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남·녀 탁구 국가대표팀이 단체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
지난 19일 기준 세계랭킹 8위 신유빈(19·대한항공), 33위 전지희(31·미래에셋), 60위 서효원(36·한국마사회)으로 팀을 이룬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2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GSP Gymnas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체전 조별예선 D조 1차전에서 파키스탄을 매치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이어 세계랭킹 13위 장우진(28·마래에셋), 17위 임종훈(26·KRX), 176위 박강현(27·한국수자원공사)으로 구성된 남자 탁구 대표팀은 마카오와 C조 1차전에서 역시 매치 스코어 3-0 완승을 챙겼다.
먼저 경기장에 나선 여자 대표팀은 출발부터 완벽했다. 전지희가 1단식에서 하이카 하산을 상대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면서 게임 스코어 3-0(11-4 11-2 11-2)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에이스 신유빈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후르 파와드를 게임 스코어 3-0(11-2 11-4 11-2)으로 꺾으면서 한국이 일찌감치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3단식에서는 서효원이 페르니야 자만 칸을 역시 3-0(11-6 11-4 11-5)으로 이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차전에서 파키스탄을 완파한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태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격돌한다. 파키스탄전을 빠르게 끝내며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 만큼 2차전에서도 좋은 승부가 기대된다.
다만 태국은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전지희, 신유빈, 서효원이 각각 상대한 파키스탄의 세 선수 모두 국제탁구연맹(ITTF) 단식 랭킹에 이름이 없는 아마추어 레벨의 선수들이었다.
반면 태국은 '난적'들로 구성돼 있다. 신유빈은 이달 초 열린 평창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식 16강전에서 세계랭킹 67위 오라완 파라낭에게 풀게임 접전 끝에 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신유빈에게는 리벤지 매치의 기회다. 세계랭킹 39위 수타시니 사웨타붓도 경계 대상이다.
한국이 태국을 꺾는다면 D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이 경우 금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개최국 중국과 일본 등 강호들과 맞대결을 최대한 토너먼트 뒤로 미룰 수 있어 전략적으로도 조별리그 2연승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남자 대표팀 역시 마카오와 대결에서 3명이 단 한 게임도 빼앗기지 않으며 쾌승을 거뒀다. 첫 주자 임종훈이 청츠천을 게임 스코어 3-0(11-6 11-3 11-9)로 어렵지 않게 이기더니 2단식에 나선 에이스 장우진도 허촌파이를 게임 스코어 3-0(11-4 11-4 11-7)으로 완파했다.
박강현 역시 커우청착을 3-0(11-4 11-3 11-6)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남자 대표팀도 22일 오후 태국과 2차전을 치르는데 여자 대표팀보다는 수월한 경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 단식 랭킹에선 태국 선수들이 100위 안에 없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남녀 단체전은 조별리그 각 조 1, 2위 국가가 토너먼트를 벌이는 방식으로 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A, B, C, D조 1위팀이 토너먼트 2회전(8강)에 직행하고 E, F조 1위 두 팀과 각 조 2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치러 8강에 추가적으로 합류는 방식이다.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중국은 남녀 모두 A조에서 단체전을 시작한다. 최근 중국을 맹추격하는 일본이 B조에 들어갔으며 한국과 대만이 C~D조에 서로 하나씩 들어갔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홍콩 등이 다크호스를 꼽히는 이번 탁구 단체전에서 가장 큰 변수는 북한이다. 북한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종목에 여자 5명, 남자 3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여자 선수들의 경우 모두 2000년대생으로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 북한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국제대회 출전이 없었던 탓에 말 그대로 베일에 쌓여있다.
2018년 할름슈타트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우리 선수들과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던 북한 선수 4명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한국 탁구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복식의 이철승-유승민 조와 여자 복식 이은실-석은미 조가 금메달을 따낸 이후 20년 넘게 노골드 수모를 겪고 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4개 대회 연속 '금맥'이 끊긴 상태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을 넘어서야만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다.
한편, 여자부에선 중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도 조별리그에서 모두 매치 스코어 3-0 완승을 거두고 첫 승을 챙겼다. 남자부에선 한국 외에 중국, 일본, 대만, 이란, 인도, 상기포르도 첫 승을 낚았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