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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 맞대결' 포항이 또 웃었다! 전북에 4-2 대역전승→'통산 5회' 최다우승 타이 [현장 리뷰]

기사입력 2023.11.04 16:12 / 기사수정 2023.11.04 16:12



(엑스포츠뉴스 포항, 나승우 기자) 10년 전보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포항 스틸러스가 전북현대를 꺾고 대한축구협회(FA)컵 통산 최다 우승(5회) 공동 1위에 등극했다.

포항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서 4-2 대역전승을 거뒀다. 송민규에게 선제 실점해 끌려간 포항은 한찬희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초반 구스타보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줬으나 제카와 김종우, 홍윤상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했다.

통산 4회 우승을 기록 중이었던 포항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전북, 수원삼성과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인 5회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또한 10년 전 결승전 이후 10년 만에 펼쳐진 맞대결서 또다시 승리하며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두 팀은 10년 만에 대회 결승전에서 다시 만났다. 2013시즌 FA컵 결승전에서 격돌했을 때는 포항이 승부차기 끝에 전북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전북은 10년 전 패배를 설욕하고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는 각오였다. 포항은 우승하면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인 5회와 타이를 이루게 됐기에 10년 전 맞대결 승리의 좋은 기억을 떠올리고자 했다.



경기 전 양 팀의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

포항은 4-3-3으로 나선다. 황인재가 골문을 지키고 그랜트, 박승욱, 하창래, 김종우가 수비라인을 형성한다. 고영준, 김종우, 한찬희, 신광훈이 미드필더로 출전하며 김인성, 제카, 김승대가 3톱으로 호흡을 맞춘다.

전북은 5-3-2로 맞선다. 김정훈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정태욱, 박진섭, 김진수, 홍정호, 정우재가 백5를 구성한다. 한교원, 백승호, 맹성웅이 중원을 이루며 구스타보와 송민규가 최정방 투톱으로 출전해 득점을 노린다.

이번 시즌 두 팀의 5번째 맞대결이기도 하다. 지난 4차례 대결에서는 포항이 3승1무로 우세를 점하고 있다. 지난 4월 전북 홈에서 열린 시즌 첫 대결에서는 포항이 2-1 승리를 거뒀다. 한 달 뒤에는 포항이 홈에서 전북을 1-0으로 꺾고 맞대결 2연승을 기록했다. 7월에 있었던 3번째 만남에서도 포항이 홈에서 2-1 승리를 기록하면서 3연승을 달렸다. 가장 최근 대결인 지난달 28일 경기에서는 1-1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북은 이번 시즌 전적 열세를 이번 경기를 통해 극복하고자 한다. 경기 전날 포스코 본사 대회의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단순히 뛰러 온 게 아니라 이기러 왔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 역시 "홈 팬들 앞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며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철순과 김승대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김승대가 "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리그를 보면 답이 있는 것 같다"며 포항의 우세를 자신하자 최철순은 "맨투맨을 붙어 골을 못 넣게 막겠다"고 선포했으나 최철순이 벤치에 대기하면서 대결이 불발됐다.

이날 경기는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도 지켜봤다. 직접 스틸야드 현장을 찾아 백승호, 김진수 등 대표팀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는 선수들의 기량도 파악했다.

포항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기회는 전북이 먼저 잡았다. 프리킥 공격 상황에서 김진수가 길게 올려준 공을 박진섭이 머리로 받아 박스 안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정태욱이 공을 잡지 못해 기회가 무산됐다.

포항의 반격이 한끗 차이로 빗나갔다. 제카가 전북 골키퍼 김정훈을 압박해 패스 미스를 유도했다. 공을 뺏어낸 포항은 왼쪽 측면을 돌파했고 크로스가 고영준 머리에 닿았지만 골대 옆을 살짝 빗나갔다.

전북의 압박도 만만치 않았다. 패스 길목을 모두 차단하며 황인재를 둘러쌌다. 황인재가 구스타보를 제치는 데는 성공했으나 한교원을 제치는 과정에서 공이 골라인 아웃돼 전북에게 코너킥을 내줬다. 다만 전북의 코너킥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어 구스타보가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머리로 떨어뜨려 줬다. 포항 수비와 골키퍼가 처리를 미루는 사이 한교원이 달려들어 공을 뺏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슈팅까지 가진 못했다.

포항이 황인재의 정확한 킥으로 전북 수비를 단번에 무너뜨렸다. 정우재가 낙하 지점을 잘못 파악했다. 공은 곧바로 김승대에게 연결됐다. 그러나 부심의 기가 올라갔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북이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전반 11분 송민규가 때린 슛이 수비 라인 사이에 있던 한교원에게 맞으면서 오히려 완벽한 일대일 찬스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한교원의 슈팅은 황인재 손에 맞고 튕겨나갔다. 이어진 세컨볼 찬스에서도 전북의 마지막 슈팅은 옆그물을 때렸다. 3분 뒤 백승호의 강력한 프리킥 역시 황인재 선방에 가로막혔다.

결국 전북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6분 구스타보가 중앙으로 낮고 빠르게 올려준 공을 송민규가 논스톱 슈팅으로 처리했다. 이번에도 황인재 선방에 막히는 듯 했으나 흘러나온 공을 송민규가 다시 한 번 때려넣었다. 골라인을 넘기 직전 하창래가 걷어내려고 했으나 박승욱 다리에 맞은 공은 골대에 맞고 들어갔다. 포항 출신인 송민규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순간이었다.





홍정호와 제카가 충돌했다. 홍정호가 공을 걷어내려는 과정에서 제카가 뒤늦게 발목을 노리고 발을 들이댔다. 강한 충돌은 없었지만 앞선 장면에서도 제카가 홍정호의 복부를 의도치 않게 때리는 동작이 나왔던 터라 감정이 격해진 홍정호가 거칠게 반응했다. 주심이 즉시 달려와 상황을 정리하면서 큰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전북이 계속해서 몰아쳤다. 백승호가 좁은 공간 사이를 빠져나오는 양발 드리블로 포항의 압박을 벗겨냈다. 전방으로 공을 투입했고, 한교원이 빙글 돌면서 터닝슛을 시도했으나 슛 세기가 약했다. 공은 황인재 품에 안겼다.

모처럼 포항에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8분 간결한 패스 플레이로 슈팅 기회까지 만들었다. 제카가 뒤로 내준 공을 한찬희가 마음 먹고 때려봤으나 골대를 크게 빗나갔다.

전반 36분에는 코너킥 공격을 통해 전북의 골문을 두드렸다. 김승대가 올려준 코너킥을 그랜트가 달려들어 헤더로 처리했다. 강력한 헤더였지만 김정훈이 선방해냈다.

전북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한교원이 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들어가 슈팅까지 가져가려고 할 때 뒤에서 재빨리 커버를 들어온 김인성이 걷어냈다.

기회를 놓친 전북에게 돌아온 건 실점이었다. 포항이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전반 44분 고영준이 골라인 부근까지 깊숙히 돌파한 뒤 중앙으로 컷백을 내줬다. 김승대가 흘려주면서 노마크 위치에 엤던 한찬희에게 연결됐고, 한찬희는 힘들이지 않고 골문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다. 양 팀 모두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1-1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 초반부터 전북이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후반 4분 정우재가 박스 안에서 신광훈의 슬라이딩 태클에 쓰러졌다. 처음에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비디오판독(VAR)을 진행한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느린 장면을 봐도 신광훈의 태클은 공을 것드리지 못하고 정우재 발목과 접촉했다. 후반 6분 구스타보가 키커로 나섰다. 왼쪽 하단으로 가볍게 툭 밀어찼다. 황인재는 오른쪽으로 뛰었다. 골키퍼 방향을 속인 완벽한 골이었다.

전북이 기세를 올렸다. 포항의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한교원의 크로스, 백승호의 중거리 슛이 연달아 나왔다. 그러나 황인재가 잘 막아냈다.





포항이 선수 교체를 통해 흐름을 바꾸고자 했다. 불안한 모습을 보인 신광훈과 김인성을 불러들이고 심상민, 홍윤상을 투입했다. 투입 직후 골문 바로 앞에서 홍윤상이 슈팅을 때렸으나 고영준 몸에 맞아 기회가 무산됐다. 이어진 박승욱의 크로스느 골대 상단을 때렸다. 고영준의 중거리 슛은 수비 발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향했으나 김정훈 골키퍼에 의해 저지됐다.

포항 그랜트가 한교원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포항은 최후방 센터백 퇴장이라는 위험 부담을 안고 경기를 하게 됐다. 전북이 프리킥을 이어갔다. 백승호가 뒤로 살짝 내준 공을 김진수가 왼발로 슈팅을 때려봤지만 골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전북도 맹성웅을 빼고 보아텡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후반 22분에는 구스타보 대신 박재용을 투입했다.

포항이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9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홍윤상이 제카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제카의 첫 슈팅은 빗나갔지만 김종우가 머리로 떨어뜨려준 후 고영준이 내준 공을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동점골을 넣은 제카는 이호재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포항이 흐름을 탔다. 고영준이 중앙에 연결한 공을 한찬희가 논스톱 슛으로 처리했으나 골대 위를 살짝 벗어났다.

결국 역전까지 성공했다. 후반 32분 김승대의 패스를 멋진 턴 동작으로 연결해 수비 압박을 벗겨낸 김종우가 왼발로 때린 슛이 그대로 골문 구석에 꽂혔다. 김정훈 골키퍼가 손을 뻗어봤지만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북은 정우재를 빼고 문선민을 투입해 공격수 숫자를 늘리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포항의 손을 들어줬다. 후반 추가시간 홍윤상이 환상 감아차기 골로 쐐기를 박으면서 포항이 통산 5회 우승을 달성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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