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의 질주가 무섭다.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초반 10경기를 치르면서 8승2무(승점 26)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지켜냈다. 이제 프리미어리그 일정의 25%를 조금 넘은 시점이지만 주포 해리 케인의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 이적에 따른 공격력 공백을 거뜬히 메우며 점유율 위주의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그러자 축구종가 영국에서도 토트넘의 행보를 주목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1960/61시즌 이후 한 번도 일궈내지 못했던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이 이번 시즌엔 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62년 만의 토트넘 우승 확률이 점점 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시즌 전만 해도 지난 시즌처럼 7~8위에 꼽히던 팀이 바로 토트넘이었다.
이런 시점에서 영국의 대표적인 축구 전문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가 재미있는 통계 자료를 내놨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창설 이후 초반 10경기에서 승점 26점 이상을 확보한 팀이 어떤 성적을 냈는가다.
토트넘 이전에 총 12개 팀이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승점 26점 이상을 따냈는데 이 중 6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우승하지 못한 팀들 중 5팀이 3위 안에 들었다.
통계적으로 보면 토트넘이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설 확률이 50%에 이른다는 얘기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보장되는 3위 안에 진입할 확률은 91.7%다.
2005/06시즌 첼시, 2011/12시즌 맨시티, 2014/15시즌 첼시, 2017/18시즌과 2018/19시즌 맨시티, 2019/20시즌 리버풀 등 총 6팀은 초반 엄청난 상승세를 바탕 삼아 그대로 질주하고 우승까지 해냈다.
1995/96시즌 뉴캐슬과 2008/08시즌, 2018/19시즌, 2019/20시즌 리버풀, 그리고 직전 시즌인 2022/23시즌 아스널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7/08시즌 아스널은 3위로 마쳤다.
단 한 팀만이 초반 엄청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시즌을 6위로 마쳤는데 1994/95시즌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그랬다. 뉴캐슬은 해당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지금의 토트넘처럼 8승2무를 챙겼다. 그러나 이후 원정 경기에서 와르르 무너지면서 승점 72로 6위에 그쳤다.
하지만 1994/95시즌 뉴캐슬의 경우는 프리미어리그가 현행 20개팀 체제가 아닌 22개팀 체제여서 지금의 토트넘과 비교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매치 오브 더 데이' 패널들의 생각이다.
결국 20개팀 체제로 재편된 1995/96시즌부터는 초반 10경기에서 승점 26 이상을 기록한 팀들 중 한 팀도 3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토트넘도 이 법칙을 따라 최소 3위, 그리고 절반 이상의 확률을 지닌 우승까지 갈 수 있을지 흥미롭게 됐다.
토트넘의 우승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 맨유 레전드 수비수로 명성을 날렸던 개리 네빌은 "토트넘이 아직 우승할 전력은 아니다"며 "현재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에서 싸우고 있는 팀들이 하나 둘 떨어져 프리미어리그에만 전념하면 토트넘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