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탁구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이제 한 발 남았다. 여자복식 세계 랭킹 1위 신유빈-전지희 조가 준결승에서 일본을 누르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30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GSP Gymnasium)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일본 하리모토 미와-기하라 미유 조를 게임 스코어 4-1(9-11 11-8 11-8 11-7 11-7)로 이겼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지난 5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강자다. 현재 국제탁구연맹(ITTF) 여자복식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어 이 종목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번 여자 복식에선 중국 2개 조가 8강에서 전부 떨어지는 이변이 벌어져 신유빈-전지희 조 우승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리모토-기하라 조가 8강에서 쑨잉샤-왕만위(중국) 조를 잡으면서 파란을 일으켰으나 한국 탁구가 이를 잠재웠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또 다른 준결승 수티르타 무케르지-아이히카 무케르지 조(인도)와 차수영-박수경 조(북한) 맞대결 승자를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만나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지난달 29일 16강전에서 김금영-변송경 조(북한)를 게임 스코어 3-1로 제압했다. 남북대결로 관심이 쏠렸던 가운데 한 수 위 기량을 과시하면서 무난한 승리를 챙겼다.
이어 8강전에선 대만 전즈여우-황이화 조와 만나 첫 세트를 내주는 등 예상 외로 고전했으나 1게임만 내주고 2~4게임을 눌러 준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하리모토-기하라 조까지 이겼다.
1세트를 2-6으로 뒤진 상황에서 추격전을 벌였으나 9-11로 내준 신유빈-전지희 조는 2세트에서도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으나 톱니바퀴처럼 빠르게 돌아가며 펼치는 하리모노-기하라의 속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지희가 서브 포인트를 성공시키면서 7-7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3연속 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결국 11-8로 따냈다.
3게임에서도 신유빈-전지희 조의 전략이 빛을 발하며 이겼다. 신유빈과 전지희가 백핸드로 연속 공격해 하리모토와 기하라를 한 쪽 구석으로 한꺼번에 몰아넣은 뒤 나머지 빈 곳을 공략하는 루트가 연이어 적중했다. 11-8로 따내며 게임 스코어 2-1 뒤집기에 성공했다.
4게임에서도 하리모토-기하라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공략법은 계속 성공했다. 기하라는 신유빈-전지희 조의 백핸드 2회 연속 공격으로 하리모토와 함께 코너에 몰리자 하리모토 공격을 돕기 위해 주저 앉기까지 했으나 이 역시 범실로 실점했다. 한국은 11-7로 수월하게 따내 게임 스코어 3-1을 만들었다.
5게임에서 상대가 공략법을 들고 나와 포핸드로 초반 내달렸으나 전지희가 빠른 공격을 통해 반격한 끝에 5게임까지 따내고 역전승을 마무리했다.
신유빈 입장에선 이번 대회 동메달 3개를 따낸 뒤 4번째 종목에서 메달 색깔이 바뀌게 됐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첫 종목이었던 여자 단체전에서 전지희 등과 팀을 이뤄 준결승에 올랐으나 일본에 매치 스코어 1-3으로 져서 동메달에 머물렀다. 특히 신유빈이 1단식과 4단식을 모두 져서 패배 뒤 눈물을 흘렸다.
이어 임종훈과 짝을 이뤄 나선 혼합 복식에선 준결승에서 왕추친-쑨잉샤(중국) 조에 게임 스코어 0-4로 완패해 중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동메달을 하나 추가했다.
신유빈은 1일 마무리된 여자 단식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여자 단식 세계 8위인 신유빈은 준준결승에서 전즈여우를 이기고 결승에 올라 세계 1위와 붙었으나 쑨잉샤에 게임 스코어 0-4로 졌다. 다만 매 게임 쑨잉샤를 긴장시키며 분전했다.
한국 탁구는 1998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김택수가 중국 선수들을 연파하며 기적 같은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남자 복식 이철승-유승민 조, 여자 복식 이은실-석은미 조가 동반 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하계 아시안게임부터 금메달 수확이 중단됐다. 2006 도하,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중국의 벽에 막혀 고배를 마셨다. 최근엔 일본 탁구도 성장해 한국이 뚫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랭킹 1위 신유빈-전지희 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목마른 한국 탁구에 21년 만에 우승을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