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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희 없었으면 어쩔뻔했나?"...류중일 감독의 결단, 신의 한 수 됐다 [항저우 인터뷰]

기사입력 2023.10.03 15:27 / 기사수정 2023.10.03 15:27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류중일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외야수 윤동희의 아시안게임 무대 맹타 행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안 뽑았으면 어쩔뻔했나?"라는 한마디가 모든 걸 말해줬다.

한국은 3일 중국 항저우의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Baseball)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태국과 경기에서 17-0 5회 콜드게임(Called Game)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날 3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윤동희가 3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날 대만전에서 4타수 3안타로 대표팀 타자들 중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던 가운데 이틀 연속 불방망이를 보여줬다.

윤동희는 첫 타석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윤동희는 1회말 첫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노시환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문보경의 유격수 땅볼 때 홈 플레이를 밟아 득점을 올렸다.



윤동희의 활약은 계속됐다. 한국이 5-0으로 앞선 2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자신의 성인 국가대표 첫 번째 홈런의 기쁨을 맛봤다.

윤동희는 4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도 2타점 2루타를 쳐내며 멀티 히트와 함께 타점 2개를 더 추가했다. 거침없이 배트를 돌려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 보냈다.

한국은 윤동희를 비롯해 김혜성 2타수 2안타 3득점, 최지훈 2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 등 주축 타자들이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앞선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강백호도 이날 아시안게임 마수걸이 안타를 신고한 것도 소득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게임 초반부터 타선 연결이 잘 되면서 손쉽게 이긴 것 같다"며 "전날 타선이 터지지 않은 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슈퍼 라운드에 진출했다. 일본, 중국을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윤동희의 활약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윤동희는 당초 지난 6월 KBO가 발표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24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대회 직전 투수 이의리(KIA)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윤동희가 대체 선수로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윤동희의 대체 선수 발탁을 놓고 잡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윤동희는 홍콩, 대만전에서 6번타자로 나서 2경기 연속 안타로 활약했다. 태국전에서는 3번으로 전진배치 되자마자 가장 번뜩이는 타격을 선보였다. 대표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난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윤동희마저 없었다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내내 빈공에 시달릴뻔했다.

류중일 감독은 "현재 타자들 중에는 윤동희의 컨디션이 가장 좋아서 3번으로 배치했는데 연결이 잘 됐다"며 "윤동희가 없었으면 어쩔뻔했을까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류중일 감독은 앞서 지난달 28일 항저우 입국 직후에도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윤동희의 이름을 언급했을 정도로 강한 신뢰를 보냈다. 윤동희는 자신에게 기회를 준 사령탑에게 맹타로 보답 중이다.

윤동희는 "대표팀에서 뛰게 돼 너무 영광이다.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집중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한국은 태국전 승리로 조별리그를 2승 1패로 마감했다. 지난 1일 홍콩을 10-0 8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2일 대만에 0-4로 패하는 쓴맛을 봤다. 태국전 대승으로 조금은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슈퍼 라운드를 준비하게 됐다. 



다만 태국전 승리에도 결승 진출은 여전히 불리한 입장이다. 같은 시간 열리고 있는 대만과 홍콩전에서 대만도 대승을 거두며 조 1위를 차지했다. 

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슈퍼 라운드는 A조, B조 1~2위가 모여 경기를 치른 뒤 상위 2개팀이 금메달 결정전, 하위 2개팀이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던 팀들끼리는 슈퍼 라운드에서 재대결이 없다. 한국은 대만과 슈퍼 라운드에서 격돌 없이 조별리그 결과가 슈퍼 라운드 순위 결정 시 적용된다. 대만은 1승, 한국은 1패를 안고 슈퍼 라운드를 시작하게 된다.

한국은 태국전 종료 후 오는 4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5일 A조 2위가 유력한 중국, 6일 A조 1위 일본과의 슈퍼 라운드 경기를 모두 이겨야만 금메달 결정전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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