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우리가 찍은 건 마침표가 아닌 쉼표."
12일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1051회부터 다시 시작하는 '개콘'은 박성호, 정태호, 정범균, 송영길, 정찬민, 신윤승 등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배 개그맨들과 홍현호, 김시우, 임선양, 임슬기, 오정율 등 패기로 똘똘 뭉친 후배 개그맨들이 출연해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었다.
지난 2020년 6월 26일 마지막 녹화 당시 개그맨들은 "고향이 없어진 느낌", "가족보다 더 많이 보던 동료들이 사라졌을 때 그 공허함이"라고 심경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3년 4개월만 부활한 '개그콘서트'. '2023 봉숭아 학당' 코너로 프로그램 포문을 열어 뭉클함을 더했다.
김원효는 '2023 봉숭아 학당' 코너에서 담임 선생님으로 등장해 "긴 방학을 마치고 3년 만에 돌아왔다"며 '개콘' 부활을 알렸다.
'데프콘 닮은 여자 어때요?'는 지나치게 적극적인 여자 조수연과 이성적인 철벽남 신윤승의 이상한 소개팅을 보여줬다.
빠른 호흡으로 전개된 소개팅에서는 조수연의 뻔뻔한 플러팅과 신윤승의 감칠맛 나는 리액션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유튜브 채널 '폭씨네'의 인기 캐릭터 니퉁을 '개콘'에 소환한 '니퉁의 인간극장'은 필리핀 며느리 니퉁, 그와 알콩달콩 살아가는 남편, 니퉁을 구박하는 시어머니의 티키타카를 그렸다. 김영희, 박형민, 김지영의 찰떡 호흡과 능청스러운 연기력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진 '금쪽 유치원' 코너에서는 이수경, 홍현호가 출연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홍현호는 자신을 '홍기쁨'이라고 소개한 뒤 "최근에 '범죄도시'를 재밌게 봤다"고 말했고, 정범균은 "15세인데"라고 이야기했다. 홍현호는 "조용"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때 그룹 제로베이스원이 방청객석에서 모습을 비춰 시선을 모았다.
'형이야' 코너에서는 정태호가 동생 장현욱의 고민을 유쾌하게 해결해 주는 모습을 보였다.
정태호는 "안 좋은 거 다 끊어야 한다. 담배 끊었다"라며 동생 장현욱에게 조언했고, 이어 "아버지랑 사이 안좋은데"라고 말하며 연도 끊었다고 말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장현욱이 아이돌로 데뷔해 아이브 안유진은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정태호는 "용감한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조언하며 "형 결혼한 거 알지. 형 겁쟁이야"라며 아내를 디스의 외모를 디스했다. "형 괜찮아요?"라고 되묻자 정태호는 "아내랑 서먹서먹하다"고 이야기했다.
'황해' 코너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정찬민은 '대한 결혼 만세' 코너에서 근황을 전해 시선을 모았다. 정범균은 "우리 정찬민 동지는 예전 개콘에서 황해 한 코너하고 10년 놀았다. 하지만 와이프랑 결혼하고 지금 유튜브 구독자 20만이다"라며 정찬민을 소개했다.
정찬민은 "와이프랑 함께 출연한 방송 5개"라고 밝히며 근황을 전했다. 이어 "결혼하시면 진짜 좋다. 나만의 내조의 여왕이 생긴다. 백화점에 갔는데 옷이 해졌다고 옷, 신발, 넥타이 사줬는데 그거 내 돈이다. 왜 내 돈으로 생색을 내냐. 내 돈의 여왕이다"라며 칭찬인 듯 디스를 이어갔다.
첫 방송에서 확실히 눈길을 끈 코너는 없어 아쉬움을 안겼지만, 3년만 돌아온 '개그콘서트' 자체로 지닌 의미가 크다. 화제성과 시청률은 언제든지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공개 코미디 부활에 첫 발을 내디딘 '개그콘서트'에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사진=KBS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