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진화, 나승우 기자) 수상하게 비밀이 많은 남자다. 하루에 하나씩 비밀이 생겨난다. 1년 3개월 만에 황선홍호에 합류한 이강인이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과 관련한 질문에 "비밀이에요"라고 짓궂게 답했다.
이강인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22일 중국 진화에 위치한 진화스포츠센터경기장 인근 보조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 그룹을 따로 나눠 진행한 가운데 이강인은 송민규, 민성준, 김정훈, 이한범, 박규현, 최준과 함께 스트레칭, 패스 훈련 등 간단한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는 취재진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태국전 이후 믹스트존 인터뷰를 생략했던 이강인은 취재진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빨리 오려고 노력했는데 (그러지 못해) 동료들, 코칭 스태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함께할 수 있어서 설렌다.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잘 맞춰서 좋은 결과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오랜만에 황선홍호에 합류하게된 소감을 밝혔다.
이강인은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황선홍호에 소집됐다. 그 전에도 기회는 몇 번 있었지만 소속팀 일정과 겹치거나 A대표팀에 차출되는 등 황선홍호와는 잠시 연이 닿지 못했다.
이강인도 "몸 상태가 어떻다기보다 동료들과 최대한 빨리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 팀에 들어온지 꽤 오래됐다. 동료들과 같이 해본 지도 오래됐다. 최대한 서로 소통을 많이하고 훈련하면서 잘 맞춰야 될 것 같다"고 앞으로 경기를 준비하면서 동료들과 맞춰나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인정했다.
소속팀 PSG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나 팀 동료들이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것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한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가지게 되는 병역 문제와 금메달을 따면 그 의무가 면제되는 특성을 가진 아시안게임이라는 대회의 존재는 유럽에서 뛰는 이들에게는 굉장히 낯설다.
합류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PSG는 이강인을 최대한 늦게 보내주려고 했다. 엔리케 감독도 이강인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때문에 대회 시작 전 합류가 아닌 2차전이 열리는 21일 합류를 조건으로 내세울 정도였다. 이적한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입생이 구단 적응을 뒤로하고 의무 차출도 아닌 대회인 아시안게임을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 내심 신기하게 보였을 터다.
또한 PSG에는 발렌시아에서 함께 뛴 적이 있는 카를로스 솔레르나 라리가에서 맞부딪힌 케일러 나바스, 마르코 아센시오 등이 있다. 감독은 물론 팀 동료들까지 아시안게임에 나가 약 3주간 팀을 비우는 이강인과 어떤 대화를 나눴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강인의 철통 보안에 진실은 비밀 저편에 감춰졌다. 취재진은 '아시안게임을 나가는 것에 대해 엔리케 감독이나 팀 동료들과 이야기 나눈 게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강인은 잠깐 침묵하더니 "없어요"라고 답했다. 그러고는 다시 "비밀이에요 비밀"이라고 짓궂게 웃으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이강인은 전날 항저우 공항에 도착해서도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대해 "비밀"이라고 답했다. 오늘도 비밀이 하나 더 생겼다. 하루에 비밀 한 개씩 늘어나는 비밀 많은 남자다.
사진=중국 진화, 김한준, 나승우 기자, PSG,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