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 4연패를 노리는 '류중일호'가 결전지 항저우에 입성했다. 류중일 감독은 "도쿄 올림픽 때보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다고 들었다"며 팀 전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항저우 샤이산 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선수촌으로 이동해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9일부터 현지 적응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은 입국 직후 현장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일단 여기 날씨가 더운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진 뒤 "첫 경기까지 이틀 남았는데 선발투수도 정해야 하고 훈련도 해야 한다. 조 1위로 (슈퍼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0 항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하계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4회 연속 금메달이 유일한 목표다. 은메달은 곧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항저우로 넘어왔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23일 첫 소집 훈련 시작 이후 선수들의 현재 컨디션을 면밀히 파악했다. 야수 베스트9에 대한 구상이 어느 정도 이뤄진 가운데 오는 1일 홍콩과 B조 예선 첫 경기 전까지 최종 라인업을 결정할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다만 당시에는 8개국이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가 4강부터 크로스 토너먼트를 치렀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대회 진행 방식이 다르다.
한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B조에 홍콩, 대만 두 팀과 1라운드 통과 팀 중 하나를 연이어 상대한다. 이후 조 1, 2위가 A조 1, 2와 함께 슈퍼 라운드를 치르고 슈퍼 라운드 1·2위팀은 금메달을 놓고 결승, 3·4위 팀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단 슈퍼 라운드에서는 조별리그 경기를 치렀던 팀과 재대결 없이 조별리그 결과가 그대로 반영된다. 결승에 순조롭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대만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게 최상이다.
KBO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최종 엔트리 구성에서 제한을 뒀다. 와일드 카드 3명을 제외하고 만 25세 이하 혹은 프로 입단 5년차 미만 선수들로 최종 24명 중 21명을 채웠다.
100%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탓에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을 대거 불러들인 대만전에 대한 걱정이 큰 게 사실이다. 사회인(실업) 야구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린 일본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최일언 투수코치, 이종열 수비코치 등 2년 전 도쿄 올림픽에 참가했던 코칭스태프들은 현 대표팀 전력이 당시보다 더 괜찮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소집 직전 터진 일부 선수들의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논란으로 최종 엔트리가 두 차례나 갑작스럽게 변경되는 악재를 겪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26일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기 운영에 대한 윤곽을 어느 정도 그려놨다. 키스톤 콤비는 박성한(SSG)과 주장 김혜성(키움)이 이룰 것이 유력하다. 강백호(KT), 노시환(한화)이 중심 타선에 배치돼 해결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불펜은 셋업맨 정우영, 마무리 고우석(이상 LG)이 뒷문을 걸어 잠그는 필승조 롤이 유력하다.
현재 유일한 고민은 사실상의 B조 1위 결정전 대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10월 2일) 선발투수 정도다. 류중일 감독은 곽빈(두산), 문동주(한화) 등 현재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파이어 볼러의 구위가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만큼 둘 중 한 명을 대만전 선발투수로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도쿄 올림픽 대표팀을 경험한 코치들은 2년 전보다 현재 선수들의 상태가 훨씬 낫다고 했다"며 "일단 투수들은 컨디션이 다 괜찮은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라인업은 지난 26일 상무와의 연습경기 때 선발로 나섰던 선수들이 (주전으로 뛸) 80% 이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대만전 선발투수는 결구 곽빈, 문동주 중 한 명이다. 두 사람은 파이널 라운드에 가면 결승전에도 나서야 된다"고 강조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총 24명)
-투수: 고우석·정우영(이상 LG), 박영현(KT), 원태인(삼성), 나균안·박세웅(이상 롯데), 곽빈(두산), 문동주(한화), 장현석(마산용마고·이상 우완), 최지민(KIA), 김영규(NC·이상 좌완)
-포수: 김동헌(키움), 김형준(NC)
-내야수: 박성한(SSG), 김혜성(키움), 문보경(LG), 강백호(KT), 김주원(NC), 김지찬(삼성), 노시환(한화)
-외야수: 최지훈(SSG), 최원준(KIA), 김성윤(삼성), 윤동희(롯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경기일정(1라운드)
-10월 1일: 홍콩전(오후 6시 30분)
-10월 2일: 대만전(오후 6시 30분)
-10월 3일: 태국,싱가포르 혹은 라오스(오후 12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역대 아시안게임 성적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은메달(일본 금메달, 대만 동메달)
-1998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일본 은메달, 대만 동메달)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대만 은메달, 일본 동메달)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동메달(대만 금메달, 일본 은메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대만 은메달, 일본 동메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대만 은메달, 일본 동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일본 은메달, 대만 동메달)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인천공항, 박지영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