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아르센 벵거 감독도 자신의 제자이자, 현재 아스널 감독인 미켈 아르테타의 결정에 의문을 표했다.
아스널은 올 시즌 골키퍼 포지션에 다비드 라야를 영입하며 새로운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시즌까지 확고한 주전이었던 애런 램스데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라야를 영입한 아르테타 감독은 지난 맨유전 이후 라야를 기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결정에 대해 경쟁 체재라고 표현하며 "골키퍼도 충분히 다른 포지션처럼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라고 밝히며 화제를 모았다.
아르테타 감독은 두 선수 중 출전시킬 선수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가브리엘 제주스와 파비우 비에이라가 주전 경쟁을 하는 것과 똑같다. 제주스는 팀에 어떤 선수보다 트로피가 많지만, 그가 선발을 꿰차지 못해도 아무도 의문을 가진 적이 없다"라며 팀의 주전 골키퍼 자리도 다른 포지션과 마찬가지로 경쟁과 로테이션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다만 아르테타 감독이 제대로 로테이션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맨유전까지 총 4경기에 출전했던 램스데일은 이후 라야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고, 이후 지난 9월 28일 브렌트퍼드와의 리그컵 경기 외에는 출전이 없다. 반면 라야는 리그 6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9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문제는 라야의 최근 기량이 램스데일보다 좋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라야는 주전 자리를 맡은 초반 클린시트와 롱패스를 과시했지만, 최근 첼시, 세비야 등을 상대로 나쁜 위치선정과 판단으로 실점하며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주전 도약 초반 70퍼센트에 이르던 롱킥 성공률이 최근에는 40퍼센트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팬들은 지난 첼시전 당시 라야의 실수 이후 램스데일의 이름을 부르는 등 램스데일의 출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아르테타 감독은 세비야전과 직전 셰필드전에서도 라야를 주전으로 기용했다.
이런 가운데 벵거 감독까지도 아르테타의 골키퍼 경쟁 체제에 의문을 가지며, 라야와 램스데일 중 아르테타가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강해지게 됐다.
영국 매체 더선은 30일(한국시간) "벵거는 아르테타의 골키퍼 선발 정책을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더선은 "벵거는 아르테타가 램스데일을 대한 방식을 비난했다. 램스데일은 지난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아르테타는 이번 여름 라야를 임대로 영입했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벵거는 "나는 램스데일을 좋아한다. 나였다면 그를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주전으로 다시 돌아올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그가 더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지난 시즌 경기들에서 결정적인 선방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램스데일의 선방 능력을 칭찬했다.
벵거는 램스데일의 문제로 지적됐던 패스 능력에 대해서는 "아르테타는 그의 발밑 능력에 만족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면서도 골키퍼의 우선적인 자질에 대해 "골망으로 들어가는 공을 막는 것"이라며 선방 능력에 대해서는 램스데일이 우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르테타의 골키퍼 경쟁 체제에 대해서도 벵거는 "나는 골키퍼 로테이션을 믿지 않는다"라며 "나는 골키퍼의 계층 구조가 명확하지 않다고 믿지 않는다. 그런 방식은 효과가 없다"라며 아르테타의 선택을 반박했다.
벵거 감독까지 나서서 아르테타의 골키퍼 경쟁 체제를 비판한 가운데, 아르테타가 오는 2일 오전 4시 30분 영국 런던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웨스트햄과의 리그컵 경기와 오는 5일 오전 2시 30분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리는 뉴캐슬과의 경기에서는 램스데일에게 연속해서 기회를 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