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아이돌, 그 안에는 자신만의 예술을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아티스트들이 존재합니다. 나아가 홀로서기에 성공한 아티스트들은 자신만의 예술을 더욱 확장시켜 나갑니다. 멤버 '개인'을 아티스트로 집중 조명하는 엑스포츠뉴스만의 기획 인터뷰 '아이돌티스트'. 엑스포츠뉴스가 만난 '아이돌티스트' 열네 번째 주인공은 첫 솔로 앨범을 들고 돌아온 희진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아이돌티스트]②에 이어) 희진을 떠올리면, 그 시작을 함께한 이달의 소녀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멤버들은 전속계약 분쟁을 겪은 후, 어쩔 수 없이 각자의 자리를 찾아 흩어졌다. 그중 희진과 같은 모드하우스 소속인 오드아이써클(김립, 진솔, 최리)을 시작으로 루셈블(현진, 여진, 비비, 고원, 혜주)과 '솔로' 츄가 데뷔를 했다. 먼저 데뷔한 멤버들을 보면서 희진은 "긴장 반, 설렘 반"의 기분이 들었다고.
루셈블 쇼케이스에 응원 갔을 때는 무대가 아닌 곳에서 함께 활동했던 멤버들을 직관했다. 오드아이써클은 유닛 활동을 한 적이 있었지만, 루셈블은 새로운 조합인 만큼, 희진은 "복잡하고 묘한 감정이었다. 슬프면서도 응원의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멤버들과 떨어져 솔로 활동에 나서면서는 연습할 때 가장 크게 변화를 체감한다고도 했다. 그는 "12명 다인원이고, 서로 너무 친하기도 했다. 각자 먹을 걸 엄청 시켜서 중간중간 먹고, 쉬는 시간에 복작복작 수다 떨고 했다. (이번엔) 저 혼자고 댄서 분들만 계시지 않나. 지금은 (댄서들과도) 편해졌지만, 처음엔 어색한 기류에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구나를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이달의 소녀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퀸덤2' 준우승을 차지한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그러나 분쟁으로 인해 다시금 불안감이 찾아왔다. 희진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저희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우리 팀을 유지하고 싶다'고. 많이 안타깝지 않나. 멤버들의 탓도 아니고 불화도 아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생기다 보니 서로 아쉬움도 컸고,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 컸다"고 당시의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긴 고민 끝에 택한 소속사 모드하우스는 이달의 소녀 프로젝트 프로듀싱을 맡았던 정병기 대표가 이끄는 곳이다. 희진은 여러 회사에서 연락을 받았고, 미팅에서도 "팀을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다른 멤버들도 이런 연락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담담히 털어놓은 희진은 멤버들과 함께할 수 있는 현재의 소속사 덕에 다시금 용기 내서 새 시작을 준비할 수 있었다.
희진은 모드하우스에서 진솔, 김립, 최리, 하슬과 '아르테미스(ARTMS)'로 함께한다. 솔로 앨범을 내지만, 여러 콘텐츠 속에서 멤버들이 든든하게 곁을 지킨다. 때문에 솔로 준비 과정에서 아르테미스, 그리고 이달의 소녀 멤버들과 나눈 이야기도 많다. 그는 "정말 많은 멤버들이 연락을 줬다. 혼자서 너무 정신이 없다 보니 멤버들에게 먼저 빨리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을 잘 못했다. 정신없이 준비하고 있었는데 (김)립 언니한테 장문으로 '그룹 할 때도 바쁘고 정신없고 힘들어했는데, 혼자 힘들 것 같다'는 메시지가 왔다. 새벽에 첫 줄을 읽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그때 많이 힘들었나 보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런 내용이 담긴 기사를 보고 이번엔 현진이 연락을 했다. 희진은 "(현진이) '너는 어떻게 해도, 혼자도 잘할 수 있잖아'하면서 장문으로 연락이 왔다"고 전하며 "동갑인 친구이고, 너무 친하다 보니 서로 그런 걸 오글거려하는데 그럼에도 선뜻 연락을 먼저 해준 게 고맙더라"고 밝혔다. 다만, 희진은 "투어 힘들진 않냐. 잘 보고 있다. 고맙다 연락했던 기억은 있다"며 현진의 연락에 장문으로 답하진 않았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MBTI 'T' 성향임을 밝힌 그는 "그런(장문으로 화답하는) 디테일을 놓쳤는데, 연락을 한 번 더 해야겠다"고도 덧붙였다.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는 멤버들과 '퀸덤2' 준우승, 월드투어까지 했지만 짧은 시간에 환경과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변화의 시기를 희진은 "정신없이" 보냈다. 그는 "저 스스로도 정리가 필요했고, 거의 쉬지 못하고 지냈다. 그때는 안정감이 없었다. 아이돌로서 어느 곳에도 소속돼있지 않다는 게 안정감에 크게 작용을 하더라. 솔직하게 힘들었던 기억"이라며 "그래서 지금 더 행복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고, 매듭도 짓지 못했다. 이달의 소녀 첫 멤버로 공개돼 격동의 시기를 보내기까지 이달의 소녀로서 보낸 시간들은 희진에게 "굉장한 소속감"을 남겼다. 그는 "1번 타자로 데뷔했을 때는 모든 게 무서웠다. 전 그룹을 생각하고 왔는데 갑자기 혼자 데뷔하라고 하니까. 점차 멤버들이 생기면서 소속감을 많이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평생 친구가 생긴 것 같아요. 진부하긴 한데,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가족보다도 더 가까운 느낌이에요. 언제든 연락해서 시간 되면 만날 수 있고, 속이야기 털어놓을 수 있고, 공감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헛된 시간이 절대 아니었어요. 그때도 항상 너무 행복했고, 무대를 하는 매 순간이 소중했어요. 이달의 소녀라는 시간을 거쳐 왔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잖아요. 아직 이게 마무리가 됐다고 생각은 안 해요. 언제든지 저희는 뭔가를 할 수 있으면 할 거예요."
이달의 소녀는 어떤 의미인지 묻자 한참을 고민하던 희진은 "내 전부"라는 답을 내놨다. 과거형의 답변을 하면 행여 팬들이 슬퍼할까 신중히 말을 고르던 희진은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전부. 내 전부. 생각하면서 참 많이 속상한 것 같다. 행복하기도 하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계속 기억해줬으면 하는 것"이라고 애틋함을 보였다.
희진이 팀에 깊은 마음을 보인만큼, 곁에 있던 아르테미스 멤버들도 희진의 솔로 준비 과정에 수시로 응원을 해줬다. 여기에 더해 멤버들은 다시금 솔로로 나서는 희진에게 애정이 담긴 응원의 말을 전했다.
"희진이는 정말 팔색조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희진이의 매력을 알게 되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슬)
"정말 오랜만에 희진이의 솔로곡을 발매하게 되는데, 데뷔 때의 모습보다 훨씬 성숙해진 모습이 돋보이는 것 같아요. 여유롭고 에너지 넘치는 희진이의 무대가 기대되고, 솔로 활동은 처음인데 뒤에서 계속 응원할 테니까! 멋진 활동을 펼쳐주길 바랍니다!"
(진솔)
"정말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인 만큼 희진이가 많이 신경 쓰고 열심히 노력한 앨범이에요. 성장한 희진이의 예쁜 모습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이번 앨범을 통해서 희진이와 팬분들이 많이 웃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김립)
"이달의 소녀 첫 번째 멤버로서 정말 다재다능한 우리 희진 언니. 항상 멋지고 예쁜 모습만 보여줘서 너무 고맙고 지금까지 너무 멋있었고 앞으로도 더 더 언니가 무대 위에서든 어디서든 훨훨 날아다녔으면 좋겠어. 같은 멤버로서 이번 활동 옆에서 누구보다 응원 많이 할 테니깐 솔로 활동도 파이팅! 많이 고맙고 사랑해요. 여러분들 저희 희진 언니 노래 너무 좋으니깐 많이 들어주시고 예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리)
사진=모드하우스, 엑스포츠뉴스DB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