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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고민 덜어준 구드럼..."활용 가치 떨어져, 다른 타자로 바꾼다"

기사입력 2023.10.26 22: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원하는 외국인 타자의 플레이 스타일은 명확했다. 게임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장타력을 갖춘 선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태형 감독은 25일부터 경상남도 김해 상동에 위치한 롯데 2군 훈련장에서 마무리 캠프 지휘에 돌입했다. 당분간 선수 개개인의 기량 파악과 함께 내년 2월 스프링캠프에 데려갈 만한 자원들을 집중적으로 체크할 계획이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첫날부터 젊은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볼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에 준비를 요청했다. 몇몇 투수들은 새 사령탑 앞에서 힘 넘치는 공을 뿌려 눈도장을 찍었다. 

26일에는 롯데 핵심 유망주 좌완 김진욱이 김태형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이 공을 던지는 모습을 묘한 미소와 함께 바라봤다.



김태형 감독은 26일 오전 훈련을 마친 뒤 "날씨도 너무 좋고 상동 야구장 시설이 좋아서 선수들이 운동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것 같다"며 "투수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좋아 보인다"고 롯데에 대한 첫 인상을 밝혔다. 

다만 타자들에 대해서는 "움직임이 빠른 선수들도 있고 힘이 있는 선수들도 보이는데 월등한 선수들이 잘 안 보인다"며 슬러거 유형 타자 부재를 지적했다.

롯데는 올 시즌 팀 홈런 69개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최고참 전준우가 17홈런으로 가장 많은 손맛을 봤고 유강남이 10홈런으로 두 자릿수에 턱걸이했다. 캡틴 안치홍이 8홈런으로 힘을 보태기는 했지만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10개 구단 중 가장 약한 편이었다. 팀 장타율도 0.362로 올 시즌 리그 평균 0.374와 차이가 컸다.

롯데의 장타력이 약했던 건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가 5홈런, 장타율 0.304로 1년 내내 지독한 슬럼프를 겪은 게 결정타였다. 외국인 타자 잭 렉스도 무릎 부상 여파로 퇴출 전까지 타율 0.246 4홈런 OPS 0.683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렉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한 니코 구드럼은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50경기 타율 0.295(173타수 51안타) 28타점 OPS 0.760으로 나쁘지 않은 컨택 능력은 보여줬지만 이게 전부였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고 장타율 0.387로 위압감이 없었다.



수비 포지션도 문제였다.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은 외국인 타자의 '제1의 덕목'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타격이 약한 롯데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김태형 감독은 이 때문에 구드럼의 재계약 불가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타격은 물론 수비까지 애매한 선수와 1년을 꾸려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5일 상동에서 1, 2군 선수단 전체와 상견례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외국인 타자는 (재계약을) 고민 안 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교체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이 원하는 외국인 타자 스타일은 언제든지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거포 유형이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의 선임과 함께 경질된 성민규 전 단장 시절에는 슬러거 유형의 외국인 타자를 뽑지 않았다.




허문회 감독 재임 기간(2020-2021)에는 유격수 문제 해결을 위해 수비에 강점이 있는 딕슨 마차도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마차도는 KBO리그 역대급 안정감과 탄탄함을 자랑하는 수비를 보여주며 제 몫을 해냈다. 

다만 롯데가 마차도를 선택할 수 있었던 건 이대호라는 '레전드'가 현역이었기 때문이다. 20홈런 80타점 이상을 해줄 수 있는 이대호의 존재 때문에 방망이가 아닌 글러브에 강점이 있는 외국인 타자를 데려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호가 2022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팀 장타력이 급감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동희가 내년 시즌 반등하더라도 함께 중심 타선을 이끌 외국인 타자의 존재가 필요하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2015-2022) 다양한 외국인 타자를 겪었다. 2016 시즌 타율 0.308 123안타 24홈런 81타점을 기록하며 두산 통합우승에 힘을 보탠 닉 에반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동행했던 호세 페르난데스(KBO 통산 568경기 타율 0.328 723안타 57홈런 351타점)처럼 성공작도 있지만 처참한 성적만 남긴 채 짐을 쌌던 사례도 적지 않다.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 타자는 아무래도 장타력이다. 당연히 컨택도 좋아야 하지만 첫 번째로 보는 건 파워"라며 "투수들은 한국에 오면 어느 정도 본인의 기량으로 던지는데 타자는 (적응 등의 문제로) 너무 다른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예민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드럼은 우선 수비가 안 되기 때문에 활용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며 "외국인 타자는 교체하는 쪽으로 그렇게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올 시즌 팀의 원투펀치로 활약한 찰리 반즈, 애런 윌커슨의 경우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다. 제구력, 게임 운영 능력, 구위가 검증된 만큼 확실하게 더 좋은 투수를 데려올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두 선수와 내년에도 함께하는 안정적인 선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가 반즈, 윌커슨의 재계약과 외국인 타자 영입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서는 현재 공석인 단장 선임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신임 사령탑이 외국인 선수 구성에 대한 확실한 의견을 내놓은 만큼 프런트도 이에 발맞춰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의 마무리 캠프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롯데는 늦어도 11월 중순까지는 단장 공백을 메워야 2024 시즌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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