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에릭 턴 하흐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구사하고자 하는 축구는 어떤 스타일의 축구일까.
맨유는 3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엘링 홀란과 필 포든에게 실점하며 0-3으로 완패했다. 맨유는 맨시티전 패배로 리그 5승 5패, 승점 15로 순위를 8위에서 끌어 올리지 못했다.
맨유는 이날 경기에서 전반 26분 라스무스 회이룬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로드리를 잡아끌어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홀란이 이를 마무리하며 선제 실점했다. 이후 후반 4분 홀란의 추가골과 후반 35분 포든의 득점까지 터지며 완전히 무너졌다.
경기 내내 맨시티가 흐름을 주도했으며, 맨유는 슈팅 숫자에서도 7개에 그치며 21번의 슈팅을 시도한 맨시티와는 대조되는 공격력을 보여줘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런 가운데 턴 하흐 감독이 이번 패배 이후 맨유에서는 아약스에서 자신이 구사하던 축구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 팬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30일 "턴 하흐는 맨유가 자신이 성공적이었던 아약스처럼 플레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고백했다"라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턴 하흐는 맨시티전 패배 이후 맨유가 아약스처럼 플레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턴 하흐는 자신이 수많은 리그 트로피를 획득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까지 성공했던 아약스에 대해 놀라운 고백을 했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턴 하흐는 "나는 여기서 아약스에서 했던 축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는 다른 선수들이 있고, 나는 아약스처럼 축구하기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보유한 선수들에 따라 플레이 방식이 결정된다. 이것이 내가 아약스에서 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이유다. 나는 여기서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없다. 아약스 같은 축구는 맨유의 DNA에 전혀 없다. 아약스의 축구는 매우 전형적이지만, 맨유는 훨씬 더 다이렉트하게 플레이한다. 우리는 그런 축구를 위한 선수들을 특히 최전방에 보유했다"라며 맨유에는 아약스 DNA가 없기에 다른 축구를 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턴 하흐의 발언은 그의 영입 기조를 고려하면 맨유 팬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설명이었다. 그는 지난 2022/23 시즌 맨유에 합류한 이후 줄곧 자신이 아약스에서 지도했던 선수들과 네덜란드에서 지켜본 선수들의 영입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토니, 안드레 오나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도니 판더비크 등 아약스 출신 선수들이 맨유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영입 명단에 아약스 시절 지도했던 프랭키 더용, 율리엔 팀버, 모하메드 쿠두스 등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타이럴 말라시아, 소피앙 암라바트 등 네덜란드 리그에서 지켜본 선수들의 영입도 추진했다. 해당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해 맨유는 막대한 투자도 감행했다. 다만 턴 하흐의 과거 제자와 영입 요구로 맨유에 합류한 선수 중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그가 아약스 시절 축구를 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자 맨유 팬들은 분노했다. 팬들은 해당 보도에 댓글을 통해 "그는 아약스에서 운이 좋았다", "문제가 몇 년 동안 똑같다", "그를 아약스로 보내야 한다"라며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의 좋은 경기력과 카라바오컵(EFL컵) 우승까지 챙기며 올 시즌 큰 기대를 받았던 턴 하흐가 부진한 성적과 아쉬운 인터뷰 스킬로 팬들의 비난을 받는 가운데, 그가 자신이 언급한 맨유스러운 축구로 반등할 수 있을지도 맨유 팬들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