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서울시가 내놓은 '잠실 돔구장' 건립 계획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 팬들뿐 아니라 원정 팬들도 쾌적한 관람을 할 수 있는 야구장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위치한 로저스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잠실 돔구장 건립 계획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했다. 로저스센터는 현재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뛰고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이다.
오세훈 시장은 "야구를 보는 것도 목적이지만 가족 단위 등 삼삼오오 모여 즐길 수 있게 시설이 아주 잘 돼 있어 하나의 축제 같은 느낌이다. 호텔이 돔구장과 붙어 있어 가능한 일이다"라며 "우리도 이렇게 야구를 축제처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호텔과 연계해 돔구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잠실 돔구장'은 민간투자로 진행되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개발 사업'의 일부로, 서울시는 현재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가칭·주간사 ㈜한화)와 돔구장 건립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개폐식이 아닌 폐쇄형 구조에 국제경기 유치가 가능한 3만석 이상의 국내 최대 규모로 계획 중이다.
'잠실 돔구장'은 현재 잠실야구장 자리에 지어질 예정이다. 시는 내년 말까지 실시협약을 마무리하고 2025년 시즌까지 기존 잠실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뒤 2026년 착공, 2031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6시즌을 다른 곳에서 소화해야 하는 홈 팀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대체 구장 확보다. 6년이라는 긴 시간 LG와 두산의 홈 경기를 보기 위한 팬들의 요구가 어떻게 충족될지가 가장 큰 난제일 것으로 보인다.
두산과 LG는 잠실주경기장을 개조해 1만7000석 규모의 임시 야구장으로 마련하겠다고 건의했으나 서울시는 관중 안전 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 대안으로 과거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가 쓴 목동구장이나 고척스카이돔, 수원케이티위즈파크, 인천SSG랜더스필드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일단 두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합동 테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대응하기로 했다. 프로스포츠에서 신축구장 이전 때문에 대체 구장을 쓴 사례는 많지 않다. 지난 2020년 류현진 소속팀인 토론토가 홈구장을 떠나 미국 뉴욕주 버펄로로 옮긴 적이 있긴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때문에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기 힘들다 보니 나온 임시 방편이었다.
축구에서는 손흥민이 뛰고 있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이 대체 구장을 쓴 적이 있다. 토트넘은 2016/17시즌까지 쓰던 화이트하트레인을 무너트리고 같은 자리에 신축구장 지을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17년 9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북런던을 떠나 런던 북서부에 위치한 유서 깊은 9만 수용 규모의 웸블리를 임시 홈구장으로 쓴 적이 있다.
19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서울시의 신구장 사업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이승엽 감독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팬 편의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돔구장을 건설하는 기간에도 야구팬들이 두산과 LG 경기를 편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승엽 감독은 서울시가 신구장 건립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이 감독의 의견을 구한 적은 전혀 없다고 밝히며 "여러 기사들을 봤는데, 우리는 야구를 하는 입장이다. 가장 중요한 건 야구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편하게 보셔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이승엽 감독은 "전체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관전을 하셔야 한다. 요즘에는 관중 문화가 굉장히 성숙됐고 많이 발전을 했다. 그런 분들을 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서울은 특수한 도시이다 보니 우리 두산 베어스 팬들만 생각할 수는 없다. 상대 팀에서도 많이 올라 오시고, 원정 관중도 많기 때문에 쾌적하게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서울시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