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상승세의 토트넘을 이끌고 자신의 유럽 통산 200호골과 리버풀 상대 6년 만의 승리에 도전한다.
토트넘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리버풀과의 경기를 앞두고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기존과 같은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키며,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데스티니 우도지가 백4를 구성한다.
중원은 3선에 파페 사르와 이브 비수마가 자리하며, 공격진은 2선에서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제임스 매디슨, 손흥민이 출전해 최전방 공격수 히샤를리송과 함께 리버풀 골문을 노린다. 손흥민은 원톱이 아닌 윙으로 4경기 만에 출전한다.
토트넘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과 해리 케인의 이적을 변화 시기를 맞이했는데, 시즌 초반부터 화끈한 공격 축구로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당초 토트넘은 제임스 매디슨, 마노르 솔로몬, 미키 판더펜 등 중요 포지션에 적절한 보강을 했음에도 케인의 공백과 지난 시즌 크게 부진했던 경기력 때문에 시즌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는 토트넘이 리그 개막전에서 브렌트퍼드를 상대로 2-2 무승부를 거둘 때까지고 계속됐다.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라운드부터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리그 강호 맨유를 상대로 강한 압박과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인 토트넘은 2-0 승리를 거뒀고, 이어진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각각 본머스를 2-0, 번리를 5-2로 꺾으면서 상승세를 달렸다. 카라바오컵에서 풀럼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탈락하기는 했지만, 해당 경기에서는 주전 7명을 제외했기에 납득할 수 있는 결과였다.
이후 토트넘은 직전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는 후반 28분 먼저 실점하며 무패 행진이 끊기는 듯 보였지만, 교체 투입된 히샤를리송이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고, 곧바로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역전골까지 터트리며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의 올 시즌 승리 DNA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후 아스널전까지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멀티골이 터지며 2-2 무승부로 승점을 챙겼다.
토트넘이 더욱 긍정적인 이유는 팬들이 비판했던 경기력적인 문제가 많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손흥민까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어 부진했고, 결국 케인 이외에 공격적인 해결책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에서는 많은 실점을 허용하며 상대 공격을 전혀 억제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시즌 종료 후 총 63실점으로 강등당한 세 팀과 노팅엄 포레스트, 본머스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한 팀이었다. 지난 시즌 리그 10위 안으로 마감한 팀 중 60실점을 기록한 팀은 토트넘이 유일했다.
하지만 올 시즌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지휘하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제임스 매디슨 영입과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중원 기용으로 미드필더진의 빌드업과 공격 작업이 훨씬 수월해졌다. 수비진도 미키 판더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자리 잡으며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공격진의 활약도 엄청났다. 매디슨을 중심으로 공격 작업이 훨씬 매끄럽게 진행됐으며, 손흥민이 측면에서는 조력자 역할을, 원톱으로 출전한 경기에서는 해트트릭까지 기록하며 맹활약했으며, 지난 아스널전에서 멀티골을 추가해 리그 5호골을 불과 6라운드만에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이번 리버풀전에서 한 골을 추가한다면 유럽 리그 통산 200호골에 성공한다.
다만 아직까지 완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여름 에버턴에서 6000만 파운드(약 985억원)라는 거액에 영입된 히샤를리송은 데뷔 시즌인 2022/23시즌에 모든 대회에서 3골 4도움만 기록하는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리그에선 27경기에 나왔지만 단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올 시즌도 해리 케인의 이적으로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받았지만 개막 이후 3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무득점에 그쳤다.
대표팀에서도 부진은 이어졌다. 9월 A매치 기간을 맞이해 브라질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히샤를리송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1, 2차전인 '볼리비아-페루' 2연전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했으나 뚜렷한 활약 없이 벤치로 들어갔다. 경기 도중 벤치에 앉은 그는 눈물을 흘리는 듯한 모습이 중계 화면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페루전이 끝나고 히샤를리송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볼리비아전 때 슬펐던 순간은 내가 경기를 잘 못 해서가 아니었다"라며 "내 생각에 볼리비아전에서 나쁜 경기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폭발이었고, 이건 내가 아니라 나와 가까운 사람들 때문에 생긴 통제할 수 없는 일들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히샤를리송은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지인들과의 갈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 지난 5개월 동안 경기장 밖에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라며 "내 돈에만 눈독을 들이던 사람들은 모두 나를 떠났다. 이제 상황이 정상대로 흘러갈 것이고, 난 토트넘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 다시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히샤를리송은 셰필드전에서 A매치 복귀 이후 팀의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이 되는 동점골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주장 손흥민은 히샤를리송이 득점을 터트리자 경기 종료 후 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그를 가장 앞으로 밀어주며 지지를 받도록 도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히샤를리송은 지난주부터 어려움을 겪었고, 어떻게 해야 그를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 불행과 여러 이유들로 자책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라며 걱정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히샤를리송은 정말 강한 사람이고, 좋은 성품을 가졌기에 언제나 강하게 회복할 수 있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라며 "난 항상 그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고, 그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내 경험으로 혹은 현명하고 도울 수 있다. 난 모든 사람들이 그의 뒤에 서서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히샤를리송을 위해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주며 돈독한 팀 분위기를 전했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아스널이 토트넘을 경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남겼다. 손흥민은 "아스널은 지금 우리와 맞붙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가 서로를 위해 달리고 있으며, 모두가 서로를 위해 싸우고 있다"라며 "누가 떨어져 나가면 밀어주고, 모두가 이를 행복해한다. 이는 우리를 팀으로서 정말 강하게 만든다"라고 한 팀으로서 강한 토트넘을 강조했다.
하지만 히샤를리송은 지난 아스널전 교체로 출전해 전방에서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치는 등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치며 한 경기 만에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기에 원톱 선발 출전으로 다시금 반등의 기미를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리버풀도 기세가 좋기에 토트넘은 상승세에도 확실한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리버풀은 올 시즌 리그에서 패배가 한 차례도 없으며, 리그 개막전 첼시와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5연승을 달리고 있다.
2022/23 시즌부터 계산하면 지난 4월 리그 29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1-4 패배를 기록한 이후 무려 5달 동안 리그에서는 패배가 없다. 무려 17경기 동안 리그 무패 행진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는 중이며, 최근 리그 4경기에서는 모두 3골 이상을 기록하며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했다. 지난 2017/18 시즌 이후 리그에서 토트넘에 패배가 없는 점도 토트넘에는 악재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4-3-3 전술을 택했다. 알리송 베케르가 골문을 지키고, 앤디 로버트슨, 버질 판데이크, 조엘 마팁, 조 고메스가 백4를 구성한다. 중원은 커티스 존스, 알렉시스 맥앨리스터, 도미니크 소보슬러이가 맡고, 최전방 3톱 자리엔 루이스 디아스, 코디 각포, 모하메드 살라가 이름을 올렸다.
상승세의 두 팀이 무패 상황에서 맞붙는 가운데, 어떤 팀이 무패 기록을 이어나가게 될지도 팬들의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AP, AFP,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SNS, 리버풀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