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송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인증샷부터 챌린지까지! 벽만 봐도, 계단만 봐도 어디 방송사인지 알 수 있는 '음방 포토존'. 엑스포츠뉴스가 직접 '그 포토존'들을 찾아가서 인증 사진을 찍어 보고, 제작진들에게 비하인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음중'에 가면 훤칠하고 귀여운 MC도 있고, 활동 중인 가수들도 있고, 부지런한 팬들도 있고, 프로그램에 진심인 제작진도 있고, 그리고 화제의 '빨간 벽'도 있다.
'음악방송 포토존'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빨간 벽'이 있다. SNS 감성이 '뚝딱' 완성될 것 같은 이 빨간 벽은 유명 아이돌부터 국민 가수까지 MBC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이하 '음중')을 찾았다 하면 무조건 거쳐 가야 할 필수 코스. '인증샷' 성지가 된 포토 스팟들을 직접 가보기로 했다.
이러한 기획에 갑작스럽게 투입된 유난히 내성적이던 취재진, '직접 인증샷을 찍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라는 걱정에 벌벌 떨던 것도 잠시, 인형을 들고 가서 완성하자는 제안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귀여운 인형이 없는 관계로 주위의 인형 마니아에게 급히 연락을 취했고, 자신의 인형이 방송국을 밟는다며 "호강한다"는 쿨한 반응을 보인 친구 덕에 협찬까지 받아 '음중' 빨간 벽을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었다.
'빨간 벽'을 보기 위해 '음중' 생방송과 사전 녹화가 진행되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를 방문했다. 친절한 MBC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입성한 7층에는 출연자들의 대기실 사이사이를 잇고 있는 빨간 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수많은 가수들의 인증샷과 챌린지에서만 보던 빨간 벽에 반가움과 신기함이 공존했다. 그러나 '핫'한 이곳도 녹화가 진행되지 않는 평일에는 '휑'한 느낌이 가득했고, 현장엔 적막이 감돌았다.
고요 속, 취재진은 주섬주섬 인형을 꺼내 들고 관계자를 뒤로한 채 사진을 찍었다. 인형이 너무 작은 탓에 사람이 찍는 공간에서의 느낌을 100% 낼 수는 없었지만, 구도를 잡겠다고 움직인 것 반, 기획이 완성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반으로 구슬땀인 척하는 식은땀을 쏟았다.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MC들은 출연 가수들과 달리 1층과 2층 대기실을 사용한다. 7층에서 자리를 옮겨, "동선을 최소화하면서 사진 찍기 적합한 장소"라는 MC들의 포토 스팟에 방문했다.
이곳에서도 적막 속 인증샷 찍기가 계속됐고, 생각보다 현장의 느낌을 담아낼 수 없던 탓에 '이게 맞나?' 싶을 때쯤 취재진은 머쓱하게 돌아서야 했다. 대신, '빨간 벽' 보유사에서 '음중'을 만드는 사람들과도 서면을 통해 빨간 벽과 프로그램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면서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게 됐다.
한 명이 대표로 인터뷰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나, '음중' 제작진(연출: 노시용 김문기, 작가: 이성정, 김효선, 이나연, 홍수경)은 전원이 함께했다. 음중 '원팀'은 성심성의껏 답변을 전해 텍스트만으로도 프로그램을 향한 애정을 엿보게 했다.
특히 'MC 자랑'은 한 페이지를 채울 수 있었으나 자제했다는 붙임말도 취재진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슬쩍 발도장만 찍어 본 취재진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이들이 '음중'과 '빨간 벽'에 관한 이야기를 사랑을 가득 담아 전했다.
이하 제작진과의 일문일답 전문
Q. 빨간 벽이 언젠가부터 '음중'의 포토 스팟이 됐다. '사진 찍는 사람 옆 사진 찍는 사람'이 찍힌 있지(ITZY)의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다들 나와 사진을 찍는 모습을 목격하는 등 포토 스팟이 유명해진 후 체감한 변화가 있는지?
A. '사진 찍는 사람 옆 사진 찍는 사람'은 생방 당일 대기실이 있는 층에서 늘 보게 되는 모습이라 익숙해진 탓에 ITZY가 올린 사진이 화제가 되어 오히려 놀랐다. 요즘은 인증샷뿐만 아니라 챌린지 영상을 찍기 위해 빨간 벽 앞에서 여러 팀이 줄지어 있기도 한다.
갓 데뷔한 신인 아티스트들이 빨간 벽 앞에서 촬영한 사진을 업로드하며 드디어 빨간 벽에서 사진 찍었다는 멘트를 올릴 때나 '음중' 출연 공지가 올라오면 일명 '빨간 벽 셀카'를 원하는 팬분들의 반응을 볼 때 '빨간 벽이 필수 포토 스팟이 되었구나' 느끼곤 한다.
Q. 이곳이 포토 스팟이 될 거라고 예상했는지, 제작진 입장에서 '음중'만의 포토 스팟 자랑을 해본다면?
A. 대기실 한쪽 복도 전체가 빨간 벽이라 딱히 포토 스팟이 될 거라는 예상은 해본 적 없지만 빨간 벽 앞에서 찍은 아티스트들의 사진을 볼 때마다 이래서 이곳이 포토 스팟이구나 감탄한다.
빨간 벽은 오직 '쇼! 음악중심'에만 있는 시그니처다. 때문에 그 자체로도 이미 자랑이 된다. 빨간 벽의 쨍한 색감이 피사체를 더 돋보이게 해 주기 때문에 어떻게 찍어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는 점과 의외로 쿨톤, 웜톤 상관없이 모든 아티스트들의 퍼스널 컬러에 잘 맞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Q. 인증샷 꿀팁이 있다면?
A. 매니저님들의 사진 실력과 아이돌의 셀카 실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사실 어떤 포즈로, 어떤 각도로 찍어도 대부분 사진이 잘 나온다.
Q. MC들만의 인증샷 장소나 대기실 꾸미기('음중' 측은 컴백이나 이벤트가 있을 경우 정성을 다해 대기실을 꾸며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면?
A. MC들 인증샷 벽 앞엔 큰 소파가 있어서 그걸 옆으로 옮겨야만 사진을 찍을 수가 있는데 MC 친구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항상 직접 옮겨주겠다고 돕는다. 덕분에 매주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MC들 대기실은 보통 컴백, 생일, 혹은 기념일을 축하하고 싶을 때 꾸며주고 있는데 풍선을 불다 현기증이 날 때도 있지만 진심으로 기뻐하고 고마워하는 MC들을 보면 뿌듯해서 다음에 뭐라도 더 해주려고 아이디어를 모으기도 한다. 감사하게 팬분들이 이런 노력을 알아주시고 '음수종' 이란 별명도 붙여주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정우의 생일상 차리기였다. 정우의 어릴 적 생일 파티와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려고 엄청 노력했다. 직접 사탕 목걸이도 만들고 종이도 하나하나 오려 붙였다.
Q. 공식 트위터 계정을 보면 MC(정우 리노 설윤)들을 향한 애정이 엿보인다. '3MC' 자랑도 부탁한다.
A. 정우는 '음중'의 분위기 메이커다. 처음엔 낯을 정말 많이 가리는 친구였는데 이제는 분위기를 먼저 이끌어 준다. 편해지니 개그 욕심도 많아져서 농담이나 장난으로 분위기를 많이 풀어주기도 하는데 확실히 웃수저다. 그냥 킹랑스러운 존재!
리노는 속이 깊고 세심하다. 꾸며내는 거 없이 솔직한 성격이라 츤데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다정하다. 그리고 은근히 상황극 달인이라 다소 부끄러울 수 있는 상황극도 재밌으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설윤이는 공주같이 생긴 외모와 그와 반대되는 털털한 성격이 매력이다. 중간에 합류해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빠르게 적응해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쇼! 음악중심'에 대한 애정도 크고 매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기특하다.
Q. 매주 생방송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코노돌'같은 자체콘텐츠로 둔 차별화도 돋보인다. 최근 지상파 3사를 제외하고도 음악방송이 많아졌는데, 그중 '음중'만의 강점이 있다면?
A. '쇼! 음악중심'만의 강점은 출연자의 다양화다. 아이돌뿐만 아니라 트로트, 인디밴드, 최근 버추얼 아이돌까지 다양한 출연자들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또한 다른 방송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연출팀뿐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이 MC와 출연자에게 애정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더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연습해서 다음 방송을 준비한다.
그리고 모두가 공감하는 '쇼! 음악중심'의 최대 강점은 역시 화사한 조명과 일명 뽀샤시(?)한 화면 필터다. 예쁜 화면은 팬분들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도 좋아한다.
'음방 포토존 탐방' 시리즈입니다.
"'엠카' 봐야할 수밖에…" 최초 공개 맛집, 대기실 현장은? [음방 포토존 탐방①]
"어떻게 찍어도 잘 나와"…'음중' 핫플, '빨간 벽'을 아시나요? [음방 포토존 탐방②]
"영혼 갈아 넣어"…아이돌력 만렙 '더쇼' 경쟁력은? [음방 포토존 탐방③]
사진=엑스포츠뉴스DB, '음중' 공식 트위터, 각 계정, 온라인 커뮤니티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