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일부 대표팀 선수들이 팬들에게 야유를 받자 그들을 변호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는 17일(한국시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최근 팬들이 조던 헨더슨(알 이티파크)과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향해 야유를 보낸 후 대표팀 선발을 '인기'로 결정하지 않을 거라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잉글랜드 축구 팬들은 A매치 중 헨더슨과 매과이어한테 야유를 보냈다. 특히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올리 왓킨스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한 호주와의 친선전에서 헨더슨은 후반 6분 교체 아웃됐을 때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매과이어도 매번 팬들의 비난 타깃이 되고 있으며, 지난 9월 스코틀랜드와의 A매치 평가전 때 자책골을 기록하자 스코틀랜드 팬들로부터 조롱을 받기도 했다. 당시 경기는 잉글랜드가 3골을 터트리면서 3-1 승리로 끝났다.
두 선수가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2011년부터 리버풀에서 뛰기 시작해 12년 동안 통산 492경기를 소화한 레전드 헨더슨은 새 시즌을 앞두고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이끄는 알 이티파크로 이적했다.
제라드한테 주장 완장을 물려 받은 헨더슨은 리버풀 캡틴으로서 2018/19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해 우승컵을 8개 들어 올리며 클럽 전성기를 열었다.
그러나 헨더슨의 알 이티하크 이적에 일부 팬들은 큰 실망을 표했다. 그들은 평소 성 소수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헨더슨이 성 소수자 권리를 억압하고 있는 중동으로 향한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다.
또 일부는 세계적인 축구 강호 잉글랜드가 유럽 빅리그가 아닌 중동에서 뛰는 선수를 대표팀에 발탁되는 것이 탐탁지 않았다. 그렇기에 헨더슨 활약과 별개로 잉글랜드 홈팬들은 호주전에서 헨더슨한테 야유를 보냈다.
매과이어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편애 의혹을 받고 있어 비난의 대상이 됐다. 키 194cm, 체중 100kg 거구 수비수 매과이어는 지난 시즌부터 맨유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이번 시즌도 개막 후 교체로 2경기 뛴 후 10월 A매치를 앞두고 지난 8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브렌트퍼드전에서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선발 기회를 얻어 시즌 첫 리그 선발 풀타임 경기를 소화했다.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변함없는 신뢰와 애정을 드러내면서 9월에 이어 10월에도 A매치 명단에 매과이어를 포함시켰다. 매과이어는 맨유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렸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5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했고, 2023년에도 A매치를 6경기나 소화했다.
호주전에선 피카요 토모리(AC밀란)과 루이스 덩크(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이 선발 센터백 조합을 이루면서 매과이어는 벤치를 지켰는데,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소속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뽑는다는 '편애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홈 팬들이 헨더슨과 매과이어를 향해 비난과 야유를 쏟아내자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 선발은 '인기 콘테스트'가 아니다"라며 생각을 굽힐 뜻이 없음을 드러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만약 인기 콘테스트로 라인업을 결정한다면 우리 팀은 매우 달라질 것"이라며 "난 항상 팀을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하고,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없는 한 우리에게 승리의 기회를 주는 최고의 선수를 뽑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헨더슨이 야유를 받은 사건에 대해선 "그게 헨더슨을 선택하지 않고, 그를 야유할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뒤에 모든 팬들이 있기를 바란다"라며 팬들에게 야유가 아닌 응원을 부탁했다.
잉글랜드는 오는 18일 이탈리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예선 C조 8라운드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사우스게이틈 감독의 설득이 통해 잉글랜드 팬들이 헨더슨과 매과이어에게 야유가 아닌 응원을 보낼지 주목된다.
사진=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