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황선홍호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 한일전에서 전반 1분20초 만에 실점을 내줬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남자축구 대표팀은 7일 오후 9시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스포츠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전반 시작하자마자 실점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꺼내든 황선홍 감독은 이번 대회 2실점만 내준 이광연에게 골문을 다시 한 번 맡겼다. 백4는 박규현, 박진섭, 이한범, 황재원으로 구성됐으며 중원엔 백승호, 정호연이 자리잡았다. 엄원상, 이강인이 양날개로 호흡을 맞췄다. 조영욱이 고영준과 전방 투톱을 이뤘다.
일본은 4-5-1로 맞선다. 후지타 가즈키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오쿠다 하야토, 요시다 마나토, 야마사키 다이치, 바바 세이야가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마쓰오카 다이키, 시게미 마사토, 니시카와 준, 마쓰무라 유타, 사토 케인이 중원을 이뤘다. 우치노 고타로 홀로 최전방에 섰다.
한국은 전열을 정비할 새도 없이 한 방 얻어맞았다.
일본의 첫 공격에서 사토가 왼쪽 측면을 파고 들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이광연이 쳐냈으나 볼이 시게미 앞으로 떨어졌다. 시게미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밀어준 볼을 우치노가 한 번 잡은 뒤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일본 벤치는 일제히 뛰쳐나와 기뻐했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사상 첫 3연패를 노크했으나 일단 한 골 내줘 동점포가 시급하게 됐다.
한국과 일본은 72년 전통을 자랑하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종목에서도 많은 명승부를 남기곤 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1-0으로 이기며 한일전을 시작한 두 팀은 1970년 방콕 대회에선 4강에서 만나 한국이 연장전 끝에 2-1로 이겼다. 1978년 방콕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한국이 3-1로 쾌승했다.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선 한국이 1-2로 지면서 일본에 처음 지는 기록을 남겼다. 12년 뒤인 1994년에도 갚았다. 적지인 히로시마로 들어가 8강에서 3-2로 이겼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 제노아에서 활약하던 미우라 가즈요시가 골을 넣고 '가즈 댄스'를 춰 환호했으나 별세한 유상철 전 인천 감독이 동점포를 터트리고 황선홍 현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2골을 넣으면서 이겼다. 지금도 회자되는 명승부로 남아 있다. 한국은 4년 뒤 방콕 아시안게임에선 2라운드에서 붙어 최용수의 멀티골 앞세워 한국이 2-0으로 완승했다.
2002년부터 아시안게임 참가 연령이 23세 이하(U-23)로 위주에 24세 초과 3명 참가로 제한된 뒤 두 번 붙었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선 8강에서 만나 홈팀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그리고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결승에서 격돌해 한국이 이승우의 선제골, 황희찬의 결승포를 묶어 지금은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뛰는 우에다 하야세의 만회골로 추격한 일본을 2-1로 누르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이 역대 전적 6승 1패의 절대 우위를 드러낸 가운데 운명의 90분이 황룽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첫 실점을 이른 시간 내줬다. 이날 황룽스포츠센터 경기장엔 비가 내려 두 팀은 거의 수중전 형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황선홍호는 조별리그 첫 경기 쿠웨이트전 9-0 대승을 시작으로 태국을 4-0, 바레인을 3-0으로 완파하면서 조별리그에서 '넘사벽' 공격력을 선보였다. 키르기스스탄과의 16강에서 처음 실점했으나 역시 소나기 골을 퍼부어 5-1로 대승했다.
중국의 5만 홈관중을 잠재운 8강전은 압권이었다. 심판의 편파 판정, 상대의 격투 축구 등에 따른 여러 우려 등이 불거졌으나 전반에 연달아 터진 홍현석의 왼발 프리킥 선제골과 송민규의 축구 본능이 빛나는 추가골을 묶어 2-0 완승을 거뒀다. 홍현석이 "득점 뒤 도서관에 온 것 같았다"고 표현할 만큼 중국의 대관중을 고요하게 만들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전에서도 한국 축구의 저력이 빛났다. 이번 대회 들어 슈팅만 하면 들어가는 폭발적인 골결정력을 선보이고 있는 정우영이 선제골과 결승포를 쓸어담으면서 2-1로 이기고 일본과 결승에서 붙었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