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다시 한번 '팰리스 킬러'의 면모를 보여줄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짧은 휴식을 취한 후 좋은 기억이 많은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한다.
토트넘은 오는 28일(한국시간) 오전 4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프리미어리그도 어느덧 10번째 경기를 앞둔 가운데 토트넘은 지난 9경기에서 승점을 23점(7승2무)이나 쌓으면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클럽 팰리스는 승점 12(3승3무3패)로 11위에 위치했다.
토트넘은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뒤에서 맨체스터 시티(승점 21·7승2패), 아스널(승점 21·6승3무), 리버풀(승점 20·6승2무1패)이 바짝 추격 중이다.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선 팰리스전 때 승점 3점이 필요함에 따라 손흥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지난 시즌 부진한 한 해를 보낸 손흥민은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리그에서 7골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2위에 위치했다. 1위는 지난 시즌 득점왕 엘링 홀란(9골·맨체스터 시티)이 달리는 중이다.
지난 24일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풀럼과의 맞대결에서도 토트넘은 손흥민 맹활약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로 나와 전반 36분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후반 9분엔 제임스 매디슨의 추가골을 도우면서 시즌 첫 도움까지 올렸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과 매디슨의 추가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풀럼을 2-0으로 제압. 10월 A매치 휴식기 후 치르는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토트넘 득점에 모두 관여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 레전드 공격수 앨런 시어러가 선정한 '이 주의 팀'에 선정됐다. 손흥민을 베스트 11에서 왼쪽 윙어 자리에 배치한 시어러는 "손흥민은 올 시즌 주장 역할을 즐기고 있다. 자신의 득점 콜렉션에 멋진 골을 추가했다. 벌써 7골을 집어넣었다"라며 손흥민을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ESPN'도 축구 통계 전문업체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을 기준으로 손흥민을 유럽 5대리그 주간 베스트 11 중 한 명으로 뽑았다.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선정된 이번 명단에서 손흥민은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핵심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과 함께 최전방 투톱을 이뤘다.
'ESPN'은 "토트넘 캡틴은 월요일 밤 풀럼을 상대로 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2골 모두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2-0 승리를 이끌었다"라면서 "엄청난 노력으로 하프 타임 전에 선제 득점을 올렸고, 경기가 재개된 후에는 제임스 매디슨에게 도움 한 개를 제공했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3개의 슈팅과 3번의 드리블 돌파, 4개의 키패스를 기록했다"라고 손흥민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손흥민이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함에 따라 다가오는 팰리스전에서도 득점을 터트릴 거라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특히 손흥민은 '팰리스 킬러'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팰리스 상대로 상당히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2015년 토트넘에 입성한 손흥민은 지난 8년 동안 팰리스를 총 15번(리그 14경기+FA컵 1경기) 만났다. FA컵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리그 14경기에선 7골 2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손흥민이 합류한 2015/16시즌부터 팰리스 상대로 리그에서 14경기 무패행진(12승2무)을 달렸다.
또 손흥민에게 팰리스는 특별한 상대인데, 먼저 2015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한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터트린 경기가 바로 팰리스전이었다. 게다가 손흥민이 토트넘의 신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1호골' 주인공이 됐을 때도 상대는 팰리스였다.
그렇기에 좋은 기억이 많은 팰리스 상대로 현재 기세가 최고조에 이른 손흥민이 연속골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풀럼점과 팰리스전 경기 간격이 짧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리그 8위로 마무리해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해 올시즌 리그와 국내 컵대회만 병행하고 있어, 경쟁팀들에 비해 경기 간격이 널널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풀럼전이 리그 9라운드 중 가장 마지막에 열렸고, 팰리스전이 10라운드 경기들 중 가장 먼저 시작함에 따라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에게 주어진 휴식 시간은 약 3일 정도이다.
손흥민은 당장 지난 시즌 주중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했기에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게 익숙한 상황이지만, 사타구니 쪽에 불편함을 느껴 토트넘으로부터 출전 시간을 관리를 받고 있는 처지이다. 당장 풀럼전도 후반 37분까지 소화한 뒤 지오반니 로 셀소와 교체됐으며, 마지막 리그 풀타임 경기는 지난 8월 리그 3라운드 본머스전이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님에도 손흥민이 좋은 활약을 펼침에 따라 토트넘은 시즌 초반 선두에 오르며 우승 경쟁을 안갯속으로 빠뜨렸다. 일각에선 토트넘의 우승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 역대 프리미어리그 팀들 가운데 토트넘처럼 리그 9라운드까지 승점을 23점 이상 쌓은 8팀들 중 4팀이 우승에 성공했다.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대한 희망을 계속 키우려면 꾸준히 승점을 쌓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손흥민의 활약이 필수불가결이다. 경기 간격이 짧아 마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는 것 같은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손흥민이 팰리스 상대로 연속골에 성공하면서 '팰리스 킬러' 별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EPA, AP, PA Wire/연합뉴스, PL, ESPN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