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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의 LG 'KS 승리투수' 함덕주 "내게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 [KS3]

기사입력 2023.11.10 17:45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21년간 명맥이 끊겼던 LG 트윈스 한국시리즈 승리투수 타이틀을 이은 주인공은 함덕주였다. 함덕주 스스로도 "내게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며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LG는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2차전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5-4 역전승을 거뒀다. 0-4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LG에게 2차전 승리의 의미는 컸다. 지난 7일 1차전 2-3 역전패를 당했던 가운데 2차전까지 KT에 내줬다면 자칫 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을 뻔했다. 

LG 벤치는 2차전에서 투수 8명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고 추가 실점 억제에 성공했다. 타자들도 3회말 오스틴 딘의 1타점 적시타, 6회말 오지환의 솔로 홈런, 7회말 김현수의 1타점 2루타로 3-4까지 추격하면서 포기하지 않았다.



8회초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도 KT의 8회초 공격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던 장성우와 배정대를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문상철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LG는 곧바로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드라마를 썼다. 선두타자 오지환의 볼넷 출루, 문보경의 희생 번트로 잡은 1사 2루 찬스에서 박동원이 결승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LG는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이 KT의 마지막 저항을 삼자범퇴로 잠재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LG의 한국시리즈 승리는 2002년 11월 8일 이후 7670일 만이었다.

LG는 2002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8-7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3패를 만들었다. 승리투수는 LG의 레전드 이동현이었다.

하지만 LG는 이후 11월 1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6차전에서 9-10 역전패로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지난해까지 20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LG의 한국시리즈 승리 응어리는 2023년 11월 8일에 풀렸다. 함덕주는 21년 만에 LG의 한국시리즈 승리투수가 되는 영광을 맛봤다. 

함덕주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3차전에 앞서 훈련을 마친 뒤 "올해 정규리그 팀의 개막 첫승(4월 2일 수원 KT전, 2이닝 4탈삼진 무실점)도 내가 승리투수가 됐는데 한국시리즈 첫 승리투수도 내가 된 걸 보면 뭔가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고 웃은 뒤 "올 시즌에도 유독 내가 불펜에서 몸을 풀면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줬다. 약간 나한테 좋은 기운이 있다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등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차전에서는 8회말에 (오) 지환이 형이 볼넷으로 나간 뒤 문보경이 희생 번트를 성공했을 때부터 뭔가 분위기가 엄청 좋았다"며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박동원 형의 홈런이 나오니까 너무 짜릿했고 기분 좋게 그 순간을 즐겼다"고 돌아봤다.

함덕주 개인에게도 이번 한국시리즈는 의미가 크다. 두산 베어스 소속이던 2019 시즌 이후 4년 만에 가을의 가장 높은 무대를 밟게 된 가운데 반드시 또 하나의 우승 반지를 손에 넣겠다는 각오다.



함덕주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21경기를 뛰었던 '가을야구' 베테랑이다. 다만 이번 한국시리즈는 유독 더 긴장된다는 입장이다. 외려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 승부할 때가 편하다고 강조했다.

함덕주는 "내가 던질 때보다 더그아웃에서 다른 투수들이 투구하는 걸 볼 때가 더 떨리고 긴장된다. 나는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다 보면 날씨가 추운 것도 신경 쓰이지 않는다"며 "2차전을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 멋지게 이겨서 분위기가 정말 좋다. 이 기운을 3차전에서도 잘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날씨가 추울 때 몸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전혀 그런 게 없다"며 "경기 중일 때는 추위를 못 느끼다가 끝나고 나서야 오늘 추웠다는 걸 생각한다. 마운드 위에서는 타자와 어떻게 승부할지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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