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진화, 나승우 기자)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의 이강인 활용법이 바레인전을 통해 1년 3개월 만에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중국 진화에 위치한 진화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바레인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앞서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대표팀은 일찌감치 조 1위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바레인전은 토너먼트를 앞두고 선수들 경기력 유지와 이강인 합류에 따른 새 전술을 테스트하는 경기가 될 예정이다. 황 감독은 2차전 태국전이 끝난 후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며 "다음 경기(바레인전)도 토너먼트에 대비해 경기력 유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22일에는 송민규, 이강인 등 상대적으로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을 따로 그룹을 배정해 훈련을 진행했다. 바레인전에서 이 선수들을 투입해 경기력을 끌어올린 후 토너먼트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핵심 에이스 이강인이 합류한 만큼, 이강인을 중심으로 한 전술을 실험할 필요도 있다. 이강인이 대표팀 최강 전력인 것은 분명하나 황 감독과 함께한 지 벌써 1년 3개월이 지났다. 여러차례 소집하려 했지만 소속팀 일정이나 A대표팀 차출로 함께하지 못했다.
그 사이 이강인이 한국 축구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꽤 달라진 게 사실이다. 지난해 6월만 해도 이강인이 전소속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고전하며 국가대표팀에서도 밀려난 상태였으나 지금은 라리가 정상급 미드필더로 발돋움, 세계적인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는 특급 선수로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황 감독이 마지막으로 이강인을 기용한 건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일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이강인을 중앙 미드필더로 내세웠던 황 감독은 쓰디쓴 0-3 참패를 당했다. 이번 대표팀에도 소집된 홍현석과 나란히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일본 중원에 잠식 당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시 황 감독은 이강인 활용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여론 비판에 시달렸다. 이번 아시안게임, 나아가 2024 파리 올림픽까지 내다보고 있는 황 감독이 지난 1년 3개월간 이강인 활용법에 대해 고심했을 것이 분명하다.
황 감독은 지난 21일 이강인이 항저우에 도착한 이후부터 꾸준히 이강인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태국전에서도 경기 시작 전 이강인과 부지런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걸 파악하겠다는 의지였다.
황 감독은 "우리가 세운 목표는 분명하다. 어떤 게 필요한지 나도 이야기했지만 이강인도 의견을 내야 한다. 그런 걸 공유한 시간이었다. 내가 가진 생각도 있지만 선수가 가진 생각도 있다.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부분들을 사심 없이 이야기 했다. 굉장히 접점이 많았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강인도 "팀은 하나의 목표를 보고 가고 있다.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대한 좋은 방법들을 이야기 했다. 뛰는 위치는 일단 감독님이 원하시는 곳에서 뛰게 될 거다. 앞으로 경기에서 나올 결과인 것 같다"고 황 감독과 의견을 교환한 후 황 감독 플랜에 맞춰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투입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 이강인이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을 거쳐 중국 항저우까지 장거리 비행에 따른 여파도 분명 존재한다. 츨전하더라도 선발보다는 후반 교체 투입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만약 이강인이 출전하게 된다면 포메이션부터 세부적인 전술까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황 감독은 지난 1, 2차전에서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이강인이 들어오면 4-2-3-1 포메이션으로 변환해 이강인을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고 프리롤을 부여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최전방 공격수가 조영욱이냐 키가 큰 안재준, 박재용이냐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도 바뀐다. 조영욱이 선다면 보다 유기적인 스위칭과 패스, 침투 플레이를 가져가게 되며 안재준, 박재용이 선다면 이강인의 정교한 왼발 킥으로 둘의 높이를 이용할 수 있다.
아예 이강인을 측면으로 배치해 최전방 투톱을 지원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최근 2시즌간 소속팀에서 측면 자원으로 뛰면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줬던 이강인은 정우영, 엄원상과는 또다른 공격 루트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처럼 중앙 미드필더로 쓰는 방법도 있지만 이강인의 공격력을 살리기엔 다소 아쉬운 포지션이라는 해석도 있다.
황선홍호는 바레인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훈련에서는 주전, 비주전으로 나뉘지 않고 골키퍼 3명을 제외한 19명이 똑같은 훈련을 진행했다. 경기 당일 선수 컨디션에 따라 공평하게 출전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바레인전에 어떤 선발 명단을 들고 나올지 이제 황 감독의 선택만 남게 됐다.
사진=중국 진화, 김한준 기자, 대한축구협회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