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7.08 15:07 / 기사수정 2011.07.08 15:07
아르헨티나는 7일(이하 한국시간) 산타페에서 열린 '코파아메리카 2011'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콜롬비아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2일 열린 볼리비아와의 개막전에서도 1-1 무승부에 그친 아르헨티나는 승점 2점으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했다. 시드배정 팀 가운데 가장 수월한 조편성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수준이다.
아르헨티나는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서 18년 만에 정상 등극을 자신했다. 4-3-3 포메이션을 가동한 세르히오 바티스타 감독은 최전방 중앙에 리오넬 메시를 놓고 좌우에 카를로스 테베스, 에세키엘 라베씨를 포진하는 공격진을 구성했다. 하지만 두 경기에서 보여준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메시의 개인 활약만 놓고 봤을 때 썩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화려한 드리블과 민첩한 움직임을 통해 수비를 궤멸시키는 능력은 여전히 군계일학이었다. 그러나 동료들의 뒷받침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효율성을 극대화시키지 못했고 메시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포진한 테베스, 라베씨는 개인 드리블 돌파에 의존하며 경기의 맥을 끊어놨다.
중원에서 에베르 바네가 홀로 공격을 전개하기엔 큰 부담이었다. 빌드업이 원활치 않자 메시가 미드필드까지 내려오는 움직임이 병행되었는데 모든 선수들이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다 보니 좀처럼 활로를 개척하지 못했다.
볼리비아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앙헬 디 마리아, 세르히오 아게로의 활약은 그나마 희망적인 요소였다. 디 마리아는 날카로운 왼쪽 측면 돒파로 공격의 물꼬를 틀었고, 아게로는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팀의 패배를 구했다.
하지만 첫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바티스타 감독은 "무승부 결과가 나의 계획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한 전술이 있고, 우리팀에는 내 전술을 소화할 선수들이 즐비하다"고 말했다.
바티스타 감독은 왼쪽 풀백 마르코스 로호를 뺀 것을 제외하고 볼리비아전과 동일한 라인업으로 콜롬비아전에 임했다. 결과적으로 '고집불통' 바티스타 감독의 선택은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경기력은 볼리비아전과 비교해 나아진 게 없었으며 대표팀에 실망한 관중들은 경기 내내 야유를 퍼붓는 광경이 펼쳐졌다.
메시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8일 아르헨티나 언론 '토토 노티시아스'는 "메시가 보여준 마법은 아무것도 없었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바티스타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수행하는 프리롤 역할을 활용하기 위해 메시를 중앙에 배치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를 재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최전방부터 쉴새없이 조직적인 압박을 가하고 높은 볼 점유율, 정확한 패스와 더불어 볼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들의 스위칭이 90분 내내 이뤄지는 팀이다. 반면 여전한 불협화음과 팀 워크가 완성되지 않은 아르헨티나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아르헨티나 사령탑으로 부임한 바티스타 감독은 줄곧 메시를 스리톱의 오른쪽으로 기용해왔다. 지난 해 스페인전 4-1 대승 당시에도 메시는 오른쪽과 중앙을 오가는 움직임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메시의 프리롤 역할은 역효과를 낼 소지가 있다. 미드필드에서의 매끄러운 볼공급이 이뤄진다면 달라질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바네가, 캄비아소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메시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드필더와 최전방 스리톱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바티스타 감독은 콜롬비아전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마다 전술을 바꾸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에겐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부럽지 않은 공격수들을 대거 보유한 아르헨티나 감독의 고충이라고 이해하기엔 어려운 발언이었다.
A조 3위까지 쳐지며 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한다. 아르헨티나 출신 히카르도 라 볼페 감독이 맡고 있는 코스타리카는 볼리비아를 2-0으로 물리쳤을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를 휜히 꿰뚫고 있어 만만한 적수가 아니다.
바티스타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 아르헨티나 ⓒ 코파 아메리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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