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올 시즌 최악의 시작에도 불구하고 에릭 턴 하흐 감독을 경질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팬들의 비판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맨유는 3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불과 7경기 만에 리그 4패를 기록했다.
이번 패배로 맨유(승점 9)는 팰리스(승점 11)에 순위가 뒤집히며 10위로 추락했다. 맨유가 10위로 7라운드를 마무리한 것은 지난 1989/90 시즌 당시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함께 리그 14위로 7라운드를 마무리한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와 랄프 랑닉 모두 부진했던 지난 2021/22 시즌에도 맨유는 리그 첫 7경기에서 4승 2무 1패로 선전했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 카라바오컵(EFL컵) 우승과 리그 3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기대를 받았던 턴 하흐 감독의 성적은 더욱 처참했다.
턴 하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운이 좋지 못해서 진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못했다. 핑계를 댈 순 없으니 말을 아끼겠다"라며 경기에 대한 안타까움과 부진을 직접 인정했다.
부진이 계속된다면 맨유도 경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간 맨유는 부진한 성적이 지속되며, 팀에서 기대받던 명장들도 경질을 시즌 내내 미루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고, 세계적인 명장 조세 무리뉴와 맨유 레전드 올레 군나르 솔샤르도 그렇게 팀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맨유가 턴 하흐 감독을 만약 경질하기로 결정한다면 막대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맨유 팬과 구단은 팀의 반등에 더욱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매체 풋볼 트랜스퍼는 1일 "맨유가 턴 하흐를 해고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인가"라고 보도했다.
풋볼 트랜스퍼는 "맨유는 턴 하흐를 해고하려면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턴 하흐는 첫 시즌을 훌륭하게 치렀지만, 그들은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패했다. 신입생들은 감독에게 이적시장 권한을 너무 많이 부여했다는 우려가 들게 했고, 지금까지 턴 하흐의 영입은 엇갈린 결과를 가져왔다"라며 현재 턴 하흐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턴 하흐는 맨유와 2025년까지 계약되어 있으며, 연간 900만 파운드(약 148억원)에 계약되어 있다. 이는 맨유가 그를 경질할 경우 그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을 고려해 2000만 파운드(약 33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갈 것임을 의미한다. 계약의 포함된 보상과 퇴직금과 같은 추가 조항이 있을 수 있기에 경질 위약금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라며 턴 하흐 경질 시 위약금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턴 하흐가 무려 2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기록한다면 역대 위약금 기록에서 2위 수준에 해당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역대 최고 위약금을 받은 감독은 안토니오 콘테로 그는 2018년 당시 첼시에서 경질되며 무려 2620만 파운드(약 433억원) 수준의 위약금을 받았다. 2위가 2018년 맨유를 떠난 무리뉴 감독으로 무리뉴는 당시 1960만 파운드(약 323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가 올 시즌 초반 부진한 흐름을 탈출하지 못하고 턴 하흐가 결국 경질된다면, 무리뉴 감독보다 높은 수준의 위약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맨유 팬들은 턴 하흐의 전술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기에, 턴 하흐는 빠른 반등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턴 하흐는 이날 팰리스를 상대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영입한 중앙 미드필더 소피앙 암라바트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했다. 왼쪽 풀백 자원인 루크 쇼, 타이럴 말라시아, 세르히오 레길론이 모두 이탈한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암라바트는 앞선 카라바오컵 3라운드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왼쪽 풀백 역할을 잘 소화했기에 턴 하흐는 다시 한번 전술 변화를 택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암라바트의 풀백 기용은 좀처럼 잘 통하지 않았다. 암라바트와 래시포드를 통한 좌측의 공격 작업도 기대 이하였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팬들은 턴 하흐의 전술 선택에 대해 "왼쪽 풀백에서 암라바트는 불편해 보인다", "차라리 디오구 달롯을 왼쪽 풀백에 쓰고, 빅토르 린델뢰프를 오른쪽 풀백에 써라", "그를 언제까지 풀백으로 쓸 것인가", "암라바트가 낭비된 점이 나쁘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즌 개막전 기대를 뒤집으며 최악의 부진을 기록 중인 턴 하흐 감독과 각종 비판에도 불구하고 반등해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는 최고의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지는 시즌 초반 계속해서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