팀 모두 크게 웃을 수는 없었다.
맨시티는 선두 수성에 만족해야 했다. 첼시는 지난 7일 토트넘전에 이어 2경기 연속 4골을 퍼부은 것이 소득이었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첼시 SNS, 맨시티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