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가 마인츠를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팀 승리의 주역으로 꼽혔다.
독일 매체 아벤트차이퉁은 22일(한국시간) "마인츠를 상대로 뮌헨의 활약. 김민재는 최고의 뮌헨 선수고, 자말 무시알라는 팬들을 즐겁게 했다"라고 보도했다.
뮌헨은 22일 독일 마인츠 메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마인츠를 3-1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뮌헨은 6승2무(승점 20)를 기록하며 8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선두를 유지한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22), 이번 시즌 깜짝 상승세를 펼치고 있는 슈투트가르트(승점 21)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뮌헨은 이날 경기에서도 김민재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민재는 리그 8경기 연속 선발 출전과 더불어 지난 A매치전에도 두 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해 체력적인 우려가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서 이를 완벽하게 지워내는 수비력으로 팬들의 걱정을 잠재웠다.
김민재 입장에선 유럽에서 처음 치르는 코리안 더비이기도 했다. 김민재는 지난 17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치른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도 기대된다. 처음으로 하는 코리안 더비라 잘 해서 꼭 이기고 싶다"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다.
경기의 포문을 연 팀은 뮌헨이었다. 전반 8분 자네의 패스를 받은 키미히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면서 상대를 위협했으나 골키퍼 젠트너 슈퍼 세이브에 막힌 것이다. 뮌헨은 전반 9분 키미히의 침투 패스를 받은 고레츠카가 박스 내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골문 위로 벗어났다.
뮌헨은 곧바로 전반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1분 자네의 패스를 받은 코망이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 마인츠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프라이부르크전에서도 나란히 골맛 을 본 자네와 코망 콤비의 위력이 이번에도 드러났다.
설상가상으로 리드를 허용한 마인츠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전반 13분 다 코스타의 크로스를 받은 이재성이 쇄도하면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울라이히를 맞은 뒤 골대에 맞아 땅을 쳤다. 이재성 입장에선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트리면서 뮌헨을 움찔하게 할 수 있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재성에게 내준 찬스 때 가슴을 쓸어내린 뮌헨은 전반 5분 만에 추가골을 터트리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전반 16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고레츠카의 헤더 패스를 받은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케인이 헤더 슈팅을 시도, 이날 경기 두 번째 골을 완성했다.
뮌헨은 2-0을 만든 뒤에도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 시즌 상위권 팀들간 경쟁이 치열해 득실차, 다득점으로 순위가 갈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공격이었다. 전반 21분에도 자네의 침투 패스를 받은 코망이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전반 23분엔 측면 수비수 데이비스의 크로스를 받은 케인이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해 이날 멀티골에 도전했으나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마인츠는 전반 28분 스트라이커 아조르케의 페널티지역 내 헤더 슈팅, 전반 33분 그루다의 패스를 받은 바레이루의 페널티지역 밖에서의 오른발 슛이 나왔으나 뮌헨과의 2골 간격을 좁히기엔 부족했다. 마인츠는 전반 35분에도 페르난데스가 날린 회심의 오른발 슛이 골대 위를 크게 벗어나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렇게 독일 최강팀을 상대로 공격을 멈추지 않던 마인츠는 전반 막판 기어코 골을 뽑아냈다. 전반 42분 원정팀 공격을 차단한 뒤 바로 반격했는데 이게 적중했다. 그루다의 패스를 받은 카시가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해 뮌헨 골망을 갈랐다. 결국 전반전은 뮌헨의 2-1 리드로 마무리됐다.
뮌헨은 후반 초반 세 번째 득점까지 터트리며 웃었다. 후반 13분 페널티지역 앞에서 무시알라의 패스를 받은 고레츠카가 오른발 슛을 시도해 마인츠의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마인츠는 후반 43분 역습 때도 페널티지역 내에서 그루다가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이 전반 이재성처럼 또 골대에 맞고 나와 두 골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90분 혈투는 뮌헨의 3-1 승리로 끝났다.
이날 경기에선 코망과 자네, 고레츠카 등 뮌헨이 갖고 있는 '창'들이 한 골 씩 뽑아내며 위용을 과시했으나 뒤에서 마인츠의 파상 공세를 무난히 막아낸 김민재의 활약도 훌륭했다.
특히 김민재는 후반 상대의 결정적인 찬스를 막아낸 뒤 더리흐트와 기뻐해 눈길을 끌었다. 시즌 초반 예상과 달리 우파메카노에 밀려 벤치로 전락한 더리흐트가 부상 재활을 마치고 선발 자리를 찾은 상황에서 김민재가 더리흐트의 기를 살렸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90분을 다 뛰면서 202개의 패스를 시도해 102개 모두 성공시키고 성공률 100%를 찍었다. 롱패스 성공률 100%, 공중볼 경합 성공도 100%를 기록했다. 평점도 7.3점으로 훌륭했다.
김민재의 활약에 현지 매체의 칭찬도 쏟아졌다. 아벤트차이퉁은 이번 경기 뮌헨 선수들의 활약에 대한 평점을 책정하며 김민재를 이날 경기 최고의 선수로 꼽았다. 독일 매체의 평점은 1점부터 5점까지로 낮은 점수일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다.
매체는 김민재에 대해 평점 2점을 매기며 "김민재는 최근 고국에서 두 차례 출전했다. 하지만 그는 마인츠를 상대로 크게 눈에 들 장면은 없었다. 몇 순간을 제외하고는 중앙 수비를 든든하게 지키며, 후방에서 깔끔한 패스를 선보였다. 뮌헨 최고의 선수다"라며 김민재에게 최고의 평가를 내렸다.
김민재 외에도 스벤 울라이히, 르로이 사네, 해리 케인이 가장 높은 평점 2점을 받았지만,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김민재 뿐이었다.
한편 뮌헨은 김민재의 활약이 중요한 상황이다. 뮌헨은 최근 센터백에 대한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시즌 개막 직전까지만 해도 김민재, 다욧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주전으로 여겨졌고, 벤자민 파바르, 요시프 스타니시치 등이 후보로 꼽히며 충분히 좋은 수비진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보 역할에 만족하지 않았던 파바르가 인터 밀란으로 이적했고, 스타니시치도 레버쿠젠으로 임대를 가며 백업 수비수가 부재하게 됐다.
문제는 남은 3명의 수비수 중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도 꾸준히 부상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더리흐트는 지난 보훔전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렀지만, 오랜만에 선발 기용에 너무 적극적이었던 탓인지 경기에서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득점을 터트렸음에도 무릎 부상을 입으며 불과 전반 45분 만을 소화하고 교체됐다.
더 리흐트가 10월 A매치 이후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에는 우파메카노가 흔들렸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바이에른 뮌헨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가 아웃됐다. 진단 결과에 따르면 결장 기간은 2~3주 정도 예상된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미 보고된 바와 같이 우파메카노는 또다시 부상을 입었다. 그는 허벅지 부상을 입으면서 프랑스 축구대표팀을 떠나야 했다. 우파메카노는 최소한 오는 22일 마인츠와의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8라운드에서 출전하지 못할 것이 분명해졌다"라며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그는 왼쪽 허벅지에 경미한 근섬유 손상을 입어 2~3주 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독일 매체들도 "김민재는 뮌헨에서 팀에 적합한 유일한 센터백이다. 축구 감독들은 프로 선수들이 전 세계로 떠나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특히 여정이 길어지는 것을 보는 건 더 싫어한다. 김민재는 다음 경기를 앞두고 뮌헨에 돌아오기 전까지 90분 경기를 2번, 비행기 12시간 이상 탑승을 2번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선수가 완전히 좋은 상태는 아닐 거라고 미리 말할 수 있다"라며 10월 A매치 이후 김민재의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았는데, 다행히 김민재는 마인츠전을 무리없이 소화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뮌헨은 제롬 보아텡, 슈코드란 무스타피, 파파스타토폴로스 소크라티스 등을 백업으로 영입 고려 중이지만, 아직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나 뮌헨은 오는 25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갈라타사라이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튀르키예 원정인 이번 3차전은 많은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는 원정 거리인 만큼, 김민재에게도 적지 않은 체력 부담이 될 수 있기에 투헬 감독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할 전망이다.
김민재의 활약과 함께 그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뮌헨 수비진에서 많은 시간을 소화해야할 확률도 높아진 가운데, 투헬 감독도 김민재의 관리를 위한 대책이 조금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