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강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현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의 경쟁에서 점점 우위를 점하고 있다.
PSG 선배들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 이강인 중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프랑스 매체 '르텐 스포츠'는 9일(한국시간) "루이스 엔리케는 AC밀란 원정에서 이강인에게 챔피언스리그 첫 선발 기회를 주지 않았다. 대신 비티냐를 선호했다"며 "그러나 제롬 로탕은 이런 경기에선 이강인이 더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PSG은 8일 이탈리아 밀라노 산 시로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F조 4차전에서 AC밀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2주 전 AC밀란을 홈에서 3-0으로 완파했던 PSG는 이번 패배로 다시 선두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엔리케 감독은 AC밀란전에서 4-3-3 포메이션을 구축한 뒤 비티냐와 마누엘 우가르테, 워렌 자이르-에메리에 중원을 맡겼다. 하지만 AC밀란은 파리에서 무너지던 그 AC밀란이 아니었다. 홈팀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으로 특히 비티냐와 우가르테가 실수를 계속 범하면서 PSG는 승점 확보에 실패했다.
오히려 후반 15분 교체투입된 이강인이 괜찮았다. 드리블을 통한 탈압박으로 AC밀란을 게속 흔들었다. 이강인은 불과 30분을 뛰면서 패스 성공률 96%, 드리블 성공률 100%를 기록하는 등 짧지만 강렬한 플레이를 펼쳤다.
그런 가운데 PSG 레전드 공격수였던 로탕이 이강인의 선발 기용을 주문하고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로텡은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강인이 비티냐보다 발밑 기술 면에서 더 뛰어나다. AC밀란전이나 다가오는 도르트문트전과 같이 많은 경합이 있는 경기에선 견고해야 한다. 특히나 원정 경기는 더 그렇다. 공을 지켜낼 수 있어야 하고 상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로탕은 이어 "이강인은 교체 투입되고 나서 자신의 발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며 상처 뿐인 AC밀란전에서 이강인이 소득이었음을 알렸다.
로탕만 이런 의견을 제시한 것이 아니다. PSG 선수 출신 디디에 도미도 이강인을 미드필더로 둬 투입해야 한다고 알렸다.
"뛰어난 미드필더를 보면 압박에 대처를 잘한다. 약간의 압박이 가해질 때 1대1 압박이든 지역 압박이든 상관없이 특정 선수들이 턴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런데 파리엔 그런 모습이 없다. 에메리와 우가르테는 볼 리커버리(재탈취)를 매우 잘한다. 또한 에메리는 침투에 뛰어나다"며 17세로 이달 프랑스 국가대표팀에 뽑힌 에메리를 칭찬하면서도 "하지만 그들의 한계도 드러났다"고 했다.
해결책으로 이강인의 미드필더 기용을 꼽핬다. 도미는 "이강인이 매우 기술적인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는 공을 받고 턴 하는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압박에 대처하고 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를 미드필더에 기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단언했다.
이강인은 현재 오른쪽 윙어로 주로 기용되는데 미드필더로 뛰며 PSG의 문제점인 공 소유에 공헌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다.
이강인을 미드필더로 활용하려는 것은 엔리케 감독의 방침과도 같다.
앞서 엔리케 감독은 지난달 A매치 2경기에서 3골을 폭발하고 프랑스로 복귀한 이강인을 거론하면서 "우리와 함께한 이래로 이강인은 이미 그의 수준을 증명해 왔다. 국가대표팀 활약을 포함해서 그렇다"며 "우리를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 시스템 아래서도 그렇고 그는 미드필더로 크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윙어로도 뛸 수 있고, 가짜 9번이나 섀도우 스트라이커로도 활약할 수 있다"고 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어 "이강인은 마무리(골)와 마지막 패스에 재능을 가지고 있어 아주 흥미로운 선수"라고 한 번 더 호평했다.
그런 평가 뒤 엔리케 감독은 우선 포지션으로 고려한 미드필더보다 오른쪽 윙어로 투입하고 있다. 이강인 스스로로 윙어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PSG 중원이 예상보다 부실하다보니 이강인을 가운데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견해가 속출하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이강인의 팀내 중요도가 확 커진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PSG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