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김민재가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뮌헨의 슈퍼컵 패배를 설욕할 준비를 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 불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4 시즌 분데스리가 6라운드 RB 라이프치히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스벤 울라이히가 골문을 지키고, 콘라트 라이머, 김민재, 더 리흐트, 알폰소 데이비스가 백4를 구축한다. 요주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가 중원에 위치하며 르로이 사네, 자말 무시알라, 킹슬리 코망이 2선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해리 케인을 지원한다.
뮌헨은 지난 경기에서 센터백 3명을 모두 제외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DFB(독일축구연맹) 포칼컵 1라운드에서 선보이며 센터백 자원들에게 휴식을 줬다. 당시 투헬 감독은 알폰소 데이비스, 레온 고레츠카, 누사르 마즈라위, 콘라드 라이머가 수비진을 구성하게 했다. 김민재의 선발 제외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보도된 바 있었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26일 "컵대회를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에 경보가 울렸다"라고 보도하며 "뮌스터전을 앞두고 최종 훈련에서 중앙 수비수 3명 모두 빠졌다"라며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김민재는 뮌스터전 원정에 동행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20세 센터백 유망주 타렉 부흐만과 루카 덴크가 1군 훈련에 참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망주 기용 가능성도 등장했는데, 투헬 감독은 오히려 센터백이 없는 라인없을 선택했다. 다만 경기력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뮌헨은 전반 9분 만에 텔의 크로스를 받은 추포-모팅이 곧바로 슈팅을 시도해 뮌스터 골망을 갈랐다.
전반 11분 그나브리가 팔 골절로 이탈했지만, 오히려 공격은 계속됐다. 전반 40분 라이머가 고레츠카가 올린 크로스를 헤더로 밀어 넣으며 추가 골을 기록했다. 뮌헨은 프란츠 크라치가 키미히의 패스를 받아 세 번째 득점까지 기록하며 전반전을 3-0으로 마쳤다.
후반에도 뮌헨은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후반 8분 코망이 시도한 골키퍼를 제치고 나서 시도한 슈팅이 골문 안으로 향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고, 이어진 공격장면에서 크라치의 패스에 이은 텔의 슈팅도 막히고 말았다. 이후 뮌헨은 주전 자원인 데이비스, 키미히, 라이머를 제외하고 오랜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하파엘 게레이루와 부나 사르, 후쿠이 다이치를 투입하며 주전 자원에게 휴식을 줬다.
주전 자원이 빠진 뮌헨이지만, 오히려 경기 막판 득점을 추가했다. 뮌헨은 후반 41분 부나 사르의 패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텔에게 연결됐고, 텔은 좁은 각도에도 불구하고 골키퍼와 골대 사이를 뚫어내며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는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며 뮌헨의 4-0 승리로 마무리됐다.
투헬 감독은 리그컵 경기에서 아껴둔 김민재와 를 이번 라이프치히에 다시 선발로 기용하며 김민재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뮌헨은 지난 보훔전까지 세계적인 센터백 더 리흐트의 좌절이 알려지며 주전 센터백 조합을 유지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었다.
더 리흐트는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유벤투스로 이적했고, 지난해 여름 뮌헨에 합류하며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뮌헨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면서 자타 공인 뮌헨 최고의 수비수로 등극했다. 이런 활약 덕분에 김민재가 뮌헨에 합류하기 직전부터 더 리흐트는 김민재와 함께 뮌헨의 주전 센터백 조합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됐다.
반면 다욧 우파메카노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아쉬운 활약과 시즌 도중 잦은 기복으로 벤치에서 경쟁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 직후 상황이 달라졌다. 더 리흐트는 부상으로 인해 프리시즌과 시즌 개막전 등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주전 자리에서 조금씩 밀려났고, 반면 우파메카노는 꾸준히 경기에 나서 김민재와 점차 나아진 협력 플레이를 보여줘 합격점을 받았다. 이후 투헬 감독은 더 리흐트를 기존에 활용하는 센터백 포지션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시키는 등 주전 센터백 조합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투헬 감독은 이번 시즌 뮌헨의 주전 센터백 조합을 '김민재-우파메카노'로 여기고 있는 게 확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즌 개막 후 뮌헨이 치른 리그 4경기와 챔피언스리그 1경기에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모두 선발로 나왔지만 더 리흐트는 모두 교체로 나왔다. 올 시즌 리그 출전 시간도 38분에 불과하다.
투헬 감독은 지난 개막전 이후에도 수비진에 대해 언급하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브레멘전에서 매우 잘했다. 전체적인 수비와 컴팩트한 부분이 분명하게 나아졌다. 우리는 이러한 수비력을 기반으로 경기를 하고 싶다"라며 브레멘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이어 "더 리흐트는 부상에서 방금 복귀했으며, 아직 경기력에서 약간의 부족함이 있다. 그가 매우 좋은 경기력으로 30분 동안 플레이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기량에 따라 바뀔 이유도 없다"라며 더 리흐트가 3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선발 명단에는 변화가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헬 감독은 "전술적인 이유로는 상황이 바뀔 수 있다"라며 특별한 전술 변화가 아니라면 당분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선발로 나설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초 더 리흐트는 자신이 부상 복귀 이후 주전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계속되는 벤치 출전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독일 매체에서는 "더 리흐트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시즌 초에는 부상 회복 중이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다시 건강해졌음에도 여전히 선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소식에 따르면 더 리흐트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서서히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맨유와의 경기에서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한 후 더 리흐트는 아무 말도 없이 경기장을 떠났고, 점점 기분이 나빠지고 있다"라며 더리흐트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투헬 감독은 더 리흐트의 상황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투헬은 이번 보훔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수비진에 대해 "센터백에는 자주 변화를 주지 않는다. 나는 매일 모든 선수와 이야기를 나눈다. 더 리흐트는 100% 출전할 자격이 있다. 그는 좋은 컨디션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출전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는 팀 플레이어다. 매 순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더 리흐트가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으니 다 괜찮다"라며 더 리흐트는 현재 팀을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지난 보훔전 선발 명단에 더 리흐트를 선발로 포함하며, 드디어 뮌헨 팬들이 기존에 염원하던 센터백 조합을 선발로 가동했다.
더 리흐트도 기회에 부응했다. 더 리흐트는 전반 내내 김민재와 함께 단단한 수비를 보여줬으며, 상대 공격을 철저하게 틀어 막았다. 보훔은 두 선수의 수비에 막혀 전반 슈팅 2개에 그쳤으며, 유효 슈팅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더 리흐트는 전반 29분에는 요슈아 키미히가 올린 코너킥을 헤더로 그대로 마무리해 득점까지 기록했다. 이후 더 리흐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우파메카노와 교체되며 짧은 선발 첫 경기를 마쳤다.
다만 더 리흐트의 활약을 다음 경기에서도 선발로 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했다. 그가 선발 첫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빌트는 "보훔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직후 더 리흐트에 대한 걱정이 등장했다, 그는 무릎 부상을 입으며 하프 타임에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라고 전했다. 이후 더 리흐트는 무릎 부상에 대한 소식이 계속 전해지며 결국 이번 경기에서 우파메카노가 선발로 나서게 됐다.
한편 라이프치히는 뮌헨을 상대로 공식전 3연승에 도전한다. 라이프치히는 지난 5월 분데스리가 33라운드 뮌헨과의 맞대결에서 현재는 뮌헨 소속인 라이머와 크리스토퍼 은쿤쿠, 도미니크 소보슬러이가 득점을 터트리며 3-1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에도 한 차례 승리를 거뒀다. 리그 개막을 앞두고 치른 2024 DFL(독일축구리그)-슈퍼컵 단판 승부에서 뮌헨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며 뮌헨 상대 공식전 2연승에 성공했다. 당시 다니 올모가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뮌헨을 무너뜨렸고, 김민재와 케인 등 여름 이적시장에 합류한 핵심 선수들은 후반 교체출전해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마르코 로제 라이프치히 감독은 4-4-2 전술을 택했다. 야니스 블라스비히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다비트 라움, 카스테요 루케바, 모하메드 시마칸, 베냐민 헨릭스이 백4를 형성한다. 3선 중앙엔 케빈 캄플과 크사버 슐라거가 출전, 양쪽 윙에는 에밀 포르스베리와 사비 시몬스가 맡는다. 최전방 투톱에서 로이스 오펜다와 유수프 포울센이 뮌헨 골문을 노린다.
사진=AP, 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SNS, RB 라이프치히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