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브라질 출신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호드리구 고이스가 소속팀에서 9번 공격수 역할을 맡는 상황이 불만족스럽다고 털어놨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15일(한국시간) "호드리구가 레알에서 맡고 있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리그 개막전 이후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거리낌 없이 인정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출신의 호드리구는 지난 2019년 자국 리그 명문 산투스를 떠나 레알로 이적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함께 공격진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고, 화려하면서도 실속 있는 드리블과 창조적인 플레이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2021/22시즌에는 리그 33경기에 출전해 4골 5도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1경기 5골 2도움으로 레알의 더블(2관왕)을 도왔다. 지난 시즌에도 주전 윙어로 활약하며 비니시우스, 카림 벤제마와 함께 막강 3톱을 구성했다. 리그에서만 9골 9도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5골 2도움을 올렸다. 코파 델 레이에서는 4골을 터뜨리며 우승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다소 침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틀레틱 클럽 빌바오와의 라리가 개막전서 1골을 넣으며 기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이후 8경기에서 모두 침묵했다. 신입생 주드 벨링엄이 득점을 대신 터뜨려주면서 승점을 쌓고는 있지만 호드리구 개인 활약상은 만족스럽지 않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여름 사우디아라비아 알이티하드로 떠난 벤제마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않았다. 호셀루를 영입하긴 했으나 주전 스트라이커로 뛰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결국 윙어인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를 투톱으로 기용하고 벨링엄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놓고 가짜 9번처럼 활용하고 있다.
이 전술로 벨링엄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호드리구는 측면에서 보여줬던 파괴력을 중앙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드리구는 이런 상황이 썩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꼈다. 우루과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경기를 앞두고 호드리구는 지난 베네수엘라전 1-1 무승부에 대해 "이런 일(득점 가뭄)은 모든 공격수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한동안 득점 없이 지내는 건 분명 답답한 상황이다. 우리에겐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고 자신의 활약이 부족했다는 걸 인정했다.
그러면서 레알에서 9번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불편하다고 시인했다. 호드리구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건 중요하지만 난 항상 측면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분명히 해왔다"라면서 "난 단순히 9번 공격수 역하로 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레알에서는 그렇게 뛰어야 한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어 레알보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뛰는 게 더 편하다고 밝혔다. 호드리구는 "이곳에서 난 경기장 전체를 돌아다닐 수 있다. 이런 방식은 내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루과이전에서 소속팀 동료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맞붙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그를 알고 그도 우리를 알고 있다. 강력한 선수다. 아름다운 대결이 될 것이다. 어려운 도전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브라질이 잘 됐으면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공격수들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득점 가뭄에서 탈출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EPA, AP/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