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김민재가 14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이 승격팀 상대로 난타전 끝에 승리를 거두면서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바이에른 뮌헨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일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FC하이덴하임과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1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전에 터진 해리 케인의 멀티골을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내줬으나 곧바로 2골을 터트리면서 4-2 승리를 거뒀다.
뮌헨은 11월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에서 승격팀인 하이덴하임을 홈으로 초대했다. 하이덴하임은 지난 시즌 2. 분데스리가(2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 구단 창단 이래 최초로 분데스리가 승격에 성공했다.
이날 해리 케인, 하파엘 게헤이루, 에릭 막심 추포모팅의 득점으로 승점 3점을 챙긴 뮌헨은 승점을 29(9승2무)로 늘리면서 한 경기 덜 치른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28·9승1무)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면서 우승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하이덴하임-뮌헨 라인업
홈팀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누사이르 마즈라위,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부나 사르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콘라트 라이머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지켰고, 2선엔 세르주 그나브리, 토마스 뮐러, 르로이 자네가 출전. 최전방 원톱 자리엔 해리 케인이 이름을 올렸다.
원정팀 하이덴하임은 4-1-4-1로 맞섰다. 케빈 뮐러가 골문을 지키고, 요나스 푀렌바흐, 베네딕트 김버, 파트리크 마인카, 오마르 트라오레가 백4를 형성했다. 3선엔 레나르트 말로니만 배치됐고, 2선은 얀니클라스 베스테, 얀 쇠프너, 노르만 토이어카우프, 에렌 딩치가 맡았다. 마지막으로 최전방에서 팀 클라인딘스트가 뮌헨 골문을 노렸다.
이날 뮌헨은 선발 라인업에 약간 변화를 줬다. 주전 멤버인 알폰소 데이비스와 킹슬리 코망이 벤치에 포함되면서 휴식을 받았다. 자말 무시알라는 부상으로 인해 명단에서 제외됐고, 요주아 키미히는 지난 리그 9라운드 다름슈타트전에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2경기 출장 징계를 받아 이번 하이덴하임전까지 나설 수 없다.
키미히가 징계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2004년생 미드필더 유망주 파블로비치가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이로 인해 올시즌 뮌헨 1군에 데뷔한 파블로비치는 분데스리가 선발 데뷔전을 갖게 됐다.
모두의 예상대로 김민재는 다시 한번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현재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부상으로 최근 오른쪽 무릎 인대가 부분 파열돼 약 4주간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남은 1군 센터백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단 2명뿐이기에, 김민재의 선발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로써 최근 뮌헨에서 13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 중인 김민재는 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14경기 연속 풀타임에 도전하게 됐다. 분데스리가 개막 후 모든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 중인 김민재는 지난 8월 리그 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 때 후반 35분에 교체된 이후 단 한 번도 경기 중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적이 없다.
골키퍼를 제외한 포지션 중 상대적으로 체력 부담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센터백이지만 김민재가 주중 경기와 주말 경기를 병행하면서 쉴 틈도 없이 계속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하는 모습에 일각에선 김민재의 과부화를 우려했다.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도 최근 김민재가 겪고 있는 '초강행군'에 관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그는 경기 전 현재 선수단 상황을 거론하며 "우리는 레온 고레츠카, 다요 우파메카노, 그리고 하파엘 게레이루가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태인지 기다려봐야 한다"라며 "알폰소 데이비스와 김민재처럼 정말 많은 경기를 소화한 몇몇 선수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과 지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이덴하임전 출전 가능성에 대해서 분명하게 답하고 싶지 않다. 근육이 얼마나 피로한가? 선수가 얼마나 피로한가?에 대해 따지며 우리는 스스로에게 시간을 줘야만 한다. (선발 결정)금요일날 봐야 한다. 아마 토요일 아침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3일마다 경기를 하게 되면 다시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말하며 우파메카노에 대한 휴식도 고려했으나 결국 김민재와 함께 센터백 선발로 투입하게 됐다.
◆전반 리뷰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후 하이덴하임이 전반 초반 좋은 선제골 기회를 맞이했지만 뮌헨 수비진에 막혔다. 전반 4분 프리킥을 통해 박스 안으로 공이 들어왔고, 이를 센터백이자 하이덴하임 주장 마인카가 잡아 골문 앞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육탄 방어에 막혀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전반 11분 뮌헨도 좋은 선제골 기회를 하이덴하임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뮐러가 박스 안에서 접는 동작으로 수비수를 속인 뒤 반대쪽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자네가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앞에서 라이트백 트라오레가 몸으로 막았다.
이후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박스 안으로 들어온 김민재가 높이 뛰어 머리에 맞추는데 성공했지만, 헤더 슈팅이 골대 옆으로 향하면서 하이덴하임 골킥으로 이어졌다.
전반 14분 뮌헨의 주포 케인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가져왔다. 역습 상황에서 공을 잡은 자네가 박스 안에 있던 케인한테 공을 넘겼다. 공을 잡은 케인은 침착하게 골대 상단을 정확하게 노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케인은 리그 16호골을 달성하면서 분데스리가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전반 19분 공격수 클라인딘스트가 2 대 1 패스를 통해 돌파에 성공하며서 동점골 기회를 맞이했지만, 먼 포스트를 노린 회심의 오른발 슈팅이 크게 벗어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반 31분 케인의 선제골을 도왔던 자네가 추가골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스코어를 벌리는데 실패했다. 중앙선 인근에서 뮐러가 전방에 있던 자네를 향해 정확한 패스를 넣었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한 자네는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쪽 골문 구석을 노렸으나 슈팅이 골대 옆으로 흘러가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43분 뮌헨은 다시 한번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사르가 골키퍼 바로 앞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하이덴하임 수문장 뮐러가 환상적인 선방으로 막아내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절호의 득점 찬스가 무산되자 사르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러나 뮌헨은 이후 이어진 코너킥으로 한 골 더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뮌헨의 두 번째 골 주인공은 또 케인이었다.
케인의 자네의 코너킥을 정확하게 머리에 맞추면서 골망을 흔들며 이날 멀티골과 리그 17호골 달성에 성공했다. 앞서 좋은 추가골 기회를 놓쳤던 자네는 케인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면서 멀티 도움을 달성.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전반 추가시간은 2분 주어졌고, 뮌헨은 종료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 승리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후반 리뷰
후반 13분 김민재의 수비를 시작으로 뮌헨이 한차례 좋은 역습 장면을 만들었다. 후방에서 김민재가 공을 걷어내면서 뮌헨의 역습을 이어졌고, 박스 쪽으로 접근한 자네가 옆에 있던 케인한테 공을 넘겼다. 케인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노려봤지만 이번엔 뮐러 골키퍼가 오른발로 막아내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15분 뮌헨은 교체 카드 3장을 한꺼번에 사용했다.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그나브리, 우파메카노, 뮐러를 불러들이고, 에릭 막심 추포모팅, 하파엘 게헤이루, 마티스 텔을 투입하면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뮌헨의 공세를 막아내던 하이덴하임은 후반 22분 만회골을 터트리는데 성공했다. 교체로 들어온 추포모팅의 패스 미스를 기점으로 하이덴하임이 역습을 펼쳤다. 이후 박스 안에서 딩치의 패스를 막기 위해 김민재가 발을 쭉 뻗었는데, 불행히도 공이 김민재 발을 맞고 반대쪽에 있던 클라인딘스트한테 향하면서 하이덴하임의 추격골로 이어졌다.
실점을 허용한지 불과 3분도 되지 않아 뮌헨은 다시 한번 실수로 인해 골을 내주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심지어 실수가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김민재로부터 나오면서 팬들은 탄심을 금하지 못했다.
후방에서 김민재는 패스 미스를 범했고, 이 공을 하이덴하임 윙어 베스테가 가로챘다. 김민재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베스터가 슈팅을 하는 순간 몸을 날렸지만, 슈팅이 김민재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뮌헨은 저력을 발휘하면서 곧바로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트렸다. 후반 27분 오른쪽 측면에서 라이머가 컷백 패스를 시도했고, 이를 추포모팅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또 뮐러 골키퍼가 막아냈다. 그러나 튀어나온 세컨볼 게헤이루가 골문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스코어 3-2를 만들었다.
후반 33분 케인이 다시 한번 해트트릭 기회를 놓쳤다. 이번에도 자네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만 앞에 둔 케인은 왼발 슈팅으로 3번째 골에 도전했지만, 힘이 너무 실린 나머지 슈팅이 높게 뜨면서 골대 위로 날아갔다.
후반 40분 게헤이루와 마찬가지로 교체로 들어온 추포모팅도 골맛을 보면서 다시 스코어를 2골 차로 벌렸다. 오른쪽에서 텔이 올린 크로스를 추포모팅이 힘껏 뛰어올라 헤더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쐐기골을 넣었다. 교체로 들어온 두 선수가 합작한 멋진 골장면이었다.
후반 추가시간이 5분 주어진 가운데 다시 2골 차 리드를 가져온 뮌헨은 더이상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하이덴하임을 4-2로 격파해 승점 3점을 획득. 분데스리가 선두로 올라서면서 우승 경쟁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한편, 이날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는 그동안 쉴 틈도 없이 계속 출전을 하는 강행군을 보내 체력적으로 힘겨운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실점의 빌미가 되는 실수를 범하면서 호평을 받는 데 실패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FotMob)'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90분 동안 패스 성공률 90%(120/133), 롱패스 성공률 50%(4/8), 걷어내기 6회, 리커버리 11회 등을 기록했다. 다만 첫 번째 실점 장면은 운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두 번째 실점 장면은 완전히 김민재의 실수에서 나왔기에 풋몹은 김민재한테 팀 내에서 가장 낮은 평점 6.2점을 줬다.
또 다른 통계매체 '소파스코어(sofascore)'도 김민재와 마즈라위한테 이날 선발로 나온 뮌헨 선수들 중 가장 낮은 평점 6.5점을 주면서, 그동안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쳐 온 김민재는 아쉬움이 가득한 하루를 보냈다.
◆ 경기 결과
바이에른 뮌헨(4) : 해리 케인(전반 14, 44분), 하파엘 게헤이루(후반 27분), 에릭 막심 추포모팅(후반 35분)
FC하이덴하임(2) : 팀 클라인딘스트(후반 22분), 얀니클라스 베스테(후반 25분)
사진=EPA, DPA, AP/연합뉴스, 뮌헨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