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레전드 명곡 '아라비안 나이트'의 '천재 뮤지션' 김준선이 30년 지기 절친 김혁경과 듀엣 '혁이와 준이'를 결성, 폭넓은 공감과 소통의 음악적 행보에 나섰다.
지난 1990년 KBS '대학가요축제' 본선 진출로 이름을 알린 김준선은 당시 수상은 못했지만 그때 부른 '아라비안 나이트'를 댄스곡으로 편곡, 새롭게 들고 나와 가요계를 올킬했다. '아라비안 나이트' 이후로도 '마마보이' '너를 품에 안으면'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고 드라마·영화 OST 프로듀서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천재 뮤지션'의 존재감을 보여왔다.
30여 년 전부터 시대를 앞서간 뮤지션으로 주목받으며 실험적인 음악과 도전을 펼쳤던 바. 오랜 세월이 지금까지도 '아라비안 나이트'가 새롭게 조명 받고 김준선의 음악적 역량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에는 음악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고민, 이를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뚝심에 있다.
김혁경과 손잡고 전설적인 듀엣의 탄생을 알린 첫 싱글 '자격이 된다' 역시 명품 드라마로 회자되는 '눈이 부시게' 속 배우 김혜자의 명대사이자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은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에서 감동 받아 만들게 됐다.
당시 우연히 김혜자의 대상 수상 소감 장면을 보고 영감을 얻은 김준선이 해당 대사를 모티브로 '자격이 된다'를 탄생시킨 것. 담담하지만 묵직한, 꾸미지 않아도 멋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하기 위해 편곡에서도 최대한 음악적 기교를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 담아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김준선이 그동안 보여준 강하고 남성적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음악적 결에 '30년 지기' 김혁경마저 "너무 홀리한 거 아니냐"며 깜짝 놀랐을 정도. 그만큼 '자격이 된다'는 김준선의 또 다른 면을 끄집어내고,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하는 결과물임이 분명했다.
"요즘 나이를 먹어서 그럴까요? 점점 아기자기하고 말랑말랑한 느낌이 좋더라고요. 점점 감정도 풍부해지고 예전보다 대화도 쉬워지는 것 같고. (웃음) '아라비안 나이트'도 그렇고 곡 작업할 때 5분에서 10분을 넘지 않으면 히트를 치는데 이번 곡도 그랬어요. 주변에서 반응이 좋았죠."
첫 스케치부터 '대박' 냄새 풍긴 '자격이 된다'는 솔로곡이 아닌 김혁경과 듀엣곡으로 탄생했다. 그것도 프로젝트 곡이 아닌, '혁이와 준이'라는 팀을 결성해서 그 시작을 알리는 데뷔 싱글로 발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혁이(김혁경) 덕분에 가수로 데뷔하게 되었어요. 당시 컴퓨터도 없던 시대인데 혁이 집에 고가의 녹음 장비가 있더라고요. 그때 집에서 같이 '아라비안 나이트' 새로운 버전의 데모를 만들었는데 대박이 난거죠. 혁이 덕분에 가수가 될 수 있다고 100% 말할 수 있어요." (김준선)
자신을 가수로서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도록 큰 도움준 김혁경에게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 여기에 가수의 꿈을 잠시 접고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손꼽히는 베테랑 전문가로 성장한 김혁경과 음악적 동행을 이루고 싶은 바람. 급하지 않게 천천히 그 때를 기다렸고, 혁이와 준이로 뭉친 두 사람은 '자격이 된다'로 드디어 동행의 시작을 알렸다.
"혁이는 굵직한 배우들을 탄생시킨 매니지먼트사 대표인 만큼 부담이 클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혁이가 용기내주지 않았다면 혁이와 준이가 탄생하기 어려웠죠. 정말 고마워요. 혁이와 준이를 결성하기 위해 혁이에게 천천히 '우리 함께 듀엣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우리가 같이 콘서트를 하면 얼마나 흥미로울까?'란 식으로 주입시켰어요. 워낙 똑똑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지닌 친구다 보니까 금방 이해하더라고요. (웃음)"
혁이와 준이가 세상에 나오고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신선하고 흥미롭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두 사람의 '30년 절친' 시너지는 물론 단단한 내공으로 꽉 찬 노래의 완성도에 감탄하는 반응도. 여기에 인터뷰 내내 티키타카 입담까지 완벽한 합을 이루는 두 사람, 이래서 '30년 지기' 친구는 다르구나 싶을 정도.
"'자격이 된다' 나온 뒤 동료 뮤지션들 중에 우스갯소리로 '왜 나랑 같이 안 하냐'는 말을 하기도 했죠. '기다려 보라'고 말하긴 했지만 '자격이 된다'를 함께 부를 수 있는 사람은 혁이뿐이에요. 혁이와 준이로 뭉칠 수 있는 사람은 혁이가 유일하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준선)
앞으로도 혁이와 준이란 팀으로 음악 활동은 물론 콘서트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역사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는 김준선. 특유의 유쾌한 입담과 진중한 면모 어우러진 이야기들이 많은 이들을 웃고 울리며 감동의 서사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혁이와 준이다운 모습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어요. 저희가 어린 친구들 문화에 비집고 들어갈 생각은 없어요. 유쾌하면서도 감동 주고 공감할 수 있는 팀이 되길 바라요. 앞으로도 재밌고 세상 사는 이야기 함께 나누고 음악으로 교감 나눌 수 있는 혁이와 준이가 되겠습니다." (김준선)
사진=즈레이드뮤직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