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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김학범호' 생각난다…황선홍호, 9-0 압승→3연패 신화 간다 [항저우 AG]

기사입력 2023.09.20 07:2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5년 전이 생각나게 하는 경기력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대회 첫 경기에서 무려 9골을 터트리며 압승을 거뒀다.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중국 진화 진화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쿠웨이트전에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해트트릭와 조영욱(김천)의 멀티골 등에 힘입어 9-0 대승을 거뒀다.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이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요청으로 조별리그 1~2차전을 거르고 21일 합류하는 가운데 황선홍호는 아시안게임 첫 경기인 쿠웨이트전에서 이강인 없이도 무려 9골을 뽑아내는 화력을 선보이면서 아시안게임 3연패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전반 2분 만에 정우영이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린데 이어 전반 19분 엄원상(울산현대)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나오자 조영욱이 침착하게 오른발로 묵직한 중거리포를 쏴 팀의 두 번째 골로 완성시켰다. 득점에 성공한 뒤 김천에서 군 복무를 해결 중인 조영욱은 경례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후 전반 44분 백승호(전북)가 프리킥으로 득점을 터트렸고, 1분 뒤 정우영이 멀티골을 달성하면서 나오면서 황선홍호는 전반전을 4-0으로 마쳤다. 후반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쿠웨이트는 한국의 거센 공격을 막는 데 급급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한국에게 내주고 말았다. 

추격골이 간절하지만 한국은 후반전에도 5골을 뽑아내면서 쿠웨이트의 추격 의지를 꺽어버렸다. 후반 2분에 정우영이 해트트릭을 완성시켰고, 4분 뒤 조영욱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도 골망을 흔들면서 스코어를 6골 차로 벌렸다. 후반 28분엔 조영욱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멀티골을 달성했다. 이후 후반 9분에 들어온 박재용(전북현대)이 후반 34분에 설영우(울산) 크로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하면서 기어코 스코어 8-0을 만들었다.

한국의 화력은 멈주치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안재준(부천)이 경기 종료를 앞두고 홍현석(KAA 헨트)의 패스를 받아 한 골 더 보태면서 경기를 9-0으로 끝냈다.

쿠웨이트전에서 9-0 압승을 거둔 한국은 E조 1위로 올라서면서 16강 진출 청신호를 켰다. 한국-쿠웨이트전보다 먼저 경기를 치른 바레인과 태국이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둬 사이좋게 승점 1점을 나눠가지면서 한국(승점 3)이 E조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은 오는 21일 오후 8시30분에 태국과 E조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는 한국이 대회 첫 경기에서 9골을 터트리는 압도적인 화력을 선보이면서 국내 축구 팬들은 벌써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5년 전에 열렸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 상황과 흡사해 팬들을 흥분시켰다.

당시 김학범 감독이 이끌었던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라이벌 일본을 2-1로 꺾으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때 김학범호도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6-0 압승을 거두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 때 정우영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면, 5년 전 바레인전에선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3골을 터트렸다. 당시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뛰던 황의조는 바레인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대회에서 무려 9골을 터트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김학범호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황의조 활약에 힘입어 김학범호는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등 대한민국 축구스타들이 병역 특례를 받아 유럽에서 한국 축구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으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황선홍호도 조별리그 첫 경기를 9-0으로 승리해 좋은 기억을 되살렸다. 심지어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 없이 경기를 치렀음에도 압승을 거뒀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물론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기에 너무 들떠서는 안 되지만 대회 전까지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불안감이 감돌았던 황선홍호였기에, 쿠웨이트전 9-0 대승은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고 관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만약 한국이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대회 3연패라는 기념비적인 업적을 달성하게 되지만 황 감독에게도 뜻깊은 대회가 될 수 있다. 현역 시절 대한민국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던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에도 최고 성적이 동메달(1990 베이징)이면서 우승과 연이 없었다.





특히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선 조별리그 1차전 네팔전 때 혼자서 무려 8골을 터트리며 11-0 대승을 이끈 바 있다. 이후 3골을 더 추가해 대회 기간 동안 총 11골을 넣었지만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한테 패하고, 3·4위 결정전에서 쿠웨이트에 1-2로 지면서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로부터 약 29년이 지나 황 감독은 지도자로서 아시안게임에서 쿠웨이트를 만나 9-0으로 격파하면서 대회 우승을 향한 첫 발을 내밀었다. 황 감독이 다음 경기인 E조 2차전 태국전에서 기세를 이어가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더 부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중국 진화,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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